다양성으로 ‘다름’이 자연스러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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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으로 ‘다름’이 자연스러운 사회
  • 정수연
  • 승인 2015.12.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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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영화면 영화, 공중파 3사의 시상식은 물론이고 가요관련한 시상식까지 꼼꼼히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한 해의 마무리를 새삼 실감할 수 있는 이른바 시상식의 계절이다. 얼마 전 영화관련 시상식이 열렸다. 제36회 청룡영화제가 그것이다. 올해 청룡영화제는 앞 전 진행된 또 다른 영화제가 주요 수상자들의 불참 속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진행되었기에 그만큼 주목을 받았다. 그 중 필자가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바로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여우주연상과 신인상 수상이 일반 상업영화가 아닌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독립영화란 점이었다.

한류가수이기도 한 이정현에게 올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노동(특히 여성의 노동)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영화 홍보에 “5포 세대에게 고함!”이라고 표현할 만큼 지금을 사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위 ‘웃프게(웃기면서 슬프게)’ 담아내고 있다. 평범하게 살고자 정말이지 성실하게 일하는 한 여인의 수난사를 통해 탐욕에 찬 세상의 일면을 풍자하고 있는 영화다.

영화 ‘거인’은 신인남우상과 함께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작품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무책임하고 무능한 부모를 떠나 스스로 고아가 된 17살 영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결국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존재임을 감독은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이렇게 생소한 독립영화가 영화제의 주요 화제가 된다는 것이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다양한 영화들이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안에서 궁극적으로 다양성이 가져오는 다름이라는 인식이 틀림이 아님을 자연스럽게 사회 곳곳에 펴지길 바란다.

아이들에게 말로만 창의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보다 새롭고 색다른 시각이 담긴 독립영화 한 편이 더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그런 면에서 봄부터 겨울까지 진행되는 다양한 영화제에 한번쯤 가보길 권한다. 독립영화제부터 인권영화, 짧은 단편영화제까지 찾아보면 기존의 영화관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의외로 많다. 특히 여름철에는 정동진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여름휴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제이고, 국제영화제로 잘 알려진 전주에서도 독립영화제가 진행된다. 또 전주는 독립영화 전용관도 있으니 특별한 나들이에 독립영화 한 편이 함께 한다면 그 역시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만약 영화제를 찾을 시간이 없다면 포털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인디영화상영관도 좋겠다. 그리 긴 영화가 없고 대부분 짧은 단편영화들을 볼 수가 있다. 혼자 말고 가족과 함께 본다면 TV다시보기와는 또 다른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수연
<미디어활동가·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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