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걷다 보면 반듯한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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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걷다 보면 반듯한 길이 나온다"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01.14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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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앞 구둣방 강덕현 씨
법원 앞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강덕현 씨가 구두를 닦고 있다.

“홍성에 온지도 어언 7년이 다 돼 갑니다. 처음 아는 선배의 소개로 홍성 땅을 밟은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참 빠르네요.”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앞에서 구둣방을 운영 중인 강덕현(52) 씨의 말이다. 강 씨는 7년 전, 처음 홍성을 찾은 이후 줄곧 군청 앞에 서 일을 해 오다가 지난 2011년부터 법원으로 옮겨 구둣방을 운영하고 있다.

“저도 원래 직장생활을 했었죠. 그렇지만 적성에 잘 맞지 않아 다른 일을 찾아보던 중에, 아는 친구 를 통해 구두 닦는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서울에서 일을 하다가 친구를 따라 전라도 광주로 내려가게 됐죠.”

그렇게 광주에서 15년 정도 구둣방을 운영하던 강 씨는 또 다른 선배의 추천을 받아 연고가 없는 홍성을 찾게 됐다. 강 씨의 고향은 포항이다.

“홍성에 와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사람들이 참 정이 많고 따뜻하단 것이었습니다. 대도시에서는 팍팍한 삶 때문인지 사람들이 인간미도 없고 한데, 여긴 군단위이다보니 아직까지도 사람냄새가 나더라고요. 또 다른 군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주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지역감정이 없어 적응하기가 쉬웠다고 말하는 강 씨는 본인이 구두 닦는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 다고 과거를 회고했다. 구두 닦는 일에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하는 강 씨. 강 씨는 구둣방을 찾은 손님들이 밝게 웃으면서 나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구두를 잘 닦았다는 보람을 느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어느 직업이든 보 람을 느낄 때가 가장 행복한 건 마찬가지 아닐까요?”

강 씨의 구둣방에는 평균적으로 하루 15명의 고객들이 찾고 있다. 대부분의 고객은 법원과 검찰청에 근무하는 이들로, 강 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구둣방 문을 열고 있다. 비용은 한 켤레당 3000원이다. 마지막으로 강 씨는 직업의 사명감에 대해 강조했다.

“사람이 만족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족함이 있더라도 오랫동안 자신의 일에 매진하다 보면 좋은 일도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어느 길이건 걷다 보면 좋은 일도 생기고, 오랫동안 걷다 보면 ‘그래도 내가 잘 했구나’ 할 때가 찾아 올 겁니다. 그러니 어느 일을 하던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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