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슬로시티 창평 삼지내마을
상태바
‘느림의 미학’ 슬로시티 창평 삼지내마을
  • 이병헌<여행전문기자>
  • 승인 2016.02.25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창평 슬로시티 입구.

요즘은 ‘빨리 빨리’라는 말이 입에 붙어있고 음식점에 가도 5분도 안 되어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조급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는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몸에 배인 상태로 행동을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런 빠른 생활에서 벗어나 좀 느리지만 여유러운 삶을 찾고 살아가면 어떨까? 바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슬로시티 창평의 삼지내마을이 우리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준다.

창평 삼지내 마을은 백제 시대에 형성되었는데 동쪽의 월봉산과 남쪽의 국수봉이 봉황이 날개를 펼쳐 감싸 안은 모습으로 월봉천과 운암천, 유천이 마을 아래에서 모인다하여 삼지내라고 하였다. 담양의 창평은 2007년 12월 1일 '치타슬로 (Cittaslow) 국제연맹'으로부터 슬로시티로 인정받았다. 슬로시티가 지정되기 위한 중요한 요건은 그 지역의 전통과 생태가 보전, 전통 먹거리, 지역주민에 의한 다양한 지역공동체 운동의 전개 등인데 창평면 일대는 이 세 가지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되고 있는 것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유다. 슬로시티는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그레베 인 키안티’에서 1999년 시작되어 지금까지 세계 17개국 123개 도시가 가입했고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의 창평을 비롯해 완도, 장흥, 하동, 예산이 슬로시티로 인정받았다. 슬로시티로 인정받는 조건은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전통적인 수공업과 조리법이 보존되어 있어야 하고 고유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자연친화적인 농업을 사용해야 한다. 한마디로 인간 중심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곳은 너른 들판이 있고 들판 뒤에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가을에는 마을 앞에 황금들판이 일렁이면서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겨울에는 여백의 미를 우리들에게 가져다준다. 마을 입구를 지나면 왼쪽에 창평남극루가 눈에 들어온다. 1830년대에 고광일을 비롯한 30여 명에 의해 건립된 누각으로,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 삼천리 하삼천마을 논 가운데에 있다. 원래 창평면사무소 앞의 옛 창평동헌 자리에 있었으나 1919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 세웠는데 2003년 6월 30일 담양군향토유형문화유산 제3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천천히 마을로 들어가면 전통가옥과 멋스러운 옛 돌담장이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골목의 돌담길을 걷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백 년 전으로 돌아온 듯하다. 창평면은 농사짓기 좋은 곡창지대고 그 풍요로움은 마을에 남아 있는 옛 가옥을 돌아보면 찾아볼 수 있다. 세 곳에서 물길이 모인다는 뜻의 ‘삼지내 마을’에 들어가면 벽에 그려진 벽화를 통해서 이곳이 슬로시티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마을의 고택들은 넉넉한 크기의 곳간을 갖고 있었고 곳간에는 쌀이 가득했는데 겨울이면 쌀을 이용해 엿을 만들어 먹었고 또 한과를 만들어 훈훈한 농촌 문화의 한 맥을 지켜왔다.   삼지천마을을 걸어가면서 여유로움에 젖어 본다. 빨리 걷고 싶어도 발걸음이 빨라지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보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정겨운 풍경인가? 오래된 가옥들이 옆에 있고 봄부터 가을까지 그 돌담에 속삭이는 꽃들이 피어있으니 아무리 감성이 무딘 사람이라 해도 저절로 웃음이 돋아나올 것이다. 돌담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산책을 하는 것은 슬로라이프를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마을을 따라 이어진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덧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빠른 것을 추구하는 도시민의 삶과는 반대로 자연 속에서 지역의 먹거리와 문화를 체험하며 느리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 마을에는 전통가옥이 있는데 조선후기 전통적인 사대부 가옥으로 남방 가옥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여러 채의 전통한옥이 잘 보존되어 있어 전통마을의 가치를 더한다. 특히 삼지천 마을의 고택 중 고광표. 고재욱, 고정주 그리고 고재선 가옥이 널리 알려졌는데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켜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다정하게 다가온다. 등록문화재 265호로 지정된 마을의 돌담길은 둥글게 자리 잡은 한옥 집들을 둘러서 사람들이 왕래하는 길로 돌담의 길이는 약 3600m에 이고 돌담에 쓰인 화강석은 강 상류의 돌로 알려져 있다. 돌담길을 따라서 걷는 느낌이 참 좋다. 돌담길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고 황토와 돌로 이뤄진 담장에서는 그윽한 냄새가 발길을 붙잡는다.

담양 일대에는 다양한 전통먹거리가 널려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창평국밥이 유명하고 국수, 떡갈비, 전통 엿, 한과 등 수 없이 많은 전통 먹거리가 있어 지역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보다 여유롭게 해주고, 이들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상권이 매우 활달하게 형성되어있고 명절에는 한과세트 등 인기가 많아 선물용으로도 많이 판매가 된다.

□ 여행팁
창평슬로시티를 돌아보면서 이곳에서는 전통 과자라 할 수 있는 한과와 쌀엿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을을 해설해주기도 하는데 평일은 4시 주말은 11시와 3시이고 그 밖에는 해설사 예약(061-383-3807)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곳은 민박이 많이 운영되고 있는데 하루 머물면서 슬로시티를 느끼고 체득하기에 좋다. 민박예약은 홈페이지의 민박소개를 통해서 민박을 알아본 후에 민박의 전화로 가능하다. 달팽이학당을 통해서 슬로푸드의 각종 체험(한과, 쌀엿, 야생화효소, 수제막걸리, 다례, 약초밥상)과 슬로아트(꿀초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이 또한 홈페이지에 소개한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다.

□ 창평슬로시티
주소 :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 돌담길 56-24
전화 : 061-383-3807. FAX.061-383-4807
홈페이지 : http://www.slowcp.com/

□ 창평슬로시티 가는 길
홍성 - 내포로  - 홍성IC – 서해안고속도로 – 고창담양고속도로 - 광주대구고속도로 담양분기점 -  호남고속도로  - 창평IC – 창평현로 – 창평면사무소 방향 – 창평슬로시티(약2시간 30분 소요)

□ 주변관광지
담양은 돌아 볼 곳이 많이 있는데 죽녹원(061-380-2690),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061-380-3149), 소쇄원(061-381-0115)이나 관방제림 등 많이 있으니 최소한 1박 2일 머물면서 돌아보는 것이 좋고 관방제림의 국수나 떡갈비 등 먹거리도 많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