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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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9>
  • 한지윤
  • 승인 2016.02.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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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라아?"
그 사내는 뒤에 서있는 동료, 깡패, 건달, 치한, 괴한, 불량배, 카사노바를 둘러보았다.
"어이, 도시의 아이들! 얘가 날더러 저만치 비켜나라는데 어때? 그냥 니글니글로 다퉈버릴까?
말하는 표정이 또한 거기 나오는 송영길, 이상훈과 비슷했다.
"니글니글 보다야 동물농장으로 다루는 게 훌륭하지. 그 왜 사회 보는 신동엽처럼 멋지게 우리한테 공개시켜 보라구."
"뿅뿅뿅 소리나는 거지, 뭐. 이애란처럼 안된다고 전해라~ 하면 곤란해. 그냥 밀어붙여!"
어지러웠다.
정신없이 게걸대는 녀석들의 수작담긴 위협에 수연은 눈앞이 아찔했다. 무슨 뾰족한, 아니면 뭉툭한 수라도 없을까 싶었으나 그게 있어줄리 없는 순간이다.
법 보다는 주먹이 앞이라고 했다. 그들이 결심만 굳히면 즉석에서 수연을 이디 아민처럼 물말아먹듯 해치울 게 분명했다. 부시가 뭐라거나 고르바가 만류한다고 들을 리 없는 게 이디 아민이다. 수연이처럼 얄상하고 쫀득하게 생긴 여자 한 명 그냥 회쳐먹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말야."
수연의 바로 코 앞에 있는 사내. 고개를 바짝 쳐들고 콧구멍 속의 털까지 보이는 그 자가 다시 동료들한테 실실 거렸다.
"얘 너무 이뻐. 털도 안뜯고 먹어치워도 비린내 하나 나지 않을것 같애."
"완전히 보신알이구나."
"영계야! 영계라면야 백숙이 단연 최고지. 그냥 통째로 푹 삶아서 집어넣는 게 어떄?"
수연이 입술은 이미 길고 긴 가뭄의 논바닥처럼 금방 쩍쩍 갈라질 것만 같았다.
어떡할 수 있을까.
표책은 무엇인가. 제갈공명이라면 그럴 때 어떡할까. 관우 같은 호동이 나타나고 유비 같은 신중에 장비 같은 보자가 나타나 준다면 또 문제가 아니겠지만, 그게 아닌 담에야 제갈공명도 속수무책이 아닐까.
그러나.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훨씬 마음이 안정되기 마련이다.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축복 가운데 가장 지대하신 축복이 그것이다.
수연은 위기 속에서도 재빨리 냉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하여 궁리에 궁리를 겹쳤다. 그러나 방법은 전무였다. 오히려 엄청난 일을 당할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다시 겁나기 시작했다.
홍콩 사람들이 흔히 잘 만드는 폭력영화의 한 장면일 경우 수연은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질질 싸야 하도록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녀가 막 목이 터져라고 구원의 부르짖음 소리를 내기 직전. 드디어 한 사내가 그녀의 손목을 예고도 없이 덥썩 움켜잡았다.
"어맛!"
실제로 수연은 오줌을 쌀 수 밖에 없었다. 놀란 고양이가 찍 싸며 도망치는 현상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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