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이 철이삼촌 집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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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이 철이삼촌 집이시오?
  • 이철이 <사회복지법인 청로회 대표>
  • 승인 2016.03.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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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10>

2013년 1월 하순경 82세 할아버지와 80세 할머님께서 초저녁에 찾아오셨다. 어떤 일 때문에 찾아오셨는지 물으니 할머님께서 철이삼촌이 누구냐고 물어보신다. “제가 철이삼촌입니다”라고 한 뒤 날씨가 추워 어르신들을 방으로 모셔 따뜻한 차 한 잔씩 드리고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중 2학년 손녀가 있는데 일년 전 엄마가 약을 먹고 자살한 후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고 매일 가출을 한다는 것이다. 가출을 할때마다 매일같이 지구대에 찾아가 우리 손녀 좀 찾아들라고 애를 쓰시니 업무에 지장이 된 지구대가 철이삼촌을 찾아가 부탁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할머님께 ◯◯부모님은 안 계시는지 물어보니 바로 눈물을 흘리신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고 나서도 ◯◯아빠없이 셋이 좋은 가족관계 속에서 잘 지냈건만 ◯◯가 중학교 2학년 될 무렵부터 ◯◯어머니께서 약을 먹고 집에서 요란피우는 것을 지켜봤다고 한다.  ◯◯어머니가 사망한 후에 장례식 때까지 ◯◯와 할머님이 장례일을 다했다고 한다. 어머니 장례 후 ◯◯가 의지할 곳이 없고 갑자기 고아 아닌 고아가 되고 어르신들과 소통이 안 되고 해 집밖으로 나가기 시작해 급변하기 시작한 ◯◯. 술 마시고 외박하고 매일 집에 들어오지 않고 이런 상황에 나를 찾아오신 것 같다. 다음 날 ◯◯와 쉼터에서 처음 만나는 그 자리에서 ◯◯가 이 시간 이후로 삼촌은 ◯◯아빠고 자기는 삼촌의 좋은 딸이 되겠다고 했다.

시간과 때와 관계없이 나를 찾아와 ◯◯가 아직 집에 안 들어왔다가 전화하시면 나는 바로 ◯◯에게 전화해 빨리 집에 들어가라고 하면 여기라고 대답 후 집을 바로 들어가는 ◯◯.  정말 착한 아이인데 갑작스러운 가정문제 때문에 이런 와중에 나는 아빠라는 책임감 때문에 매일 확인전화를 하면서 지켜봤다. 이런 ◯◯도 중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고등학교 입학을 했는데 기숙사 있는 학교입학과 동시에 기숙사 생활을 하게해줬다. 한때는 걱정 염려 없이 학교 잘 다니는 것 같았는데 고2 1학기 때 학교에서 보호자호출 전화가 왔다. 이유인즉 ◯◯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것을 들켜버렸다.

그래서 학교 교장, 학생부선생님들 앞에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릴 때 솔직히 눈물 참는다고 혼났다. 그래도 잘 커준 ◯◯에게 고맙고 감사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럴 수 있어 하고는 안심시키고는 학교를 나왔다. ◯◯도 벌써 고등학교 2학년이다. 두 달 후면 고3이다. 간호학교에 가겠다고 학교공부와 학원까지 다니면서 공부에 열중하고 우리학교 뜻한 ◯◯에게 나는 오늘도 아빠자리에서 하루 무사함을 위하면서 안부전화를 한다. 끝으로 지금 병원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님 하루 속히 회복하셔서 우리 ◯◯에게 따뜻한 식사를 해주는 것을 기대해 본다.
철이아빠와 ◯◯의 인연 이야기입니다.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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