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딛고 장애인의 발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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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딛고 장애인의 발이 되다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05.12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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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상 장애인콜택시 운전기사
▲ 한복상 씨가 본인이 운전하는 장애인 콜택시 차량 옆에 서 있다.

홍동면 운월리에서 나고 자란 한복상(69) 씨는 현재 홍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 내 지체장애인협회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콜택시 운전기사로 활동 중이다. 젊은 시절 농사를 짓던 한 씨는 지난 1993년부터 홍동면사무소에서 미화원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오리농법으로 유기농 쌀농사를 짓다가 미화원으로 일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2003년도에 도로 주변에 난 풀을 제초하게 됐는데 갑작스럽게 다리뼈와 신경까지 끊어지는 큰 사고를 당하게 됐죠.”
사고를 당하면서 한 씨는 장애 판정을 받게 됐고, 이후 지체장애인협회 홍동면 분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이후에도 성실하게 미화원 일을 하던 한 씨에게 또 한 차례 큰 시련이 닥쳐왔다.
“10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부모님께 크게 물려받은 유산도 없이 성실히 평생을 살아오면서 시골 땅이나마 만 평이나 갖게 돼며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자부할 무렵 병이 찾아오더라고요. 그 당시 낙심됐던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한 씨는 3월 7일 대장암 판정을 받고 같은 해 12월 27일까지 총 세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특히 수술이 잘못 돼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도 하면서, 동네 사람들에게는 한 씨가 죽었다는 소문이 떠돌기까지 했다. 하지만 한 씨는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면서 마침내 퇴원하게 됐다.
병원에서는 한 씨에게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로한 일이나 농사는 절대 짓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던 중 한 씨는 지체장애인협회에서 장애인콜택시 운전기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홍성군에서는 최초로 지원해 장애인콜택시 운전을 시작하게 됐다.
“복지관에서 콜택시 운전을 하면서 제 병은 완치가 됐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제게 용기를 주고 힘이 돼 준 직원들 덕분에 긍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고, 특히 봉사를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더라고요. 제 암이 완치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우리 직원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지체장애인협회 직원들은 오히려 한 씨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단다. 김지환 사무국장은 “연세가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보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시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우리 협회와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 씨는 다른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돼 주는 콜택시 운전에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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