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설립 충분한 여론 수렴과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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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설립 충분한 여론 수렴과 논의 필요
  • 글=서용덕 기자/사진=한기원 기자
  • 승인 2016.06.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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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도시 홍성, 지역문화재단 통해 현실화 되나 <6>

지역문화예술 이끄는 세 바퀴 문화원·예총·문화재단

1965년 지방문화사업조성법(현 지방문화원진흥법) 제정·시행으로 출발한 우리나라의 지역문화정책은 반세기만인 지난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 시행으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했다.

지역문화진흥법은 ‘지역 간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별로 특색 있는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킴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국가를 실현하는 것’(제1조)을 목적으로 한다. 지역문화진흥법에는 지역문화진흥에 관한 중요 시책을 심의·지원하고 지역문화진흥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문화재단 설립·운영 근거가 함께 마련됐다.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에 따르면 문화와 관련된 2015년도 중앙부처 예산 3200억원 중, 예산 전달체계로서 문화재단을 명시하는 사업이 40% 이상을 차지하며, 지방자치단체와 문화재단의 컨소시엄까지 포함하게 될 경우 전체 예산의 65%가 문화재단을 통해 교부되고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중앙부처 예산이 문화재단을 통해 전달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는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문화재단의 설립과 관련해 지역의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지상토론을 통해 전한다. 지상토론에 참여한 문화예술 종사자들은 단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의사를 밝힌 것임을 알린다.

홍주문화연구회 전상진 회장 : 지역의 문화예술수준을 높이고 군민들이 보다나은 문화생활 향유를 위해서는 문화재단이 필요하다. 행정기관의 보조금에 의지하는 문화예술 사업은 수익을 추구할 수 없어 딱 지원받는 수준의 문화예술 밖에 보일 수 없다. 공연의 수준을 더 높일 동기가 없지만 재단이 설립되면 수익 창출을 위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인들의 수준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한국예총홍성지회 김병제 사무국장 : 지역문화 예술을 이끄는 3륜으로서 예총과 문화원, 문화재단이 수평적인 관계로 간다는 전제하에 문화재단 설립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현제 홍성의 인구는 내포신도시를 포함해도 10만이 되지 않는 소도시다. 예총과 문화원을 비롯해 수십여 개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데 문화재단까지 설립되면 이들 단체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관광두례 최철 PD : 행정에서 문화행정을 잘 처리한다면 문화재단이 필요 없다. 그러나 기존의 행정은 순환보직의 한계로 지자체장이나 담당자 등 사람이 바뀌면 문화정책이 뒤죽박죽이 되는 등 일관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 또한 중앙정부의 문화예술 전달 경로와 체계가 행정에서 문화재단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문화재단을 바로 통하는 공모사업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변하는 정책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 타 지역에 뒤처지게 될 우려가 있다.

홍주문화연구회 전상진 회장 : 문화재단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가 재단설립을 위해 출연금을 부담했더라도 문화행정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독립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재단 스스로도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자체의 출연금에만 의지하지 말고 자체 수익구조를 마련하고 기업체나 민간의 후원을 통해 자립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한국예총홍성지회 김병제 사무국장 : 문화예술은 각각의 색과 창조 정신이 있다. 그러나 재단이 이러한 것을 무시하고 예총이나 문화원 등을 재단의 아래에 두려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문화재단은 예산을 갖고 있는데 이 때문에 자연히 예술단체 등과 수직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지역문화진흥의 구심점은 필요하겠지만 이것이 상하관계처럼 되어서는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관광두례 최철 PD : 예술인들은 문화행정에 약하다. 정산 등 행정에 시달리지 않고 예술만 잘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재단이 만들어질 때 이사회 등에 결정권을 갖는 기구에 문화원과 예총에 관계된 분들이 이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원이나 예총을 산하 기관처럼 휘두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홍주문화연구회 전상진 회장 : 수준 높은 문화예술 전문가를 문화재단에 배치해야 한다. 나눠먹기식으로 직원이나 이사회를 구성해서는 해가된다. 지역의 문화예술 전문가의 역량이 낮다면 사무국장이나 팀장급은 전국 공모를 통해서라도 모집해야 한다. 경쟁력 있는 인력아래 사업을 추진하고 문화예술인력 육성을 병행해야 한다.

한국예총홍성지회 김병제 사무국장 : 문화를 잘 아는 전문가가 재단에 필요하다. 또한 사고가 유연한 인재가 배치되지 않고 앞뒤가 꽉 막힌 사람들로 구성되면 문화재단이 제2의 행정기관이 될 수 있다. 또한 조직 구성에 있어서도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 되지 않으면 지원 편중 등의 우려가 있다.

관광두례 최철 PD : 행정만 알고 문화를 모르는 관료를 재단에 배치하면 기존과 차이가 없게 된다. 지역문화예술 진흥에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고 지역의 문화예술인력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홍주문화연구회 전상진 회장 : 재단이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역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단만 설립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제2의 행정기관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지역주민과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

한국예총홍성지회 김병제 사무국장 :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기 어렵다. 그러나 문화재단의 필요성은 앞으로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관광두례 최철 PD : 현 시점에서 홍성에 문화재단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역문화의 새 판을 짜고 문화예술의 파이를 더욱 더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에 안주하고 있다면  홍성이 문화예술도시가 될 수 없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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