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권역별 물 산업의 비전과 육성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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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권역별 물 산업의 비전과 육성전략은?
  • 글=한관우/사진·자료 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8.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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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족 가뭄극복, 빗물활용 물관리가 경쟁력이다<5>
▲ 대구·경북 물산업 클러스터 조감도.

2025년 전국 66개 시·군 하루 평균 382만㎥ 수돗물 부족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성공적 개최 물산업 전담부서 신설
2020년 2조4448억투입 상수도보급율 94.5% 하수도 85.1%
대구·경북 물산업 클러스터, 국내 물산업의 메카를 지향해


지난해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지난 가을 충남서북부지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제한급수를 실시하는 등 전국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현재는 어느 정도 가뭄이 해소됐지만 이 같은 가뭄이 해마다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기상전문가들의 분석이어서 주목할 대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이다. PAI는 약간의 육식을 포함해 한 사람의 영양섭취에 들어가는 1년분 식량생산을 위해 약 1100㎥의 물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량이 1000㎥ 미만이면 물 기근국가, 1700㎥ 미만이면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분류에서 덴마크, 남아프리카, 레바논, 체코 다음인 5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정부도 2025년에는 전국 66개 시·군에서 하루 평균 382만㎥의 수돗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물 부족 현상은 수자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최근 30년 동안 한국의 연평균 강수량은 1274㎜로, 세계 평균 강수량의 1.6배에 달한다는 것. 수자원총량은 연간 1297억㎥라고 하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연 강수총량은 2660㎥로, 세계 평균치의 6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7~8월에 연간 강수량의 70%가 집중된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수자원총량 1297억㎥ 중 실제로 활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26%인 333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체 수자원량의 43.2%인 560억㎥의 물이 우기에 바다로 흘러내려 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평상시 물을 저장하는 댐을 더욱 확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대가 심하고 주민들이 기피하면서 댐을 추가로 건설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로 인해 빗물을 일정기간 가둬뒀다가 활용하는 방안에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빗물저금통 또는 빗물 재이용시설로 불리는 이들 시설은 7~8월에 집중되는 빗물을 가둬두었다가 사용하자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 경북도 권역별 물산업 육성 전략.

■2012년 전국최초 물산업육성 조례제정
물 산업이 대구·경북의 신성장산업으로 뜨고 있다고 한다.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는 2010년 4800억 달러에서 2025년 8700억 달러로 연평균 5.6% 성장할 전망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와 급속한 산업화, 인구 증가로 지구촌 곳곳에서 물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과거 물 산업은 상하수도 등 공공 부문 인프라 구축에 한정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물 재이용 등 수처리 기술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이 같은 물 산업 육성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낙동강 등 6개 국가하천과 안동댐 등 11개 댐의 풍부한 수자원, 백두대간과 동해 청정 수자원, 울릉도 지역의 용천수 등 풍부하고 다양한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 경북해양과학연구단지 등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도레이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수처리 핵심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는 멤브레인 제조업체 대부분이 경상북도에 있다.

경상북도는 이를 바탕으로 물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미래 물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지구촌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물포럼 개최도시로 확정된 2011년 이후 대구시와 경북도는 세계물포럼의 성공적 개최와 물산업 육성 업무를 전담하는 물산업과를 신설했다. 2012년에는 전국 최초로 ‘경상북도 물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했다. 또 산업체, 학계,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해 물산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물산업육성협의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물산업 육성 기반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의 물 문제 해결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자 세계물위원회(WWC) 회원으로 가입했다. 또 지역 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대경물포럼을 설립하고, 멤브레인 기업 육성 협의체를 구성해 기업 지원과 투자 유치를 확대하는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다. 여기에 △물 재이용 산업 육성 △수처리 핵심 부품 소재로 꼽히는 멤브레인 산업 육성 △수생태 자원을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하는 관광 마케팅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행사 개최를 통한 물 산업 해외 진출 지원 등 다양한 물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는 것이다.
 

■2018년까지 6340억 원 사업비 투입
경상북도와 대구시는 지난해 물 포럼 개최를 계기로 세계적인 물 산업 중심지로 부각시키고, 물 산업을 미래 대구·경북의 신성장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물 산업을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권역별 물 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했다. 따라서 경상북도를  북부권, 서남부권, 동해안권 등 3개 권역으로 구분해 2018년까지 총 634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경상북도의 물 산업에 대한 비전과 육성 전략 등에 대해 살펴볼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경상북도는 상하수도 시스템 혁신과 함께 상하수도 보급률 향상을 통한 물 복지 실현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2020 상하수도 보급률 향상 대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경북은 넓은 행정구역과 낮은 재정자립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상하수도 보급률이 저조하다. 도는 장기 계획으로는 2020년까지 2조4448억 원을 투입해 상수도 보급률은 94.5%, 하수도 보급률은 85.1%까지 높이고, 불합리한 상하수도 요금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상수도 분야엔 △면 단위 농촌 지역에 대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151개 지구 6256억원) △식수원 확보가 곤란한 지역에 대한 소규모 수도시설 개량 사업(742개 지구 1242억 원) △양질의 수돗물 공급을 위한 지방상수도 시설 개선 사업(506개 지구 841억 원) 등 8339억 원을 투입한다. 하수도 분야엔 △하수도 보급 확대 및 하수침수 피해 예방을 위한 하수처리장 확충 및 관거정비 사업(309개 지구 1조1636억 원) △농어촌 지역 생활하수의 효율적 처리를 위한 마을하수도 설치 사업(172개 지구 4473억 원) 등 1조6109억 원을 투자한다.

한편 경북도는 특히 올해 상하수도 분야 국비로 전국 최대 규모인 3939억 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상수도 급수 구역 확장과 하수관로 정비 등에 집중 투자해 상수도 보급률 첫 90%, 하수도 보급률 첫 80% 돌파에 도전한다. 상수도 분야 주요 사업은 △지방상수도 급수구역 확장 44개소 864억 원 △소규모 수도시설 개량사업 42개소 79억원 △고도정수시설 4개소 80억 원△ 울릉군 식수원개발 2개소 50억 원 등이다. 하수도 분야 주요 사업은 △하수관로정비 58개소 1334억 원 △하수처리시설확충 20개소 630억원 △면 단위 농어촌하수처리장 정비 50개소 915억 원 △도시침수대응사업 3개소 294억 원 등이다.

상수도 분야 예산은 보급률이 낮은 시·군에 집중 투자하고, 상수도 미급수 지역은 안정적 취수원 확보 및 시설 개량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노후관 교체사업 등 누수율 저감을 위한 부문의 투자를 확대해 새는 수돗물을 차단할 계획이다. 특히 상수도 노후관 교체는 열악한 지방재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전남, 강원 등 다른 시도와 긴밀히 공조해 국비 확보에 노력한다. 하수도 분야의 경우 하수관로 정비와 농어촌마을하수도 정비에 집중 투자해 보급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제7차 세계물포럼을 성공리에 개최한 대구시와 경북도가 국내 물 산업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한 연유다. 그 선봉에는 대구국가산업단지(달성군 구지면)에 조성될 국가 물산업 클러스터가 자리한다. 아직 세계 물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지역 및 국내 업체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마케팅, 해외시장 진출 등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조성하는 것이다. 21세기 블루골드(Blue Gold)로 불리는 ‘물’을 잘 다스려 도시의 부흥을 꾀하겠다는 것이 경상북도와 대구시의 의중이다. ‘수생수사(水生水死)’의 심정으로 물 산업의 실천의지를 보이는데, 정보통신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각종 첨단 분야가 접목될 대구·경북의 물 산업 클러스터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보며, 국내 물산업의 메카를 지향하고 있는 대구·경북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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