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수탈 소나무 “기록·보존해야”
상태바
일제 수탈 소나무 “기록·보존해야”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7.03.09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진채취 피해 소나무 ‘산림문화자산’ 등록 계획
결성 석당산 피해 소나무 ‘등록 필요’ 주장 제기
▲ 일제강점기 송진 채취로 피해를 입은 노송이 힘없이 쓰러진 모습. 그 뒤로 또 다른 피해 소나무가 보인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이창재·이하 산림과학원)이 일제강점기 수탈의 흔적인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전국 분포도’를 제작하고 산림문화자산으로의 등록을 추진한다. 이에 결성면에 자리한 석당산 내 피해를 입은 소나무에 대한 조사와 등록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림과학원은 지난달 28일 일본이 일제강점기 전쟁물자인 송탄유(松炭油)를 만들기 위해 국내 전역의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하며 남긴 상처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전국 분포도’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소나무의 송진은 예로부터 약재와 등불의 원료로 사용됐는데, 일본은 일제강점기 말기(1941~1945) 한반도 전역에서 송진을 강제 채취해 송탄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탄유는 소나무에 ‘V자형’ 상처를 내 나온 송진을 받아 끓여 만든 것으로, 일본에 의한 소나무의 피해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청과 함께 송진 채취 흔적이 남은 소나무 서식지를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 추진하고, 채취 피해목의 역사적 가치를 기록문화로 남길 계획이다.

우리 지역인 결성면 석당산에도 이처럼 일본의 송진 채취로 피해를 입은 소나무가 7~80여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성면 석당산의 경우 충청남도 기념물 제165호인 결성읍성과 결성동헌, 형방청, 책실 등의 문화재가 자리한 유서 깊은 산으로, 결성의 경우 당시 홍성지역 전역을 관할하던 지역으로서 일제의 피해를 더욱 크게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기억 결성면장은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림문화자산 등록에 발맞춰 우리 지역의 피해목 역시 등록을 추진하는 한편,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활용해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면장은 “관내에서도 피해목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군민이 많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우리 지역의 피해목 현황을 파악하고 보호에 나서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후손에 교육하는 자료로 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안 면장은 이와 함께 결성면에 위치한 여러 문화재와 함께 관광자원화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민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찾을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면장은 “개인적으로 평화의 소나무 상을 만들어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과 흔적을 생생히 기억하고 다시 되풀이하지 않도록 전승하는 것이 우리 세대가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