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민권자 최정희씨가 한국에 돌아온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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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민권자 최정희씨가 한국에 돌아온 까닭
  • 오마이뉴스 이재환 기자
  • 승인 2017.05.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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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민의눈' 홍성 접주 최정희 씨

1985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최정희(여, 64세)씨는 지난해 5월 한국으로 돌아 왔다. 미국에서 바라본 한국의 정치 상황이 눈을 뜨고 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돌아온 최정희씨는 최근 선거를 감시하는 시민 단체인 '시민의눈'에서 홍성군 접주를 맡고 있다. 접주는 동학에서 따온 말로 일종의 지회장 역할이다. 미국 시민권자인 최정희 접주는 "선거 투개표 참관인 자격으로 투표의 전 과정을 감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자인 최정희 접주는 19대 대선의 투개표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최정희 접주는 "65세부터는 이중 국적이 가능해 투개표에 참관으로 활동 할 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 눈으로 직접 선거를 감시하고 싶었지만 참관인 자격이 없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선거를 감시하기 위해 조직된 시민의눈 최정희 홍성 접주의 모습이다.

최정희 접주는 지난 2014년의 세월호 침몰 사건과 지난 2015년에 있었던 한일 간의 위안부 협상 문제로 한국 정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정희 접주는 지난해 6월 충남 내포신도시로 이사를 왔다. 그가 고향 서울이 아닌 충남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안희정 충남지사 때문이라고 했다. 최 접주는 사전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지방 자치를 제일 잘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은 곳이 충남"이라며 "안희정 지사가 있는 충남에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의눈 활동과 관련해서는 공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정희 접주는 "시민의눈은 특정 정당을 응원하기 위해서 조직 된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를 공명정대하게 감시하기 위해 조직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에서 15년 간 주류백화점을 운영했던 최정희 접주가 돌연 한국행을 선택하고, 시민의눈에서 접주로 활동하게 된 사연을 들어 봤다. 최정희 접주와는 지난 8일 홍성 아이쿱센터에서 만났다.

 

- 한국에 온 계기가 있나.

"유신체제를 겪은 터라 솔직히 한국정치를 잊고 싶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열심히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데,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미시USA에서 주최하는 세월호 집회에도 참가 했다. 집회를 하면서 한국의 정치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대통령 선거는 올 12월에나 하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다. 미국시민권자이기 때문에 선거권이 없다. 따라서 투개표 참관인을 할 수가 없다. 덕분에 사전투표함 지킴이와 시민의눈 홍보활동만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유신체제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것 같다.

"유신 체제에서 자랐고, 대학생활도 했다. 지금도 국민교육헌장을 줄줄 외던 기억이 난다. 대학 시절에는 데모를 하며 짱돌을 나르기도 했다. (박정희)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도 붙여 봤다."

 

- 선거를 감시하는 '시민의 눈'에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2012 박근혜가 51.6%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그때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시민의 눈에서 활동하기 이전에 시민의 날개에서도 활동 했었다. 시민의눈 활동을 통해 한국 선거를 감시하고 싶었다. 그것이 미국 생활을 잠시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이다."

 

- 시민의눈 홍성 접주가 된 사연이 궁금하다.

"홍성에 왔을 때 시민의눈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총무(곽동민)님과 나 둘 뿐이었다. 한국 선거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지만, 세월호 집회 경험과 맨하탄 위안부 집회를 주도한 경험 등 시민단체 활동 경력 때문에 총대를 메고 접주가 되었다."

 

- 맨하탄 위안부 집회는 어떻게 진행했나.

"2015년 말, 위안부 졸속협상에 화가 났다. 맨하탄에 살고 있는 가까운 지인들을 불러 모았다.지인들과 맨하탄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매달 첫 주 수요일 마다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물론 나는 한국으로 돌아 오는 바람에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 한국에 완전히 정착할 생각인가.

"그건 아니다. 한국에 20년 정도 살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한국의 복지는 노인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것 같다. 노인이 되어 병원 신세를 질 일이 있다면 한국 보다는 미국이 나은 것 같다."

 

- 한국에서의 생활은 만족스러운 편인가.

"전통시장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용봉산 근처에서 쑥도 뜯어 봤다. 당분간 지금의 생활을 즐기고 싶다."

 

- 사전인터뷰에서 안희정 지사 때문에 충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를 지금도 지지하는 지궁금하다.

"지금은 반반이다. 안희정 대연정 발언 이후, 안희정을 좋아했던 마음이 반감되었다. 그 분이 왜 대연정 발언을 한 것인지 솔직히 지금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가.

"선거가 끝나면 미세먼지와 관련된 환경운동 일을 하고 싶다. 폐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문제다. 너무나도 심각해 보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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