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도서관, 공동육아 나눔터와 독서사랑 꿈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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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도서관, 공동육아 나눔터와 독서사랑 꿈의 공간
  • 글=한관우/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7.3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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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마을공동체 만들기, 왜 어린이도서관인가?<4>
태안군립중앙도서관 1층에 별도로 마련돼 있는 어린이도서관 자료실.

군립중앙도서관 주민 친화적 문화공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태안 기름유출 사고, 아이들 동심 잃지 않도록 ‘사랑의 도서관’
작은도서관 건립 군수의 공약사항, 2019년까지 읍면별 1개소씩
공동육아나눔터, 아동·학부모 대상 가족품앗이 등 프로그램 다양


우리에게 태안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해안에서 기름을 제거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일 것이다.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6분,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이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충돌했던 사고다. 이 사고로 유조선에 실린 원유 1만2547㎘가 바다로 유출됐고, 아름답던 서해는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 국내 최악의 유류 오염사고로 기록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다.

사고가 나자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 123만 명이 현장을 찾아 밀려온 기름을 퍼냈다. 어린아이까지 고사리 손으로 바위틈에 낀 기름을 닦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기름 유출 사고 발생부터 복구까지 ‘서해안의 기적’을 고스란히 담은 ‘유류피해 극복기념관’이 사고 발생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 인근 1만761㎡의 터에 자리 잡은 유류피해 극복기념관은 현재 건축 공사를 모두 마치고 내부 전시물 보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해진다.

또 하나 태안하면 안면도에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져 있는 14개의 해수욕장에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하고자 찾고 있다. 꽃지해수욕장, 삼봉해수욕장, 백사장해수욕장 등등 이색적인 해수욕장은 인기가 좋으며, 안면도에는 방풍림으로 조성된 해송을 마음껏 감상하고 삼림욕을 즐길 수 있어서 여름을 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안면도는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로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전설을 가지고 있는 할미, 할아비 바위는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보기에 최고의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태안 사랑의 도서관 전경.


■도서관,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큰 몫
여기에 또 하나의 자랑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서관’이 많고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2월 태안읍 동문리에 개관한 태안군립 중앙도서관은 군민의 독서진흥과 정보제공의 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평이다. 개관 2년만인 지난해 12월말 기준 누적 이용자 수 10만 63명과 누적 대출 자료 수 10만 8552권, 정회원 5200명, 회원 1인당 연간 대출 수 11.1권(2015년 기준)을 기록하는 등 군민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으며 소도시 도서관의 성공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안군립중앙도서관은 주민 친화적 문화공간을 모토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도서관과 북카페, 동아리실 등 연령별·수요별 맞춤형 공간을 마련하고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인테리어를 통해 주민들의 편리한 문화생활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정보화 사회에 맞춰 스마트폰 앱인 ‘리브로피아’를 활용해 자동 대출·반납 시스템과 모바일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1380권에 이르는 전자책을 군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앙도서관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부분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도서관과 북카페, 동아리실 등을 별도로 갖추고 있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태안군청소년수련관 안대영 지도사는 “태안군청소년수련관에도 도서를 갖추고 있었지만 지금은 꼭 필요한 도서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앙도서관 어린이청소년도서관으로 이관시켜서 그곳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태안군청소년수련관과 중앙도서관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지장도 없을뿐더러 중앙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 독서생활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여론이며,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오히려 좋아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1999년 4월에 개관한 태안군립안면도서관도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큰 몫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8년 5월에는 MBC ‘무한도전’ 팀이 기름유출 사고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태안지역에 ‘사랑의 도서관’을 선물해 주민들의 눈물과 시름을 위로하기도 했다. 한옥을 개조한 이 도서관은 장순각 한양대 교수가 설계 등에 도움을 줬고, 여러 건축업체의 협찬으로 완공됐다. 또한 이 도서관의 건립은 멤버들의 기부금으로 건립돼 눈길을 끌었다.

당시 멤버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동심을 잃지 않았는데 그런 동심을 보살펴주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어린이집처럼 놀 수 있는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그 도서관이 관광명소가 돼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도서관 건립의 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태안 진흥 작은도서관의 어린이들과 학부모들.


■태안군, 도서관 7개 ‘군수 공약사항’
이밖에도 태안군에는 작은 도서관들이 많다. 지난 2012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도서관 지원사업에 선정돼 조성된 태안읍 진흥아파트의 ‘작은도서관’ 개관 이후 군이 청솔주공아파트와 삼호그린아파트를 대상으로 작은도서관 건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잇따라 선정대상에서 제외되자 결국 군비를 들여 작은도서관 조성에 나섰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안군립중앙도서관과 안면도서관을 비롯해 사랑의 도서관, 주공작은도서관, 진흥작은도서관, 온누리작은도서관, 샘골작은도서관 등 일반인과 청소년, 학생,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서관이 공동육아의 나눔터 역할과 기능은 물론 독서사랑으로 꿈을 키우는 도서관 이상의 역할과 기능을 함께 하고 있다.

태안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업신청과는 별개로 작은도서관 건립은 군수의 공약사항이기 때문에 2019년까지 연차적으로 읍면별 1개소(개소당 1억3000만원)씩 7개의 도서관을 만들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 9월에는 태안읍 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에 ‘태안주공 작은도서관’을 개관했다. 태안주공 작은도서관은 2012년 2월 도서관 설치관련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비 1억 원을 투입, 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문을 열게 됐다는 설명이다. 도서관에는 어린이 열람실, 자료실, 야외 휴게실, 야외 열람실을 갖추고 좌석 30석에 도서 1438권을 비치했으며, 도서관 운영시간은 오후 2시부터 7시까지로 일요일과 수요일은 휴관한다. 특히 작은도서관이 들어서는 동문리는 다른 지역보다 학생들이 많은 반면, 복지시설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해 문화공간 설립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태안읍 삭선6리(이장 박응철) 마을회관 2층에 자리한 온누리 작은도서관은 지난 2013년 10월 삼호아파트 단지 내에 개관했다. 장서 3000여권이 이곳에 비치됐으며, 태안군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온누리 작은도서관은 면적 84.24㎡에 사업비 1억원(국비 4550만원·도비 975만원·군비 4475만원)이 투입됐으며, 도서관 조성·운영에 대해 군과 마을측이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 군에서 장서를 지원하고 있으며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전기료, 냉난방비 등의 경비는 마을에서 부담하고 있다.

진흥더블파크 아파트 관리동 2층에 자리한 진흥작은도서관은 공동육아의 나눔터로, 아이들의 독서사랑과 꿈이 자라고 피어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9월 태안군의 작은도서관 설치관련 협약에 의거 사업비 1억 원을 지원받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완성된 작은 도서관은 어린이 열람실, 자료실, 야외휴게실 등 좌석 30석, 도서 1438권을 갖춘 곳으로, 진흥더블파크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어린이와 유아전용 도서관의 모습.


현재 태안가정지원센터와 함께 ‘행복 두드림 공동육아 나눔터’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주 목요일 영유아 및 초등학교 아동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베수학, 마술동화, 통합미술, 오카리나, 가족품앗이(유아미술, 오감발달, 기초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다.

또 다문화 가정의 강사가 진행하는 ‘맛있는 중국어’수업은 처음 중국어를 접하는 자녀와 부모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게임과 실용 가능한 회화 위주로 진행돼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이라는 다소 딱딱한 공간의 기능을 벗어나 재미는 물론 성취감까지 얻는 아이들,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족의 증가로 돌봄기능이 약화된 현 세대에서 자녀돌봄 지원과 정보 나눔의 기회를 제공받는 부모들에게 도서관은 도서관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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