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가업 이어 홍성의 상하수도 책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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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가업 이어 홍성의 상하수도 책임집니다!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9.0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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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 청년CEO, ‘농촌에서 삶의 가치를 찾다’ <6>

형제건설 이현진 이사
형제건설 이현진 이사가 사무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우리가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 물, 전기, 불이다. 특히 물은 인간이 가장 기본적 생존을 영위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에 상수도가 들어온 것은 1908년 서울에 설립된 상수도를 기점으로 잡는다. 1908년 서울시내 공용수도는 모두 220전(栓)이었는데, 한국상수도회사는 서울에 220전의 공용수도를 설치하고 수상조합과 계약을 맺어 물장수들이 여기에서 물을 받아 배달하고 물 사용료를 회사에 납부하도록 했다.

그러나 물장수들이 물값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사례가 늘어나고 6·25전쟁 이후 상수도가 널리 보급되면서 물장수가 사라지게 되었다. 어쩌면 요즘 아이들에게 물장수는 그리 낯설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디를 가더라도 물을 사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홍성에서 3대째 상수도를 전문으로 하는 건설회사가 있다. 지금은 3대인 이현진 이사(34)가 운영하는 형제건설이 그곳이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종종 용돈 받기 위해 아버지 심부름을 하곤 했죠.”

할아버지인 이경철씨는 홍성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홍성수도하면 떠올리는 이름이었다. 홍성 내 모든 배관 지도가 이경철씨 머릿속에 있었고 군청 공무원도 누수가 생기면 이경철씨를 불렀고, 가정 내 수도에 문제가 생겨도 이경철씨를 찾았다. 그때는 홍성수도라는 작은 간판으로 시작했는데 아버지인 이장근씨가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1985년 주식회사로 등록해 형제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회사 앞에는 홍성수도 간판과 형제건설 간판이 나란히 걸려있다. 아직까지도 홍성수도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해왔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 인테리어 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같이 운영해서 사업을 키워보자며 내려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가 26살이었다. 3년을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다가 이후 서서히 아버지 이장근 씨에게 사업을 인계받았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놓으신 것은 아니다. 이장근 씨는 홍성에서 양궁협회장으로 지역 양궁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면서도 큰 공사가 있거나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늘 함께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렇다고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비수기가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직까지도 사람관계가 제일 어렵다.

“그래도 꾸준히 일을 만들려고 해요. 저희는 거의 홍성군수도사업소와 계약을 맺어 일을 하는데 긴급누수복구 공사 같은 일이 저희가 하는 일 중 하나죠.”

가업을 이어간다는 것은 자부심을 한땀 한땀 이어가는 일이다.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을 일하는 것이 어렵게 된 요즘, 대를 이어가며 일한다는 것은 가족의 의미와 더불어 ‘일’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준다.

“할아버지 때부터 해온 일인 만큼 그 명성에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일해서 제 자식에게도 물려주면 좋겠어요.”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며 자란다고 한다. 이현진 이사의 아들이 대를 이어 홍성의 수도를 책임지게 될 다음 세대를 기대해본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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