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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지명역사 1000년 기념사업, 무엇이 과제일까?지명역사 1000년 자치단체,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 <9>
  • 취재=한관우/자료·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2.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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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홍주천년 엠블럼 ‘천년불사조(사진 왼쪽 위)’와 홍주천년 폰트와 이미지.

지명, 문화발전의 역사와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
경제개발에 따라 생활공간 변모해 많은 지명들이 파괴·변질돼
지명역사 천년, 유구한 지명역사를 제대로 살리는데서 찾아야
기념행사·상징조형물, 주민들의 자율적인 참여·관심도 높여야


사람에게 인명(人名)이 있는 것과 같이 토지에는 지명(地名)이 있다. 이는 사람에게 이름이 있듯 토지에 지명을 정해 붙여놓는 것이 사회를 구성해 모여 사는 인간생활에 도움을 주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도 이 땅에 정착해 생활하면서 어디에나 알맞은 지명을 정하고 이를 일상생활에 써왔으며, 그러는 동안에 오늘날과 같이 많은 지명이 축적됐던 것이다.

지명 속에는 조상들의 사고와 의지가 담겨진 것도 있고, 주변의 환경이나 특징, 또는 생활 모습을 나타내는 지명도 있어서, 우리 문화발전의 역사와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가 되고 있다. 특히 역사·문화적으로 지명은 타의에 의해 많은 부침을 거듭해 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 강점기 시기에 일제에 의해 강제로 사람의 이름이 개명되는가하면, 전국의 지명도 일제의 편의와 의도에 따라 개명되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일제는 사람은 물론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강, 하천의 이름까지도 편의에 따라 무자비하도록 개명을 단행해 자신들의 편의와 사상고취에 앞장서 왔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그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고대 지명에서 현대 지명에 이르기까지 조사와 연구를 통해 많은 업적을 쌓아 왔고 그 결과로 지명학(地名學, toponymy, toponomy, Ortsnamenkunde)으로서의 기반을 다지기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지명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담고 있어
지명에는 지형에 붙여진 지명, 행정의 필요에서 생긴 법제지명, 어떤 곳에서 생활을 하고 어떤 양식으로 생활하였는가를 나타내는 지명, 문자나 언어의 발달에 따라서 나타난 지명 등이 있다. 문화유산으로서의 우리의 지명은 조상들이 생활을 시작하면서 붙인 것이므로 그 당시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환경, 용어까지도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경제개발에 따라 생활공간이 크게 변모됨으로써 많은 지명들이 파괴 또는 변질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1996년부터 행정안전부는 국민의 생활편의를 도모하고 물류비 절감 등 국가경쟁력 강화에 있다는 논리로 전국의 주소를 도로명으로 변경을 단행해 수많은 고유지명이 파괴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단행된 도로명주소로의 변경에 따라 토종의 지명들이 마구잡이식 파괴가 자행됐던 것이다. 이는 국민 생활의 편의가 향상된 것이 아니라 평생을 살아온 땅이름(동, 리)을 모두 없애버림으로써 오히려 국민적 혼란만 가중시킨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성은 ‘홍주지명역사 1000년’을 맞아 지명과 역사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충청남도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도청소재지 홍성(홍주)과 예산의 도시브랜드의 핵심은 결국 ‘홍주나 예산의 지명역사 1000년’이라는 유구한 지명역사를 제대로 살리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시대, 지명과 역사는 곧 상품이며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충남도청소재지의 지명역사가 1000년이라는 사실을 명분으로 하는 각종 브랜드사업화 사업 구상과 실천이 구체화돼야 한다는 지적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홍주 땅이 10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수많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군민들에게 자랑스럽게 알려야 한다는 것.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보고 공유하는 작업을 통해 군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홍주 역사에 대한 학술적 근거와 군민의 참여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한 기념행사보다는 홍주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희망찬 홍성의 미래를 그려가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군민 화합과 지속 가능한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도청소재지 도시로의 지명탄생 1000년 기념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2018 홍주탄생 천년의 해 마스코트 홍주도령과 천년낭자.

■내년 ‘홍주지명 1000년’맞이 기념사업 실시
특히 내년(2018년)이면 홍성의 옛 지명인 홍주가 사용된 지 꼭 천년이 되는 해로 정하고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홍주(洪州)’는 역사·문화적으로 볼 때 조선시대 일제에 의해 강제적으로 홍주목(洪州牧)과 결성현(結城縣)이(홍주(洪州)의 홍(洪)자와 결성(結城)의 성(城)자를 한자씩 따서) 합해져 이뤄진 군(郡)의 이름이다.

홍주목의 고려시대 이전의 지명역사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대동지지(大東地志)’ 등에는 백제 멸망 후 부흥운동의 최후의 항거지였던 주류성(周留城)으로, 이후 신라가 임성군(任城郡)을 설치한 것으로 기록했을 뿐이다. 고려 초 태조 대에 운주(運州)가 설치됐고, 995년(성종 14)에는 도단련사를 파견했으며, 고려 성종에서 현종 대에 ‘홍주(洪州)’로 개칭됐다.

홍성군지 등에는 1012년에 고쳐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는 995년에 이어 1012년 행정체제 개편이 이뤄졌고, 1018년(현종 9)에 대흥군 등 3곳의 영군(領郡)과 고구현(高丘縣) 등 11곳의 영현을 관할하는 큰 고을이 됐다. 1356년(공민왕 5)에는 왕사 보우의 고향이라 해 홍주목(洪州牧)으로 승격됐다. 이후 조선시대 말까지 홍주목(洪州牧)이 유지됐다.

당시 충청서부지역의 중심도시였던 ‘홍주(洪州)’는 1914년 일제에 의해 홍성으로 지명이 강제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홍주’라는 지명이 지역의 곳곳에서 올곧게 이어져오고 있는 가운데 내년이면 잃어버렸던 ‘홍주’지명을 사용한 지 천년이 되는 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물론 학자에 따라서는 견해를 달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역사적·행정적으로 볼 때 최소 995년에서 1018년 사이에 ‘홍주’라는 지명이 행정적인 기록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홍성군에서는 내년에 ‘홍주지명 1000년’을 맞아 지난 2016년부터 연차적으로 23개의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주목되는 사업은 홍주성 북문복원사업 정도다. 나머지는 일반적인 사업에 ‘홍주천년’만 붙인 격이라는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천년조형물 조성계획은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천년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만큼 군민들의 의견수렴이 요구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자치단체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민간위원회를 구성해 천년의 상징물 등을 조성하거나 지명관련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주민 전아무개(57·홍성읍)씨는 “사실 홍성군에서 홍주지명 천년기념사업을 한다는데, 일반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며 “시내에 걸린 천년홍주 깃발과 홍주지명 되찾기운동을 하는 정도만 알고 있다. 천년맞이 행사인 만큼 당연히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역의 상징성과 정체성에 맞는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행정의 독선을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김재식 홍성군청 홍주천년기획TF팀장에 따르면 “2018년도에 천년 맞이 일출행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계획된 행사나 기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념사업의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이 확정되면 홍성역사인물축제에 앞서 큰 테마를 홍주천년으로 잡고 홍주천년대축제를 먼저 여는 등 군민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홍주지명 탄생 1000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면서 군민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다분히 관 주도로 획일적인 행사가 계획돼 있다는 점이다. 민간이 참여하는 기념행사라기보다는 관주도로 실시하다보니 주민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관심도가 사실상 봉쇄됐다는 지적을 낳는 원인이다. 또 하나 ‘홍주지명 1000년 기념사업’을 하면서 옛 지명인 홍주라는 이름도 되찾지 못한 채 ‘홍주천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모호성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말로만 홍주지명을 찾아야한다고 하지만 옛 지명을 되찾을 구체적 방안이나 관심조차 두지 않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형식적인 기념행사만 계획하고 있는 것은 군민을 무시하는 행정의 전횡”이라며 “군민의 대표기관이라는 의회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현실이다.

‘홍주’라는 고유지명 되찾기 사업은 일반 군민들이 참여해 범군민운동으로 펼치고 있는데도 수수방관한 채 진행되는 홍주지명 1000년 기념사업에 대한 실효성과 진정성에 대해서 던지는 군민들의 의문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홍주지명 1000년 기념사업’을 군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홍성군은 다른 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지명 1000년 기념사업’과 관련해 사업내용과 추진과정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제대로 살펴볼 때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한관우/자료·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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