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신선한 발상으로 이어가는 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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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신선한 발상으로 이어가는 가업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1.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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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 청년CEO, ‘농촌에서 삶의 가치를 찾다’ <16>

광천읍 청하간장게장 이경민 대표
인터넷에서 맛으로 소문난 청하간장게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민 대표.

한 청년이 있다. 서울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청년은 자동차가 좋아 졸업 후 홀로 자동차 쇼핑몰을 차렸다. 작은 사무실에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충분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팔 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아야 하니 잠시 가게를 봐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청년은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곳이면 물품 발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한 달 예정으로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막상 가게 일과 어머니 병 구환, 쇼핑몰 운영을 동시에 하는 것은 너무 힘에 부쳤다.

청년은 그 다음해에 쇼핑몰을 접고 그대로 정착했다. 2014년 딱 이맘때였다. 사라질 것 같지만 사라지지 않는 계절 11월이었다.

청하간장게장 이경민(33)대표는 15년 전 어머니 최연화 씨가 운영하던 청하횟집을 함께 운영하며 청하간장게장을 인터넷 판매로 특화시켜 판매했다.

사람들은 회를 먹으러 바닷가로 가지 굳이 광천으로 오지 않았다. 어머니 최씨는 고민 끝에 2014년부터 영양돌솥밥을 팔아보기로 했다. 영양돌솥밥에는 흔히 생각하는 밤, 대추, 인삼이 아닌 콩, 고구마, 호박 등이 들어간다.

그 외에 다양한 밑반찬들과 간장게장, 양념게장, 생선, 회, 삼겹살 수육 등이 반찬으로 제공된다. 횟집에서 돌솥밥을 판다고? 이미 인터넷에는 맛집으로 소문이 나있어 식사 때가 되면 홀이 꽉 차고는 한다.

이 대표가 합류하면서 어머니로부터 간장게장 만드는 방법을 배워 간장게장, 양념게장을 인터넷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어머니한테 배우기는 했는데 방법은 완전히 바뀌었어요. 요즘 사람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더 맛있는 것을 찾잖아요. 수 천 번의 레시피를 만들어 보고 간장에 다른 재료들을 첨가해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방법을 찾았죠.”
처음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을 때는 마음고생도 적잖이 했다.

“광고비는 계속 나가는데 판매는 잘 안되고 그만 두어야 하나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3년 정도 지나니 자리를 좀 잡더라고요.”
작년부터는 새우장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평소 여동생들에게 맛있는 간식도 틈틈이 해주던 이 대표는 어머니로부터 요리사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기도 했지만 이대표는 자동차가 더 좋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이 대표는 요리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한식 자격증에도 도전하고 싶지만 아침 7시부터 시작되는 가게 운영에 도저히 시간을 낼 틈이 없다. 더구나 4개월 된 딸아이 재롱을 보는 것만으로도 늘 시간이 부족하다.

“다시 돌아와서 가장 좋은 거요? 결혼하고 딸 낳은 거죠.”
30대를 지나가는 시기, 그 어느 쯤에서 우리는 방황하고 헤매기 마련이다. 그 방황에 마침표를 찍어줄 정답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라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부모의 오랜 기술력과 노하우, 젊은이의 신선하고 참신한 기획이 함께 어우러져 이어가는 가업이라면 말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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