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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지역사회 그리고 선거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급격한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말 그대로 노인들의 생명이 연장되어 동네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기대수명이 1970년대에 58.7년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20세 이상 증가되었다는 보도다. 대신에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면 단위에서는 그친지 오래고, 수 십 년씩 전통을 자랑하던 초등학교들이 폐교되고 있다. 어린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니 산부인과와 소아과도 군 단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학병원에서도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전공하겠다는 전공의들이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출산율의 감소는 지역사회의 활기를 감소시켰고,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을 만들어 낼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현상의 증가는 지역문화를 붕괴시키고 급기야는 지역공동체를 파탄에 이르게 할 것이다.

2020년이 되면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수없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인구통계가 또렷이 보여준다. 현재의 대학정원을 51만 2천 명 정도로 계산할 때 2020년 대학입학희망자가 약 47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니, 대학정원을 현격히 줄이지 않으면 신입생을 채우지 못할 대학이 속출할 것이다. 대학을 대책 없이 허가해주었던 교육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이라는 것이 대학 정원을 줄이거나 대학을 폐교 조치하는 방법뿐인 것 같다. 쉽게 정책을 결정하고, 문제가 터졌을 때 내놓는 조치치고는 졸렬하기 그지없다. 지금의 상황에서 대학 정원을 억지로 줄이지 않아도 대학에 진학할 학생이 없으니 정원을 채우지 못하거나 없어질 대학이 생기는 것은 뻔한 이치다.

경기도의 어느 고등학교의 급훈이 “ㅇ ㅅ ㅇ”이라는 인터넷 기사를 봤다. 웃자고 치기 어리게 만든 급훈이겠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로 대학 가자는 “인 서울(In Seoul)”의 약자라고 한다. 이런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지역으로 내려오더라도 좌절감속에서 내려올 것이다. 그렇다고 서울의 대학들이 서울근교에 계속해서 분교나 캠퍼스를 만들기도 만무하다. 서울의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다. 수도권의 대학들이 정원 외로 선발하는 약 2만5000여 명의 학생들만 선발하지 않아도 지역대학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지역대학에서 신입생을 모두 채우더라도 3학년 때 수도권으로 편입해 가버리기 때문에 등록금에 의존하는 지역대학들은 지금도 생존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렇다고 지역의 대학들이 수도권의 정원을 조금 양보해 지역으로 입학자원을 돌려달라고 하소연만 해서는 그 대학의 존재이유가 되지 못할 것이다. 지역대학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아니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지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지역대학들이 손잡고 특색 있는 지역 커뮤니티와 대학을 새롭게 구성해야한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이나 미국의 일부 유명 대학들은 지역사회와 대학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지역사회와 문화를 이끌어 왔다. 대학도시로서 이들은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를 창조해 왔다. 좋은 대학이 꼭 수도권에만 있으라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대학이 지역과 손잡고 새로운 실용학문과 전통학문을 독특하게 발전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융합도 하면서 대학과 지역사회의 특성을 시대에 맞게 창출해야하는 것이다. 대학과 지역사회가 ‘너는 너 나는 나’라고 하면서 서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지역과 대학은 사라지거나 폐교될 운명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젊은이들이 급격히 감소하는 시대에 지역사회와 대학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역 거버넌스는 머리를 맞대고 그 지역의 특성과 4차 산업에 걸 맞는 창의적인 전략들을 내 놓아야 한다. 올해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입에 밴 선심성 수사(修辭)가 아니라 진심으로 지역의 발전과 대학의 생존을 위해 세밀한 전략을 준비하는 군수 후보는 누구인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군수 출마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가장 존경했다던 우에스기 요잔에 관한 소설 『불씨』를 읽어보고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음미(吟味)해 보았으면 한다.

김상구 <청운대 대학원장·칼럼위원>

김상구 칼럼위원  sangkoo@chungwo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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