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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움직여 할 수 있는 농사 큰 매력도시청년들, 귀농·귀촌의 꿈을 실현하다<11>
홍동면 팔괘리 박병용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06.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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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내 농지가 없지만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내 자유의지대로 농사를 짓는 삶을 선택한 박병용 씨.

청년의 사전적 의미는 신체적ㆍ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을 뜻하며, 20대 정도의 나이대에 속하는 남성과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청년의 범위가 확대돼 39세까지도 청년의 범위에 들어간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만 34세로 규정하며, 각 지자체의 청년귀농·귀촌지원정책 등에서는 39세로 규정된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백세시대를 맞이해 청년의 범위가 확대된 것도 있고 특히 시골에서 39세면 그야말로 젊은이다.

지난해 1월 홍동면 팔괘리에 둥지를 틀고 젊은 농부가 되기 위한 수고로운 과정을 겪고 있는 박병용(38)씨는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으로 유기농 밭을 임대한다는 광고를 봤다. 그 길로 홍동면에 내려와 밭을 보고 내친김에 마을 어르신에게 근처 빈 집이 있는지도 물어봤다. 마침 빈 집이 있어 계약을 진행하고 밭도 임대했다.

“귀농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 지는 꽤 오래됐다. 2013년에 강원도에서 귀농교육을 받았는데 여유자금이 없는 상태였고 막상 가보니 젊은 사람들이 있어도 멀리 떨어져 있어 네트워크 형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다시 도시로 돌아갔다. 그러던 중 홍성을 알게 됐다.” 지난해 임대한 밭에는 양배추와 단무지용 무를 심었다. 그렇게 해서 수확한 작물은 박 씨의 손에 280여 만 원을 남겨줬다. 밭농사 천 평으로는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홍성농업기술센터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받는 현금마저 없었다면 궁색한 살림이 됐을 것이다.

박 씨는 지난해 밭 계약을 과감하게 끝냈다. 올해는 청년안정지원사업을 신청하고 이를 이용해 농사기반을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 “홍성유기농조합이나 정농회, 귀농귀촌지원센터 등에 가입하면서 네트워크를 통해 선배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생활이 되도록 농사짓기가 어렵다는 선배의 말도 들었고, 최대 2년은 나 스스로 농사를 지어서 사람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이 되도록 농사를 짓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농촌으로 오는 걸까? “난 뭐 딱 정해진 기준은 없다. 나처럼 도시에서 어중간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누군가 등만 떠밀어주면 귀농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 다만 난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온 것뿐이다. 농사를 짓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나 스스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에서는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고 나 스스로 움직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것이 농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고 돌아갈 생각은 없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박 씨는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친구와 함께 벽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전업작가의 길은 일찌감치 포기한 박 씨는 군 입대를 전후로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전업작가로 살기 위해 조금 알아보고 포기할 걸 하는 후회도 좀 남긴 하는데 여기에 와 보니 농한기 한 두 달이 있어 그 시간을 이용해 그림 작업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올 때 박 씨는 작은 경차를 몰고 내려왔다. 이제 박 씨의 곁에는 파란색 트럭이 그의 든든한 애마가 됐다. “아는 분과 차를 바꿨다. 시골에서는 자가용보다 트럭이 더 필요한데 지금은 트럭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사람은 삶에 휘둘리거나 얽매이지 말고 땅에 발을 묻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아무리 자기 시간을 낸다고 해도 그저 소비만 할 수 있을 뿐 스스로를 위한 생산적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예전 시대처럼 산업의 역군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도 지났다. 한번밖에 없는 이 삶을 자연에서 여유롭고 의미 있게 보내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농촌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이다.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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