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백발의 자원봉사자, 모종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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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백발의 자원봉사자, 모종금 씨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06.2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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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빠짐없이 봉사

마지막 정리하는 편한곳
호스피스 병동 직원들이 쉼터에 마련된 소망나무 앞에 모였다.(가운데 모종금 씨)

말기 암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다. 병에 대한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면서 편한 마음으로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 홍성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이다.

호스피스 병동에 오히려 보호를 받아야 할 것만 같은 하얀 백발의 자원봉사자가 있다. 모종금(83)씨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9년 보건소를 퇴직하고 호스피스 병동 교육을 받은 뒤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봉사를 하고 있다. “늘 힘이 닿는 한 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마음은 젊어서부터 가지고 있었다. 퇴직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뿐이다.”

모 씨가 호스피스 병동에 나오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다. 다른 봉사자는 오전과 오후를 나눠 일하지만 모 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을 한다. “월요일에 오면 결명자, 둥글레, 보리차 등을 푹 끓여서 환자분들에게 드리고, 밥 남은 것을 모아 누룽지를 눌러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시며 잘 드신다. 적어도 우리가 있을 때 운명하시면 깨끗하게 가시도록  옷을 갈아입히고 영안실로 내려보낸다.”

호스피스 병동은 화요일에는 말벗과 마사지를, 수요일에는 목욕봉사, 목요일에는 보호자에게 점심 제공, 금요일에는 하모니카, 오카리나, 포크아트 등과 기도가 이뤄진다. “환자들이 제일 외로울 때 여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다. 통증을 완화해주고 편안히 있다가 갈 수 있게 해주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이다.”

호스피스 병동 수간호사는 “말기 암환자에 대한 통증과 증상 조절 이외에도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말벗이 되어주고 기도를 해드린다”라며 “선생님이 봉사하는 마음이 커서 나한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오히려 내가 힘을 얻기도 한다. 연세가 많아 걱정도 되지만 내가 많이 배우고 있고, 선생님은 봉사라고 생각하기에 더 중요하다며 한 번도 결석하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굳이 자신을 드러내기를 끝까지 꺼려하는 모 씨는 호스피스 병동이 많이 홍보가 돼서 이곳이 힘들고 우울한 곳이 아니라 마지막을 정리할 수 있는 편한 곳으로 인식되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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