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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데 최적의 환경은 시골이다도시청년들, 귀농·귀촌의 꿈을 실현하다<19>
장곡면 지정리 전미영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08.1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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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영 씨와 딸 손나무 양이 함께 했다.

호주의 간호사 브로니웨어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에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공통된 후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첫째는 남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인생이 아닌 나 자신에게 솔직한 인생을 살지 못했다는 것. 둘째는 그렇게 힘들게 일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셋째는 감정을 표현할 용기가 없었다는 것. 넷째는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지 못했다는 것. 다섯째는 나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그것이다. 저자는 ‘가진 것보다 덜 원하면 부자고, 가진 것보다 더 원하면 가난하다’고 단언한다. 당신은 무엇을 후회하는가. 나는 다섯 번째다. 사실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살아본 적이 없다. 행복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굳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타성에 젖어 뭔가에 익숙한 삶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조금은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사는 전미영 씨는 아이를 키우는데 최적의 환경을 시골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교육을 전공한 전 씨는 졸업 후 대안학교에서 오래 일했다. 대안학교에서 일하며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그 즈음 남편은 대안학교 일을 정리하고 생태건축 일에 나섰다.

“그 때쯤 나도 10년 정도 대안학교에 몸 담았으면 이제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2012년 남편이 홍동에 와서 다른 사람의 집을 지었고, 그 이듬해 홍동에 정착했다. 대안학교 일을 하면서 풀무학교가 홍동에 있어 몇 번 오갔기에 홍성에 정착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장곡면에 한 농가주택을 얻어 살다가 5년이 되는 해에 집을 지었다. 남들은 남편이 목수니 당연히 오자마자 근사한 집을 지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작 남편의 생각을 달랐다.

“남편은 우리 집이니 가장 최소한의 것들로만 꾸미고 우리 식구들이 불편함이 없게만 지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목수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초반에는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다.

“남편이 얼뚝조합의 창단 멤버다. 당연히 처음에는 보수를 받고 일하기보다는 봉사가 더 많았다. 어떨 때는 포도 한 상자나 쌀을 가져 오기도 한다. 돈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아직 애들이 어리고 또 시골에서 키우다 보니 애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별로 없다. 덜 먹고 덜 쓰면 된다.” 그래도 처음 정착하고 한 3년 정도는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남편에게 얘기하지 않고 생애 처음 소액이지만 대출을 받기도 했다. 아직도 남편은 그 사실을 모른다. 끝까지 몰라야 하는데 이왕 이렇게 된 것 어쩔 수 없다.

“큰 애는 장곡초에 다니고 둘째는 갓골어린이집에 다닌다. 아무래도 젊은 엄마들이 근처에 모여 살고 서로 비슷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아이들이 어디 가서 뭘 해도 걱정이 없다. 육아를 하는데 시골만큼 좋은 데가 없다.”

전 씨는 수공예 생활소품 만들기 수업을 여성농업기술센터나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진행하기도 하고, 장곡초등학교 도서관에서 하루 4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한다. 둘째가 태어난 해 마을에서는 30년 만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게 한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행복은 의외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단순하고 가까운 곳에 있다.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정복’에서 이렇게 말한다.

‘행복은 모두가 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직장 상사와 동료의 눈치를 보고, 이웃 사람의 시선에 불편함과 경계심을 보이는 일은 이제 그만하고 시골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의지하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일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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