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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전문성 있는 일로 인정받는 일도시청년들, 귀농·귀촌의 꿈을 실현하다<24>
금마면 봉서리 최용준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09.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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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육묘장에서 만난 최용준 씨 부부.

귀농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 책들을 봤다. 그 중에 아직도 기억나는 대목이 있다. ‘귀농해 한 해 농사를 지어 700만 원을 벌었다. 그리고 1년 만에 아이 손을 잡고 외식을 하러 나갔다. 외식을 하러 나간 곳은 감자탕 집이었다.’ 그 대목에서 문득 슬픈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도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아직 나는 가장이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데 막연한 로망이나 자발적 가난을 자처하며 살 수는 없다.

직장 생활을 20년 째 하던 그 해, 최용준 씨는 회의감과 상실감이 들었다고 한다. 이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나 살자고 다른 사람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니 과연 이런 삶을 지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 말이다. 최 씨는 그 대안으로 농부를 선택했다. 처음 순창에서 귀농교육을 받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홍성을 알게 됐고 풀무학교를 방문하게 됐다. 비가 오는 날이었다. 멀리 개량한복을 입은 학생이 천천히 다가오며 인사를 건넸다. 그 순간 오그라들었던 마음이 물을 뿌려 다림질한 것처럼 쫙 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홍성에 정착했다. 사람과 땅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 귀농을 생각하면서 아내와 상의를 했다. 그리고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내려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고 바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몇 달은 귀농인의 집에 머무르며 지역을 돌아봤다. 아내는 도시로 직장 다니는 일을 2년 정도를 더 지속했다. 다행히 반드시 직장에 출근하는 일이 아니어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아내도 직장을 정리하고 완전하게 부부농으로 전환했다.

최 씨는 귀농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이 잘 할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손실이 없을만한 작물을 심사숙고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딸기였다. “딸기 재배는 전문성도 필요하고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농부도 직업이며 충분히 자부심을 가지고 할 만한 일이다.”
최 씨 부부는 요즘 다른 것도 고민하고 있다. “아직 젊은데 딸기 생산에만 올인하는 것보다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6차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 딸기와 관련해 체험농장을 운영해볼까 한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부부와 시골에서만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도시에서는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부부가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시간이 별로 없다. 그저 쫓기듯 누군가의 등에 떠밀려 사는 것처럼 그냥 살아진다. 그러나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부부는 잠들 때 까지 붙어 있는다. 그래서 더 많이 싸우기도 하지만 더 많은 대화 아닌 대화를 나누게 된다. 부부농을 하면서 오히려 도시에서 살 때보다 더 금술이 좋아지는 부부도 있다. 물론 모든 부부가 그런 것은 아니니 절대 오해는 금물이다. 결정적으로 부부농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비싼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으니 그저 부부가 함께 토닥거리면서 어찌어찌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최 씨 부부가 도란도란 농사를 지어나가는 모습이 다정하고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보인다는 얘기다. “귀농을 생각하면서 부디 신중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그렇게 해서 농사를 선택했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하면 된다.”

귀농은 직업을 바꾸는 일이기에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다.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하지는 않으며 그 기준 또한 다르다. 그러니 미리 그 기준을 세우지 말고 부디 용기를 내보시라.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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