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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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일’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8.09.13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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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뉴스 활용을 통한 독자마케팅 활성화
캐나다 밴쿠버 사이먼프레저 대학 커뮤니케이션 학부 마틴 리버 교수가 우리나라 공동취재단을 대상으로 미디어리터러시와 관련된 특강을 하고 있다.

미디어 교육, 국어시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에 시행돼야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정확히 활용
캐나다 초·중·고교, 민주시민으로서 자질 높이기 위해 의무적 실시
미디어리터러시 “항상 변화하고 시대상이 반영돼야 하는 참여문화”


국내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100%를 이미 넘어선 데 이어 아이폰, 갤럭시 등 스마트폰 확산으로 1인 1모바일 인터넷시대를 맞이하면서 ‘유비쿼터스 미디어시대’가 다가 왔다. 언제 어디서나 뉴스를 접하고 댓글을 달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견을 올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이 양방향 미디어가 보편화함에 따라 확인되지 않은 소문 등이 사실로 둔갑해 급속도로 퍼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최근 사회적으로나 교육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는 국내외 미디어리터러시의 사례를 알아보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관하는 ‘로컬뉴스 활용을 통한 독자마케팅 활성화’란 지정주제로 지난 5월 정부기관 간부공무원,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지역신문 임원 등으로 구성된 공동취재단이 캐나다 벤쿠버 일원의 언론기관, 학계를 비롯해 주요 관련기관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미디어리터러시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한 선진국인 캐나다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 맞는 접목방안 등을 모색하는 시간이 됐다.

사실 미디어는 1980년대만 해도 캐나다에서는 ‘미디어는 선정성과 폭력성을 겸비하고 있어서 청소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천대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 미디어라는 것이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학교에서 미디어를 가르치자는 의견이 우세해지면서 캐나다에서는 1987년부터 미디어리터러시라는 과목이 국어교육과정으로 최초로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아이들과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분석, 이해, 평가하는 시각을 가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캐나다가 국어교육과정에 미디어리터러시 수업을 도입한 것처럼 일본의 작가 스가야 아키코의 저서 ‘미디어 리터러시’에서도 미디어 교육은 국어시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조건 하에 시행돼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도 주목할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제대로 된 미디어 교육을 어릴 때부터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근거 없는 소문에 쉽게 휘둘리며 속아 넘어가는 상황에 직면하는 사례가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적절하게 정보에 대응 판단하는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이 같은 능력이 바로 ‘미디어리터러시’이며 이러한 능력을 어려서부터 단계적으로 키우는 교육이 바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다.

■ 미디어리터러시, 미디어에 대한 해독력
미디어리터러시(Media literacy, 해독력)란 인쇄매체와 방송매체를 해석하고, 평가하고, 분석하고, 생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신문, TV, 인터넷 등에 나오는 정보를 객관적으로 판단·평가해 그것을 이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미디어에 대한 해독력을 의미한다. 신문이나 TV 등 올드 미디어뿐만 아니라 인터넷, DMB, 모바일 등 뉴미디어에 나오는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를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검토하며 콘텐츠를 재창조하는 능력을 말한다. 기존의 미디어 교육이 초·중·고교에서 TV 제대로 보기, 신문 읽기 등의 수준에 그쳤다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에 나오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미디어를 정확히 활용하는 데 목표가 있다 하겠다.

결국 미디어리터러시란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며, 여러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해 그에 따른 분석과 평가 그리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이러한 미디어리터러시가 있는 사람들은 인쇄매체와 방송매체를 해석하고, 평가하고 분석하며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미디어리터러시는 단순히 기술적인 습득이 아니며, 미디어 산업이나 일반적인 미디어의 내용이나 패턴 그리고 관련된 지식의 습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리터러시(literacy) 개념은 한 문화의 공유된 언어를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리터러시도 결국 이와 비슷한 점을 공유하고 있다. 이것은 디지털 텍스트를 읽고, 쓸 줄 아는 것을 의미한다.

즉 ‘미디어를 통한 교육’이 아닌 ‘미디어에 대한 교육(Education about Media)’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인터넷, 모바일, TV, 신문 등 뉴미디어 영향력을 인지하고 각 미디어마다 다른 고유 언어를 파악하며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문화, 미디어의 산업적 효과 등을 이해시킨다. 특히 미디어가 빠르게 변화·발전하고 어릴수록 수용성이 좋기 때문에 유치원 등 영아시절부터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시작하면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급격하게 전환하고 있다. 즉 글로벌 미디어 교육 추세가 보호주의(악성 댓글이나 포르노 등 유해매체를 차단해 사용자를 보호)에서 해독력(리터러시) 향상, 그리고 미디어 창조 능력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 미디어를 통해서 사회 변화 이끌어야
지금 우리들은 스마트시대에 살고 있다. 다시 말해 4차 산업혁명으로 세상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살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교육이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부터 SNS가 열풍을 끌었고, 1인 미디어 등 소셜 미디어의 체계가 급격하게 변화하며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종국에는 1인 미디어는 ‘미디어리터러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1인 미디어가 등장하고 더불어 교육으로까지 확장돼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회변화의 흐름을 배우고 원활한 의사소통은 물론 향상되는 작문실력 그리고 논리적인 사고확충을 위해서 초·중·고교에서는 NIE(신문 활용교육, Newspaper In Education)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 우리나라의 미디어교육의 현실이다. 반면에 캐나다의 초·중·고교에서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 미디어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커뮤니케이션 교육에서부터 언론인 양성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론과 실습이 조화를 이루며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의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효율적으로 미디어를 활용하도록 교육이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의 사이먼프레저(Simon Fraser)대학 커뮤니케이션학부의 마틴 라버(Martin Laba)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학과의 학생이 3600명에 이른다고 한다. 마틴 교수는 미디어교육, 즉 미디어리터러시에 대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일, 읽기와 쓰기의 능력을 기르는 일,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기르는 길”이라고 요약하면서 “대학생이나 중·고교생들에게 왜 신문을 안 보느냐 보다는 미디어를 이해시키고, 이용하게 만들고, 이용하게 만듦으로써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정의하면서 “결국은 미디어를 통해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미디어교육의 핵심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해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미디어가 주는 정보의 양과 관계없이 미디어를 얼마나 현실에서 이용하고 있는지, 또한 그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에 대해 주목하면서 젊은이와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미디어를 사용해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마틴 교수는 “미디어리터러시의 개념은 항상 바뀐다”며 “항상 변화하고 시대상이 반영돼야 하는 참여문화다. 특히 시민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틴 교수는 “미디어에 대한 신뢰문제에 있어 대학생들에게 물은 결과 전통적 대중매체인 신문과 TV의 뉴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없었고, 온라인 미디어 이용자도 소수에 불과했다. 그럼 학생들은 과연 어떤 미디어로 소통하느냐, 바로 소셜미디어(SNS)다. 편리성과 젊은 층의 선호에 따라 소셜미디어를 거의 맹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분석하면서 ‘총기 사고에 대해서 아무런 인식도 없다’며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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