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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특징 살린 특성화교육, 행복 배움터 학교 살렸다!작은학교에서 희망을 찾다 <5>
당진 당산초등학교
  • 취재=한관우/한지윤 기자
  • 승인 2018.10.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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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지역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으로 폐교위기를 극복하고 농어촌 전원학교로 급부상한 당산초등학교 전경.

농촌자체가 학교, 펼쳐진 논과 밭이 실습실이고 강과 산이 교실
농촌의 특성을 살린 특성화교육 폐교위기에서 학교 살려낸 비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
농산어촌지역 교육 소외계층의 교육복지 실현 위한 서비스 제공


농촌사회에 절망감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기고, 농사만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누구도 농사를 지으려하지 않고, 농사짓는 이들마저 농사를 포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은 줄어들고, 정부는 ‘교육재정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경제 논리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추진하고 있는 통폐합 정책은 여전히 거센 반발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다. 반발의 이유는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학교 문이 닫히는 순간, 마을공동체는 풀이 죽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닫힌 공간이 돼 소멸의 길을 걷게 마련이다. 수십 년째 팽팽하게 이어지는 통폐합과 작은 학교 살리기. 소규모학교 통폐합만이 능사인지, 농촌의 현실과 함께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 이에 따른 농촌의 변화는 어떠한가. 농촌의 인구는 계속 줄고 있고,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1970년 1400만 명이던 농촌인구는 2011년 296만 명으로 급감해 농촌인구 비율은 44.7%에서 5.8%가 됐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960년 4.2%에서 2010년 20.9%로 급증했다.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조손가정 증가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 취약계층도 꾸준한 증가추세다. 이러한 농촌의 현실은 고스란히 학교에 반영됐다. 취학아동이 줄었고, 학교는 계속 작아졌다. 따라서 산업화로 인한 농촌사회의 공동화는 교육정책도 여지없이 효율성에 맞춰가고 있다. 학생 수가 감소해 일정한 수에 못 미치는 학교는 분교로 전환되고 몇 년 후에는 폐교라는 수순을 밟아간다.

특히 1982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에 힘입어 급격히 농촌의 학교가 사라져갔다. 학생 수 감소가 교육여건 악화로 나타나고, 작은 학교를 유지하는 비용이면 차라리 인근 학교와 통폐합해 교육시설투자를 늘리고 통학버스도 운영하면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환경에서 교육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일견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한 학년이 열 명도 되지 않아 복식 수업을 해야 하는 형편에 과연 교육이 제대로 이뤄 질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몇 명 안 되는 아이들 때문에 많은 비용을 들여 학교를 유지해야 하는가가 작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들의 고민이다. 그러나 큰 학교만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인가? 학교의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과 역할은 없는 것인가? 교육과 농촌사회와 전혀 별개의 문제인가? 정부가 문 닫으려는 작은 학교를 지키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농촌은 그 자체가 학교다. 펼쳐진 논과 밭이 실험 실습실이고 강과 산이 교실이다. 이곳에서 더 많은 아이들이 뛰어 놀고 공부하게 해야 한다. 그 속에서 교육이 살아나고 농촌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 삶의 지혜 키워가는 음악이 흐르는 학교
당진시의 시골마을 구석에 자리 잡은 당산초등학교(교장 김낙교)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줄어드는 학생 수로 인해 폐교 위기에 처했다. 당산초등학교는 위기에 굴하지 않고 모든 교육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이 돼 음악이 흐르는 학교,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얻고 삶의 지혜를 키워가는 행복 배움터로 정성껏 가꾸며 농촌의 특성을 살린 특성화교육이 폐교위기에서 학교를 살려낸 비결이다. 지금은 전교생 267명에 유치원 원생만도 43명 규모의 학교로 성장했다. 농촌이고 산골마을이다시피 한 시골의 작은 학교가 짧은 시간 안에 행복배움터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학생의 수준과 여건에 맞는 다양한 방과후학교 맞춤형 프로그램과 농촌의 특성을 살린 특성화교육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산초등학교 방과후학교는 꿈과 끼를 살리는 오감만족 행복 배움터를 목표로 교육수요자의 요구와 주변 교육여건 반영을 통해 출발했다.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바탕으로 매년 방과후학교 운영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구성,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산어촌 지역에선 보기 드물게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인 당산어울림오케스트라는 지난 2011년 3월 창단해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다. 평소 주변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음악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어울림은 그야말로 문화 불모지와 다름없는 지역에 단비와 같이 문화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울림오케스트라는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매일 두 시간씩 예지관에 모여 관현악의 기본 연주법과 합주 등을 병행하며 수업을 하고 있다. 어울림오케스트라와 한가락 사물부 활동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지역주민에게 되돌려 주는 재능기부 활동이다. 매년 지도교사와 함께 지역의 사회복지기관 및 노인정, 지역행사 초청 연주 등의 재능기부 활동을 꾸준히 실시, 지역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당산초등학교는 충청남도에 2개교뿐인 예술거점학교로 지정돼 많은 문화예술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관악부 정기연주회를 확대·발전 시켜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인근학교인 유곡초등학교 밴드부 학생들도 참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예술거점학교 당산예술축제 행사에서는 당산초등학교의 자랑인 신바람 사물놀이부와 당산어울림 학생오케스트라 연주 등으로 진행된다. 각 프로그램은 전년도 교육수요자의 만족도 조사 및 사전수요조사를 통해 결정되며, 4월 개학 첫날부터 맛보기 수업을 시작으로 운영된다. 학생 본인의 희망에 따라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고, 학부모, 해당 강좌의 강사, 담임교사와의 상담 후에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변경도 가능하다. 프로그램의 교육 질 확보를 위해 1강좌 당 학생 수를 20명 내외로 제한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학생에게는 다음 학기 프로그램 선정 우선권을 부여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고학년 학생을 위한 다꿈클럽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조사, 탐색 활동을 통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 삶을 살펴봄으로써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고 토요일 현장체험학습을 학기당 1회 운영해 직접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있다. 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개설된 종이접기부는 5명의 소그룹 활동으로 주중 시간과 재료의 한계로 인해 경험하기 어려웠던 작품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과제지도, 기초수학지도, 한자지도 등의 학습지도뿐만 아니라 매주 월요일에는 당진도서관 책 읽어주는 엄마 서비스를 활용해 그림책 교실을 열고 있다.
조미경 교무부장은 “당산초등학교는 엄마 품처럼 포근한 돌봄 서비스와 개인 학력 맞춤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농산어촌 지역의 교육소외계층에게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상대적으로 맞벌이 가정이 높아 학교 등하교 수단으로 통학버스에 크게 의존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학부모가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랑가득 호기심 팡팡! 당산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는 돌봄교실은 보육전문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강사가 중심이 돼 학생들이 시간별, 요일별로 교육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호철 교감은 “당산초등학교는 2009년 교육부로부터 농어촌 전원학교로 지정받아 ‘음악이 흐르는 전원학교’를 목표로 잔디 운동장을 조성하고 교실마다 전자칠판, 전자교탁, 1인당 1대씩의 TPC 구입, 전용 음악관 건립 등 자연과 첨단이 어우러진 환경 조성에 힘썼다. 교육공동체가 만족하는 수요자 중심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창의·인성의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인성교육을 위해 당산골 9남매 활동, 1인 1악기 10곡 연주 등을 통해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에 힘쓴 결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기초학력 미달학생 제로, 전국관악대회 은상 수상,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교 2년 수상, 2012학년도 학생오케스트라와 전원학교 분야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당산초등학교의 우수사례가 전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전입생이 증가해 한때 학생수가 29명까지 이르러 폐교의 위기를 딛고 2009년 65명이던 학생 수가 지금은 12학급 267명으로 늘어났다. 유치원 원생만도 43명에 이르고 있다. 올해에도 1학년 3학급 45명, 유치원 2학급 44명이 입학했다. 당연히 당산초등학교로 전입을 희망하는 학생이 줄을 잇고 있어 명문 학교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이것이 폐교위기를 극복하고 명문학교로 거듭난 비결이 아닐까.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취재=한관우/한지윤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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