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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은 반값 임대주택·주차장, 목욕탕은 미술관으로농촌의 빈집에서 도시재생의 길을 찾다 <7>
  • 취재=한기원/김경미 기자
  • 승인 2018.11.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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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영화동의 50여년 된 옛 영화목욕탕 4층 건물과 옆 부속 건물이 빈 건물로 방치되다가 리모델링을 거쳐 이당미술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흉물로 방치된 빈집 정비로 도시미관 개선·쾌적한 도시환경 제공
빈집을 리모델링 주변시세 반값의 임대주택 제공, 농어촌에 활력
빈집 건축주 동의로 공영주차장·시민쉼터로 5년간 무상제공 조건
원도심 빈집·빈점포 활용, 창업가 위한 사무실·창업지원 공간으로


최근 ‘빈집’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빈집은 일반적으로 거주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사람이 살지 않거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건축물을 말한다. 보통 빈집은 서구의 도시쇠퇴에서 흔히 나타났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쇠퇴의 양상 중 하나로 나타나고 있다. 빈집은 지역 활력 저하,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과정을 통해 심각한 도시쇠퇴를 야기할 수 있다. 단순히 소유주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이 오랜 기간 동안 관리되지 않아 지역의 위생, 안전, 미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빈집 관련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폐·공가 지역에서의 강력 범죄 발생, 화재와 붕괴사고, 안전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의 비용 부담 등 유휴공간의 부정적인 영향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유휴공간이 단순히 버려진 공간이 아닌 기성시가지의 도시재생과 도시설계를 위한 잠재적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이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빈집의 발생은 지자체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정책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빈집 활용 관련 정책은 크게 빈집을 철거해 공공이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과 빈집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해 주거취약계층에게 임대하는 방안, 빈집의 철거와 활용을 동시에 하는 방안으로 나눌 수 있다. 빈집은 지역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빈집의 활용에 있어 주민과 비영리 단체 등의 요구를 파악할 필요성이 있으며, 기존의 주거지 재생사업 등과 연계한다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운영관리 단계에서 주민과 행정, 비영리단체 등 기타 기관 등이 참여함으로써 빈집 활용이 문화적 재생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 빈집정비,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
전북 군산시의 경우 도심 내 흉물로 방치된 빈집 정비로 도시미관 개선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제공하고자 지난 2007년부터 도심 빈집 정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업의 대상은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이며, 철거와 지상권 설정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에 한해 이뤄지고 있다. 빈집의 철거비용은 시가 부담하며, 철거 후 토지는 5년간 지상권 설정 후 공공을 위한 용지로 활용한다. 군산시의 도심 빈집 정비사업의 경우에는 철거만을 대상으로 해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군산시는 빈집을 농어촌 반값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에 장기간 방치된 빈집들이 흉물로 전락해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농어촌 빈집 활용 반값 임대지원 사업’을 통해 빈집들을 리모델링한 후 주변시세 반값의 임대 주택으로 제공하는 등 농어촌 마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 사업의 대상자는 군산지역 농어촌 소재 빈집 소유자로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되는데, 군산시는 건축물대장의 유무와 건물의 노후도 등을 고려해 사업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설명이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최대 12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이 집들을 주변 시세 반값으로 5년간 임대해야 한다. 입주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귀농·귀촌인, 지방학생, 신혼부부, 65세 이상 노인과 부양자, 장애인 등이다.

한편 군산시는 빈집을 철거한고 그 자리를 이용해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군산시의 도심 빈집 정비사업은 도심에 1년 이상 방치돼 있는 빈집 건축주의 동의를 받아 공영주차장이나 시민 쉼터로 5년간 무상 제공하는 조건으로 빈집을 철거해 도심경관과 주거생활 환경개선은 물론 재난과 범죄예방으로 시민들에게 호응도가 높은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산시의회 배형원 의원은 “군산시가 관내 빈집과 소규모 주택이 현재 839가구라고 조사했지만 직접 확인한 결과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규모가 다소 큰 건축물을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빈 건축물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이들 빈 건물은 도시미관 저해, 범죄의 온상, 해충 유발, 오폐수 관리 부실, 화장실과 정화조 방치로 인한 위생 등 온갖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하고 “즉각적인 대책이 시급할 뿐 아니라 법적 근거가(건축법 제81조의 2(빈집 정비)와 제81조의 3(빈집 정비절차 등의 규정)의 규정이 있음에도 군산시가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어 “빈집은 소규모 청소년복지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지역아동센터, 소규모 노인주간보호센터, 청소년쉼터, 청소년 직업체험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소유자와 이해 당사자,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빈집활용 방안에 대한 협의체를 구성해 활용과 유지보수, 관리방안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산시 원도심의 빈집과 빈 점포에 다양한 업종이 입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근대 건축자산 진흥 유명관광지 변모
군산시는 지난 2007년 본격적인 공·폐가 철거사업을 시작한 이후 집터의 70% 이상이 나대지로 방치돼 있고 극히 일부만 텃밭이나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욱이 단순히 빈집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파손된 빈집이 크게 늘어나 농촌지역 주거 환경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이 파손된 채 남겨진 철거대상 빈집 7275호중 6450호(88.6%)가 대부분 농촌지역에 있다는 점이다. 또 군산시의 경우 옛 어판장 거리의 수협창고는 1998년부터 20년째 빈 공간으로 방치돼 있다. 원래 어선들이 내리는 해산물로 가득 찬 곳이었지만 항구가 쇠퇴하면서 생선창고의 기능을 잃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 이 건물을 지역 창업가들을 위한 사무실과 창업지원 공간으로 바꾸는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산시가 이곳을 사들여 구도심 재생의 거점 공간으로 삼기로 한 것이다.

한편 군산시는 이미 근대역사박물관·고우당·동국사와 일본식 가옥 등 근대건축물이 밀집한 군산시 월명동과 영화동 일대 32만7000여㎡를 ‘근대문화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 월명동과 영화동에 있는 건물 441채는 근대문화 건축자산으로 파악돼 종합 관리하고 있다. 이들을 수리 또는 리모델링을 통해 2011년 9월 옛 도심인 군산시 장미동에는 근대역사박물관 등이 문을 열어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일제 강점기 군산시내의 생활상을 잘 알 수 있는 역사체험장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박물관 인근에는 옛 조선은행, 진포해양공원, 옛 군산세관 등 8개의 근대 건축물이 테마단지화를 이뤄 유명 근대역사문화관광지가 됐다. 또 군산시 원도심에 상당기간 빈 건물로 방치됐던 영화동의 옛 영화목욕탕은 리모델링을 거쳐 이당미술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영화목욕탕이 있던 영화빌딩은 개항 이후 줄곧 목욕탕과 여관이 있던 자리로 1969년 오늘날의 4층 건물로 모습을 갖췄고 이후 몇 차례 증축을 거쳐 왔다.

군산지역의 근대문화유산과 빈집 활용 등과 관련해 군산뉴스 김석주 편집국장은 “군산의 개항이후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테마가로 조성사업과 근대역사경관조성사업 등을 적극 추진한 결과, 사업추진 전 22만 명의 관광객은 2015년 82만 명, 2016년 102만 명으로 급증하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특히 원도심 상가에 빈집과 빈 점포를 활용한 다양한 업종이 입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점포수는 사업시행 전에 비해 11.5% 증가하는 등 관광객 증가와 더불어 창업에도 바람이 불고 있어 점포수도 2014년 409 점포에서 2015년 437 점포, 2016년 456 점포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빈집의 증가는 대상지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주거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빈집이 많으면 물리적으로 환경이 악화된다는 의미다. 물론 안전, 위생, 치안에서도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도시 쇠퇴와 관련한 유효한 지표로 볼 수 있다. 아무튼 빈집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지역 커뮤니티의 물리적 여건과 지역경제 쇠퇴를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취재=한기원/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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