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위기 산골학교, 기적 일구며 전국 우수학교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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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위기 산골학교, 기적 일구며 전국 우수학교로 주목
  • 취재=한관우/한지윤 기자
  • 승인 2018.11.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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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학교에서 희망을 찾다 <7>

청양군 수정초·가남초등학교
폐교 위기돌파는 방과후 특성화 덕분인데 그 중심에 있는 예술꽃씨앗학교 프로그램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청양 수정초 학생들.

수정초, 2014년 전교 학생 수 총 19명, 올해 총 71명으로 늘어
국악 프로그램인 ‘예술꽃 씨앗학교’ 등 방과후학교 특성화’ 덕분
가남초, 폐교위기 농촌학교 생태학교 변신 도시지역 학생들 몰려
지역사회와 동창회 등 교육공동체 관심, 방과후학교 운영 소문나


청양의 칠갑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수정초등학교는 따뜻한 가슴으로 아이들의 꿈을 가꿔가는 행복한 학교를 지향한다. 청양군에서도 면 지역에 소재한 수정초등학교는 2015년 2월 전교생 19명,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를 겪었으나, 인성교육·창의적 교육과정 운영 및 방과후학교의 힘으로 2017년에는 전교생이 62명으로 증가하고 올해는 71명으로 늘었다.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전국 100대 방과후학교 우수학교에 선정되는 등 소규모 시골학교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십분 살린 무학년 형제자매 활동, 학부모와 함께 하는 나라사랑 캠핑 활동, 하루 1시간 쉼(,)이 있는 행복놀이 등 다양한 인성교육 활동이 이어지는 수정초등학교에서는 지난 3년간 학교폭력 발생이 한 건도 없다. 전교생이 서로 이름을 알고 인사를 하며 함께 어울려 노는 학교에 언제나 웃음꽃이 피어난다.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살려 개인별 능력과 소질에 따른 맞춤식 교육으로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데 매진하고 있다. 2014년도 수정초등학교의 전교 학생 수는 총 19명이였다. 하지만 올해 전교 학생 수는 71명으로 3배 이상의 증가했으며, 현재 한 학년 당 학생 수도 10명이 넘는다. 이와 함께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는 물론 학교에 대한 신뢰감 또한 처음보다 매우 높아졌다고 한다. 2016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선정, 전국 100대 방과 후 학교 우수교 선정, 2017년 전국 인성교육 우수학교 선정 등 다양한 대외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수정초는 학생들의 다양한 감성과 활동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 수정초, 방과후학교 특성화 교육 운영
폐교 직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며 다시 우뚝 서고 있는 청양 수정초등학교(교장 신용섭)의 사례가 ‘산골학교의 기적’으로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정초등학교는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선정에 이어 전국 100대 우수 방과후학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2년 전 폐교 직전의 학교에서 이처럼 우수학교로 주목받기까지 수정초등학교의 교육패러다임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전교생이 19명에서 불과 2년 만에 50명이 됐고, 올해는 70명을 넘겼다. 유치원생만도 26명이나 된다.

신용섭 교장은 “수정초등학교가 이렇게 주목받는 학교로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지역사회와 공감하는 교육과정 운영과 그 중심에 국악 프로그램인 ‘예술꽃 씨앗학교’가 있다. 수정초등학교의 예술꽃 씨앗학교는 7개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은 장구·가야금·난타·민요·판소리·춤사위·해금 등 다양한 국악을 통해 전통문화를 새롭게 알아가며 저절로 국악 사랑과 자신감을 키워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은 “전혀 새로운 분야였던 국악이 이젠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됐다”고 말한다.

수정초등학교의 방과후 프로그램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성과 감성이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영어, 한자, 피아노, 미술, 로봇누리, 연극, 뉴스포츠 등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전교생이 연2회 국가공인 영어자역시험인 TOSEL, 한국어문회 주관 한자능력시험에 응시해 성취도 확인과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하며 성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방과후 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있지만 더 큰 호응을 보내는 것은 돌봄교실이다. 평일 오후 5~6시 이어지는 저녁돌봄교실은 퇴근이 늦은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다 월 1~2회 토요일에 실시하는 체험학습도 학생들의 열띤 참여로 인기가 높다.

수정초등학교는 1947년 10월1일 대치초등학교 주정분교로 개교한 이래 1999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300명을 넘었다. 하지만 농촌지역 학령인구 감소로 2014년에는 학생 수가 19명까지 줄었고 신입생이 없다보니 통폐합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수정초등학교가 통폐합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방과후학교 특성화’ 덕분이다. 현재는 71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유치원생만도 26명에 이르고 있다.

침체돼 있던 소규모학교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교육가족이 만족하는 방과후학교를 내실 있게 운영하는 수정교육의 성장스토리는 작은 학교를 살려보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당연한 결과여서 주목되고 있다.
 

가남초등학교는 2018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에서 금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 가남초, 충남다우리 이중언어학교 운영
농촌지역의 소규모학교 대부분이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청양의 한 농촌학교가 생태학교로 변신을 꾀하면서 도시지역 학생들이 몰려오고 있어 화제다. 청양군 비봉면에 소재한 가남초등학교(교장 김지석)는 전교생이 60여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촌 소규모 학교다. 현재 학생 수가 4학년과 6학년은 12명이이며, 나머지 학년은 6~7명씩으로 전체 52명이며, 유치원생이 10명인 소규모학교다.

지난 2009년 전원학교로 지정되면서 17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전원학교로의 변신을 꾀하면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교실을 황토방과 편백나무로 꾸미고 운동장도 천연잔디로 교체했다. 농촌에서 보기힘든 골프연습장에 첨단 기자재를 갖춘 영어교실과 역사관 건립, 가람교육센터 신축, 야외 학습장 등 교육환경을 일신했다. 이 같은 변화에 가남초로 전학을 오는 도시학생이 늘어났으며 지역사회와 동창회 등 교육공동체의 관심도 커졌다. 실제로 동창회 등에서는 매년 이 학교 졸업생 전원에게 해외연수경비 전액을 지원해 주는가 하면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방과후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교육성과도 신장되고 있는 가운데, 가남초등학교가 자랑하는 사물놀이부는 전국대회 상위 입상을 휩쓸고 있으며 영어, 백일장 등 각종 경연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청양에서 유일하게 전교생을 대상으로 토요돌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이렇게 방과후학교에 대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한때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 폐교 위기까지 간 시골소규모학교가 이제는 찾아오는 학교로 변신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첫 손에 꼽는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인라인스케이트를 비롯한 다양한 뉴스포츠와 골프를 즐기면서, 특히 스크린 골프로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어 단연 인기 프로그램이다. 또 피아노, 사물놀이,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연주와 토탈공예, 미술교실, 드론교실, 소프트웨어교육은 물론 독서교실,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놀이교실 등 선택의 폭이 크다. 하지만 이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칭찬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도 눈치 보지 않고 맘껏 뛰어놀고 즐기다 보니 소질개발과 실력향상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충남청소년 체육대회 롤러부문 금3, 은1, 동2개와 칠갑산 장승문화출제 장승그리기 대회에서 은 2, 동 2개를 획득하기도 했다.

또한 가남초등학교는 다문화 가정 학생이 비율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이를 잘 활용해 2018년에는 충남다우리 이중언어학교를 운영하면서 영어를 비롯한 베트남어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방과후학과에 접목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는 다문화가정 대상국 교육교류사업 학교로 선정되면서 베트남에서 현직교사 2명이 3개월 동안 학생들과 함께하기도 했다. 지난 봄 체육대회는 ‘베트남의 날’ 문화체험부스를 운영해 베트남 전통의상 체험하기, 베트남 음식만들기 등의 활동을 통해 교육공동체가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지난해 학부모와 함께하는 이중언어말하기 충남대대회 은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가남초등학교는 수년간 특수학급 방과후학교도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특수학생 맞춤형 체력과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한 결과 배드민턴은 지난해 충남대회에서 우승했고, 2년 연속 전국대회 출전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e스포츠 활성화를 통해 전국장애학생e스포츠대회에서 3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김지석 교장은 “앞으로도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교사의 투철한 사명의식 고양에 힘쓰겠다”며 “이를 토대로 나눔과 체험으로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양 가남초등학교 전경. 전원 학교로 지정되면서 운동장도 천연 잔디로 교체했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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