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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돌담길, 마을의 역사문화·공동체의 삶 담긴 문화재옛 돌담길의 재발견<1>
  • 취재·글=한관우/사진·자료=한지윤 기자
  • 승인 2019.05.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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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담장은 담장 벽체 재료에 따라 돌담, 토석담, 토담 등 구분
민족의 미적 감각·향토적 서정성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화유산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 길과 담장, 본성 담아
21세기 문화재 활용 다양하고 품격 있는 부가가치 창출 원동력

어느 시인의 말처럼 ‘돌담길’이나 ‘옛 담장’은 언제나 향수의 길이다. 고향집 사이사이로 좁다랗게 이어진 옛 돌담길을 생각하면 이내 마음은 그 시절을 걷게 된다. 담장 너머로 동무의 이름을 불러내던 외침, 담장 밑의 풀꽃을 따다가 소꿉놀이를 하던 아우성, 돌담길 사이를 내달리며 숨바꼭질 놀이에 해 저무는 줄 몰랐던 그 시절 기억의 파편들이 퍼즐처럼 맞춰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돌담길은 어른들에게는 또 하나의 타임머신이 아닐까.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자연유산이자 문화유산이기에 그 아련함은 더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문화재청이 사라져 가는 돌담길을 보존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마을 돌담길을 문화재로 등록하고 있다. 옛 담장은 담장 벽체의 재료에 따라 돌담과 토석담, 토담 등으로 구분된다. 등록문화재 마을 중 어떤 마을에는 돌담, 또 어떤 마을에는 돌과 흙을 교대로 쌓아 만든 담장, 또는 토석담 등으로 쌓아 올렸다. 담장 아래는 돌로만 되어 있더라도 윗부분이 돌과 흙을 교대로 쌓아올렸다면 이 또한 토석담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돌담과 달리 층층이 쌓아올린 돌 틈 사이로 흙냄새까지 간직한 토담 길은 내륙지방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담장은 의외로 여러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보기에 벽을 쌓고 기와를 얹으면 모두 같은 담장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담장을 쌓은 재료에 따라서도 구분하고 쌓는 방법에 따라서 구분하기도 한다. 이렇듯 고가(古家), 감나무, 담쟁이 넝쿨과 어우러진 옛 ‘돌담길’이 문화재로 등록돼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추억의 명소로 되살아나고 있다. 문화재청이 지난 2006년부터 마을의 ‘돌담길’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길과 담장, 인간의 본성을 담은 구조물
마을의 ‘돌담’은 장인이 아닌 마을 주민들 스스로의 힘에 의해 세대를 이어 만들어 지고 또 덧붙여져 우리 민족의 미적 감각과 향토적 서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다. 비록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손쉬운 재료로 아무렇게나 쌓은 듯 하지만 자연미가 매우 빼어나 전통미를 안겨 준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고향의 푸근함과 아늑함까지 선사하고 있다. 기능면에서도 담장은 집과 집 사이의 공간을 나누는 듯 하면서 이웃끼리 서로 소통하는 정서적 공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옛 사람들의 정서가 담긴 예스러운 ‘돌담길’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져 시급히 보존할 필요성이 있어 문화재로 등록한 이유다. 문화재로 등록된 마을의 담장은 대부분 자연석을 사용한 서민적인 돌담이나 토석담으로, 짧게는 700m에서 길게는 10㎞에 이르기까지 그 길이도 다양하다고 한다. 또한 마을의 형성과 관련된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들과 고목들이 마을의 유구한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또한 마을과 인근에 지정문화재들도 산재해 있어 문화유산으로서의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따라서 문화재로 등록된 전국의 돌담을 통해 홍주성 복원과 맞물려 조성예정인 양반마을의 조성 등에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 길과 담장이고 인간의 본성을 담고 있는 구조물이기도 하다. 담은 너와 나의 인식상 경계 개인화의 상징이며 에티켓을 요구하는 표지적 구조물, 본인의 품위를 은근히 과시하는 기념물이며 때론 약간의 배려를 담고 있는 이질적 구조물이 되기도 한다. 아주 옛날에는 인간과 동물의 경계이기도 했지만 차츰 인간 대 인간의 구조물이 되었다. 현대에 있어서 토지 경계는 관념적 선으로만 관리되고 있다. 전국토의 30%정도가 디지털로 된 경계 수치점이 있지만 아직 70%는 일제시대부터 내려온 지적부를 참고로 측량되고 있다. 지적부로 측량하는 지역의 대부분이 실제 면적의 합이 지적부 면적보다 작아서 디지털화 시키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개인의 욕심이 오랜 세월동안 침착되면서 웃지도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도 폭 1m가 안 되는 담장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옛 담장은 주위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 나무, 흙, 돌을 사용해 만들었다. 서민들은 아주 기본적인 역할만을 하는 간단한 나무 담장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딱히 역할을 하는 대문도 없었다. 쉽게 만들 수 있는 담장이기에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의 삶을 느낄 수 있는 담장이다. 좀 있는 집에서는 돌과 진흙을 겹겹이 쌓고 기와를 사용해 지붕모양으로 마무리 했다. 기와가 방수역할을 해서 흙담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해 주고 모양이 예뻐서 그 집안의 능력을 내보이는 역할도 겸해서 했다. 우리의 담장은 때론 길을 먼저 배려해 걷는 사람이 편하게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무리 됐으며 골목 특유의 사연을 담을 수 있게 다양한 조형의 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담장의 기본 재료는 흙과 돌로써 그 기능을 다하고 없어져도 자연과 괴리되지 않으며 흔히 식물과의 공생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자연적 담장이기도 하다. 담장은 바로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 특별히 그곳은 솟을 대문과 같은 정성스런 구조물로 장식해 삶의 여유를 그리고 손님맞이의 반가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 옛 담장의 가치와 활용방안 필요해
이렇듯 수백 년 된 돌담길만 재조명을 받는 게 아니다. 도시가 급속하게 개발되며 낙후와 낙오의 대명사로 전락했던 골목길도 되살아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정서와 문화를 원하는 대중적 요구와 맞물려 온갖 삶과 문화, 역사를 지닌 관광자원의 보고(寶庫)이자 단절된 인간관계와 공동체 가치를 복원하는 생태체험장 등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목길에서 문화유산과 삶의 이야기를 찾아 소개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 등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자 지자체들도 골목길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관광정책을 수립하기도 한다. 도시의 벽돌·시멘트 담장과 달리 시골마을의 담장과 골목길은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자연이 되고 있다. 특히 문화재로 지정된 담장 길은 독특한 건축 양식과 모양을 지녔다. 또 역사적·풍수학적으로도 가치가 뛰어난 마을에 조성된 사례가 많아 정겨운 시골 정서를 느끼는 동시에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다. 민족문화의 상징 가치를 대변하는 문화재는 한민족의 정체성의 기반이며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의 차이를 지표 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특히 문화가 꿈이 되는 21세기에 문화재 활용은 다양하고도 품격 있는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확보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 제고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자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에는 ‘문화재의 활용이 곧 보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재의 창조적 활용을 위해서는 문화유산이 국민과 친숙하고 생명력이 살아있는 역사·문화·관광 자원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펼쳐져야 한다. 사라져가는 마을의 좁은 고샅길과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구불구불한 흙돌담길이 관광 상품으로 개발돼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뜨고 있다. ‘옛 돌담길’을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골목길 투어’ 등이 관광 상품으로 개발돼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홍성의 홍주성 복원과 맞물려 조성되는 양반마을에도 ‘옛 돌담길’ 등을 조성해 ‘살아 숨 쉬는 도시유산’에 대한 보존과 활용 측면에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옛 돌담길’과 ‘옛 담장’ 등의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한 접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취재·글=한관우/사진·자료=한지윤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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