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 폐광산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21구 중 2명의 유족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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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 폐광산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21구 중 2명의 유족 찾았다
  • 한기원 기자
  • 승인 2019.06.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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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이종민 씨, 아버지 유해 DNA 통해 확인

광천 김동규 씨, 유전자형 70% 일치 통보 받아
광천읍 담산리 산 93-1 폐금광 굴에서 진행된 유해발굴 모습(홍주신문 자료사진).

6·25한국전쟁 당시 국가공권력인 경찰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판단되는 홍성지역의 국민보도연맹사건은 1950년 7월 초 20~30대가 대부분인 홍성지역 남자 농민 보도연맹원들이 홍북면 상하리 용봉산 기슭에서 무고하게 학살됐다. 또한 7월과 10월 경 광천 담산리의 폐광산에서도 학살사건이 있었거나 용봉산에서 학살된 시신을 광천 폐금광 굴에 매장된 것이 확인됐다.

광천읍 담산리 폐금광에 암매장됐다가 66만인 지난 2016년 2월에 발굴했던 유해에 대한 DNA 감식 결과 후손 2명에 대한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70년 만에 두 명의 유족을 찾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용봉산 추모공원 근처에 임시로 마련된 유해안치시설의 21구의 유해에 대한 24점의 시료를 채취해 DNA 감식을 의뢰했다. 이 때 채취한 유족들의 DNA를 통해 친자 유무, 동일부계 혈족 등을 찾기 위한 유전자 감식을 전문기관인 서울 휴먼패스에 분석 의뢰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홍성유족회에서 의뢰한 21구의 유해에 대한 DNA 유전자 감식 결과 홍성읍에 사는 이종민 씨와 고 이강세 씨의 유전자형이 87%(검사 15 항목 중 13항목 일치)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고, 광천출신의 김동규 씨와 고 김숙제 씨의 유전자형이 70% 일치하는 것으로 통보했다. DNA 감식 결과는 상염색체의 유전자형이 99.99% 일치해야 법적으로 친자 관계가 성립되지만 두 사람은 수십 명이 섞여있는 유해들 가운데서 수습했기 때문에 친자관계로 인정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종민의 부친인 이강세는 해방 직후 홍성군농민조합장으로 농민의 경제, 정치 투쟁을 벌였고,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해 선전부장으로 활동하다가 경찰에 의해 학살됐다. 김숙제는 광천읍 내죽리 출신으로 서울 세브란스병원 의사로 근무하던 중 추석 명절 고향에 내려왔다가 광천 담산리에서 총살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2월에 발굴조사를 벌인 광천읍 담산리 산 93-1번지에 대한 발굴 결과 다수의 유해와 탄두가 발견됨으로써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유해매장지임이 확인됐었다. 당시 광천 폐금광 굴에는 1950년 6월부터 10월까지 보도연맹원을 비롯한 부역혐의 등으로 30∼60여 명이 민간인이 군경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기구였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09년 충남지역 국민보도연맹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결정서를 통해 “국가권력이 불법으로 민간인을 살해한 것”이라며 “국가는 유족을 비롯한 국민에게 사과하고 위령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권고했다.

이후 시간은 흘러 2016년, 광천 폐금광의 발굴 현장은 가로 8m 가량의 굴에서 모두 21구의 희생자 유해와 수 십여 점의 유품 등이 발굴됐다. 이 때 발굴된 21구의 유해는 홍북읍 용봉산 학살 현장에 세운 추모탑 인근에 안치시설을 갖추고 유해를 안치해 오고 있다.

기존의 용봉산 골짜기에서 홍성지역 보도연맹원들이 사살됐던 사실에 바탕해 지난 2015년 7월 13일 홍성군은 홍북읍 용봉산 학살 현장에 추모탑을 정식으로 세웠다. 한국전쟁 당시 홍성지역에서 국민보도연맹사건으로 희생당한 것으로 확인된 민간인 61명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탑이다. 하지만 광천 폐금광에 대한 유해 발굴 결과 등을 보면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원 등의 조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의 용봉산 추모탑 인근이나 유해가 발굴된 광천 오서산 폐금광 인근 등에 추모(평화인원)공원을 조성해 이들을 추모하는 일이 후손들로서는 가장 큰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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