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단편영화제, 작년 실패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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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단편영화제, 작년 실패 되풀이?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8.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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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총연합회 ‘돈’, ‘체면’ 문제 거론… 회의 파행될 뻔

영화제 성공여부 판가름할 관객동원, 조직위 힘 합쳐야
지난 14일 열린 ‘제2회 홍성국제단편영화제’ 2차 조직위원회 회의.

제2회 홍성국제단편영화제 개막식을 한 달 남짓 남겨둔 지난 14일 홍성군은 군청회의실에서 ‘홍성국제단편영화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2차 회의를 열고 영화제 준비과정과 남은 과제 등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벌인 끝에 영화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날 조직위는 회의에 앞서 공동조직위원장에 김석환 홍성군수,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회장, 이우종 청운대 총장을, 집행위원장에 이송 청운대 교수를, 조직위 부위원장에 박건용 조직위부집행위원장과 이학춘 홍성영화인협회회장을 위촉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를 포함해 지난 4월 조직위 발족 당시 위원으로 구성된 관내 문화예술단체와 교육관련 기관 등 각계 각층을 대표하는 지역인사와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이하 영화인연합회) 관계자들이 모여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방안들을 놓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조작위에 따르면 영화제는 다음달 26일 홍주문화회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간 △홍성CGV △충남도서관 △홍주읍성 일원 등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회의 중반에 영화인연합회가 집행위에 영화제 출품작 선정방식과 예산편성, 개·폐막식 주관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에 대한 이견이 분출되면서 조직위 회의가 파행으로 끝날 뻔 했다.

영화인연합회 측이 집행위에 영화제 개·폐막식을 자신들이 주관하는 것이 확실한지에 대해 누차에 걸쳐 확답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집행위가 편성한 예산편성에 대해 영화인연합회 측의 강력한 이의제기로 토론시간 대부분이 개·폐막식 비용을 얼마로 할 것인지에 대해 할애됐다.

지상학 회장은 “영화인연합회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사들이 자존심이 센 단체들”이라며 “영화인연합회가 (홍성국제단편)영화제에 들러리 서러 갔다는 오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개·폐막식은 영화인연합회가 주도하는 것으로 확정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래야 영화인연합회가 개입할 명분이 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군 문화관광과 안기억 과장은 “영화제 전체는 집행위가 맡아서 진행하고, 개·폐막식은 영화인연합회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폐막식 비용 책정이 문제가 됐다. 영화인연합회 이수돈 사무총장은 “집행위가 편성한 예산으로는 어렵다”는 입장을 수차례 반복해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집행위가 설명한 예산편성안에 따르면 “영화제 총소요예산 3억5000만 원 중, 영화 상영과 영화제 부대 프로그램 운영비로 2억5000만 원, 개·폐막식 비용으로 1억 원을 편성해 놓았다”면서  다만 “예산편성의 큰 틀은 이미 합의된 부분이고 다만 세부내역은 조정할 부분이 있다면 협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제 출품작 선정과정에 대한 이견도 노출됐다. 영화인연합회 조동관 씨는 “선정위가 만들어져 있는 영화제는 보지 못했다”며 “몇 작품을 출품할 수 있는지, 영화 편 수가 중요하다. 이는 이 영화제에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는지를 가름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박건용 조직위부위원장은 “초창기 단편영화제인 홍성국제단편영화제는 지금 공모를 하게되면 좋은 작품이 들어오질 않는다”면서 “영화제가 지속되면, 공모를 통해 좋은 작품이 들어올 것이고, 해가 거듭할수록 공모의 규모도 키우고, 편수도 늘려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제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집행위가 제2회 영화제를 준비할 때 영화관 상영 가능한 상영작품들을 영진위(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영진위가 ‘홍성국제단편영화제’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는 “영화인연합회가 지난해 제1회 영화제를 진행하면서 정작 영진위에는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작년 영화제는 이름만 ‘국제’였을 뿐 실상은 영화관에서 정식 상영이 가능할지 여부가 불분명한 작품들로 진행된 ‘지역’의 영화관람 행사였다”는 것이다. 이에 홍성군은 지난해 영화제를 치루면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집행위’를 구성하고 조직위 협력 단체로 영화인연합회와 관계를 재설정하게 된 것이다.

사실 이날 회의는 부족한 관객 탓에 아쉬움을 남겼던 지난해 영화제를 교훈 삼아 올해에는 보다 많은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기획됐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는 시작도 못하고 ‘예산편성’이라는 돈 문제와 “영화제에 들러리 설 일 있냐”는 체면 싸움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회의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지난해 제1회 ‘홍성국제단편영화제’를 주관했던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올해는 조직위의 한 구성원으로 참여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아닌지 등을 포함해 집행위가 조직위 내부의 다양한 이견들을 어떻게 잘 조정하느냐에 따라 영화제의 성공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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