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이주노동자, 농어촌의 자산이며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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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이주노동자, 농어촌의 자산이며 가치다
  • 취재·자료=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19.10.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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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그들이 아닌 우리다<3>
서산 YMCA 이주노동자지원센터의 이주노동자 한글교실 수업광경.

농어촌 이주노동자 인권 보호는 사각지대, 외국인 지원조례 등 제정
예산군 외국인 2213명, 서산시 4399명, 홍성군 3600여 명에 이르러
다국적·다문화시대 외국인도 같은 주민, 다양한 행정서비스 받아야
한글·한국말은 희망이란 시를 써내려가는 수단, 희망가 부르는 도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한민족’이라는 이름의 단일민족 국가라는 사실을 당연시 해 왔다. 그러나 요즈음 들어 단일민족 국가라는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의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200여 만 명에 달하면서다.

이처럼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국적을 보면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서구 각국 등 매우 다양하다. 한국에 거주하게 된 이유와 신분도 천차만별이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인, 기업에 취업한 인력, 국제결혼으로 다문화 가정을 이루어 정착한 배우자,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온 이주 노동자들이다. 다문화가정이 지난해 기준 30만 가구를 넘어섰다. 그중의 절반이 결혼이주여성이다. 절대로 적지 않은, 지금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그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인간 존엄에 대한 장치가 개선돼야 하는 시점이다. 결혼이주여성도 엄연한 우리 국민이다. 이제부터라도 언어장벽과 체류자격 등의 문제로 피해를 받고 있는 많은 이주여성들과 이주노동자의 인권 보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폭행과 인권침해 행위를 예방할 실질적 대책과 처벌 강화 등은 우리 지역에서도 현안으로 등장했다.

■ 문화적 다양성 존중, 상생환경 조성
홍성군과 이웃한 예산군과 서산시도 홍성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농촌도시로 결혼이주 여성의 비율이 충남도내에서 비교적 높다. 2019년 8월말 기준 외국인도 예산군은 전체인구 8만 1807명 가운데 외국인이 2213명이며, 서산시도 전체인구 17만 8776명 가운데 외국인이 4399명이다. 현재 홍성군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약 3600여 명으로 홍성군 전체 인구인 10만여 명 대비 약 3.6%에 이른다. 급속한 개발과 국제결혼 증가 등으로 충남 서북부 지역에 외국인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해당 시·군들이 거주 외국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 제정에도 적극 나섰다. 이 조례는 외국인과 외국인 가정, 외국인지원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국어 및 기초생활 적응교육, 취업 등 상담 △외국인지원시책자문위원회 설치 △외국인 지원단체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등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예산군은 ‘예산군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를, 서산시는 ‘서산시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매년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정해 외국인과 지역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국제교류 행사를 갖기도 한다. 이들 시·군은 조례 제정을 통해 결혼이주자들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들도 주민들과 동일한 법적 지위를 얻어 해당 시·군의 재산과 공공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충남 서북부 지역에서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를 앞 다퉈 제정하는 것은 국제결혼가정의 증가와 함께 농어촌지역과 공업화지역에 외국인 노동자 인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산군 관계자는 “이미 농촌지역에서는 외국인들도 주민으로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립과 정착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은 미흡한 편”이라며 “다국적·다문화 시대를 맞아 외국인도 같은 주민으로서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받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예산군은 해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문화 가정과 예산군민이 함께 하는 어울림 한마당’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 문화적 다양성 존중과 상생환경 조성을 주제로 예산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하고 예산군이 후원하는 ‘다문화가정 어울림 한마당’은 베트남과 몽골의 민속춤 공연과 나라별 전통의상 및 놀이 체험을 비롯해 다문화가족과 일반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다채로운 이벤트행사도 펼친다.

한편 예산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사단법인 21세기교육문화포럼과 ‘기아자동차와 함께하는 다문화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21세기 교육문화포럼은 다문화 가정과 노인,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문화 사업을 전담할 부설기관으로 ‘즐거운 마을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두 기관은 결연을 계기로 취학 전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인성리더십 교실을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다문화·일반가정의 학생들에게는 다문화커뮤니티 교실을, 다문화·일반주민에게는 사진리더십 교실 등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홍성군은 다문화가족을 위해 군에서 예산을 지원해 홍성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빠른 정착을 위한 글로벌 어학교육, 다문화 가정 공감프로젝트 운영, 다문화 청소년성장 프로그램 과정 등 외국인과 이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폭넓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아울러 다문화축제, 친정 보내주기, 가족사진촬영 등 다문화가족의 인식개선과 지역사회통합을 위한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예산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한국어집합교육개강식.


■ 인권과 경제적 권리 등 지원군 역할
서산YMCA 이주노동자지원센터(위원장 한기홍)가 운영하는 ‘이주 노동자 한글 교실’이 열리는 날이면 생기가 돈다고 한다. 5년 전부터 시작한 한글교실을 거쳐 간 사람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캄보디아, 몽골, 중국, 이집트,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간다 등 다국적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현재는 10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한글을 배우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이들에게 한글교실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타국살이에서 견뎌내야 하는 팍팍한 일상에서도 서툰 발음으로 한 단어씩 말해보고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는 모습이 짠하게 느껴진다.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만큼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 땅을 찾은 사람들도 있고, 요즘 언론을 통해 조명 받는 난민지위를 가진 이들도 있다. 과거보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상식 이하의 횡포를 감내해야만 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의 처지는 더 열악하다. 국가적인 관심이 다문화이주여성과 가정에 집중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배려는 뒷전인 상황에서 한글교실은 한국말과 글을 배운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곳은 이주노동자들이 힘든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 할 수 있는 상담창구의 역할은 물론 인권과 경제적 권리 등의 법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도 한다.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잠시나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한글교실의 보너스다. 한글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수고도 많다. 일반적인 의사소통은 물론 근로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문화적인 차이에 대한 적응력과 부당한 차별에 대한 대응법 등 짧은 시간에 가르쳐야 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격무에 시달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달콤한 휴식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요일에 이곳을 찾는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알기에 단 한명이 찾아와도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툰 한국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돌아가야 할 고국이 있고, 가족이 있는 이들에게는 지금의 힘든 현실보다 훨씬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는 탓이다. 한글과 한국말은 희망이란 시를 써 내려가는 수단이요, 희망가를 부르는 도구다. 대한민국이 희망의 땅이 될지, 기억하기 조차 싫은 절망의 땅이 될지는 우리가 이들을 이웃사촌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영원한 이방인으로 남겨두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한편 서산YMCA에서는 코리안 드림을 가지고 한국으로 이주해온 이주민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유학생, 복지사각에 놓인 의료 소외계층의 사람들에게 진료혜택도 배려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산의료원과 협력해 이주민 무료진료센터를 서산, 태안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서산YMCA 외국인 의료지원센터는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미처 치료받지 못하거나 시기를 놓친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며 매월 세 번째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만 운영을 한다. 이들의 건강권확보를 통해 기본적으로 존중되고 확보 되어야할 인간의 기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역사회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병의원과 의료기관등 유관단체와 상시 협력적 관계를 유지 발전해 의료지원체제를 가동해 운영하고 있다.

예산군과 서산시 등의 경우 홍성군과 마찬가지로 농촌지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우리말에 서툴고 취업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다. 충남도내 이주노동자는 2만 1000여 명으로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인이 97%에 달한다.

이들은 제조업이나 농·축산업, 어업, 서비스업에서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 비전문 취업비자로 입국한 상태다. 비전문 취업비자로 입국한 이들이 출산할 경우, 자녀는 한국 국적 취득이 불가능해 교육도 받을 수 없다.

한편 충남지역에도 결혼이주여성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문제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충남지역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017년 8186명을 기록한 뒤 해마다 10%이상 증가해 올해 1만 321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생 대비 비율은 3.89%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규모로는 6위, 비율로는 2위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에서 다문화, 이주노동자 사회로 나아감에 따라 우리는 그들이 다른 모든 영역에서 우리 국민과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정책적 배려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문화외국인 공동체를 뛰어넘어 지역주민들과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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