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과 초가집이 홍성의 브랜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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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초가집이 홍성의 브랜드라면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09.07.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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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자치단체마다 특색이 있는 도시경관으로 바꾸기 위한 디자인 열풍이 불고 있다. 디자인이라 하면 과거에는 패션, 제품 등 산업디자인에 국한됐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건축, 도시, 조경 등 창의성이 요구되는 모든 분야로 확대되면서 그 힘이 발휘되고 있다. 도시를 디자인하자는 것도 결국은 디자인된 도시의 매력적인 이미지가 도시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도시브랜드를 통해 도시의 새로운 경쟁력을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홍성도 충남도청 소재도시로 전국적 위상을 갖춘 국제수준의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디자인 전략이 필수적이다. 도시디자인도 과거에는 주로 효율성측면만 중시됐지만 최근에는 쾌적한 환경, 매력적인 경관, 그리고 문화적 가치추구 등이 핵심철학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람들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배어있는 매력적인 환경을 접할 때 그 도시의 다양한 형성배경과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 도시의 역사성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성의 중심에는 한옥과 초가라는 주거문화와 삶의 상징으로의 사람의 혼이 배어 있다는 사실이다. 황토집이 인기가 있는 시대이고 보면 한옥과 초가집이 홍성의 브랜드라면 차라리 어떨까.

홍성의 특성․특색․가치 살릴 수 있는 전략 필요

현재 홍성의 도시디자인 방향은 사실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역사문화경관의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고도지구, 보존지구, 미관지구, 문화재보호구역, 지구단위계획구역 등에서 홍성의 특성과 특색,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구체화된 전략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건축물에 대한 디자인지침이 제시되고, 지역별․가로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 바람직한 경관으로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시가지 관리에 대한 입체적 디자인 수단인 지구단위계획도 역사문화경관의 보전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계획적으로 실시돼야 할 것이다. 특히 건축물 형태규제를 위한 구체적인 디자인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제시도 필요하다. 역사문화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건물의 건축 등 난개발로 이어지는 점은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로 인하여 도시환경이 악화되고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기 좋은 도시, 정체성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홍성을 다시 디자인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역사문화도시로의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필수적인 조건 중 하나가 홍주성의 복원이며, 이에 따른 군청 청사의 건립문제다. 홍성군청은 반드시 홍주성 안에 한옥형태로 건립돼야 한다는 것이 홍성경쟁력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홍주성과 홍주천주교 순교사, 홍주의병사, 동학 등은 홍주의 정신이다. 오늘 우리들의 삶의 원형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역사는 곧 시대정신인 것이다. 


▲ 전주 한옥마을은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에 있는 한옥이 보존되어 있는 마을이다. 약 700여 채의 한옥들이 군락을 형성하고 있으며, 전라북도와 전주시에서 문화 관광 명소로 보존, 개발하고 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교동, 풍남동 일원의 도시한옥은 1910년대부터 산업화 사회로의 진행과정에서 발생된 우리나라 주거문화 발달과정의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전통도시한옥 보존의 유일성도 지니고 있다. 현재 서울, 대구, 경주의 도시한옥은 한옥보존지구 및 미관지구 해제 이후 진행된 무계획적인 개발로 인해 도시한옥군의 전체적인 형상이 훼손되고 개별 한옥의 원형이 상실된 상태다. 그러나 전주시의 도시한옥군은 지구형상, 건물형태 및 구조, 골목길 등이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홍주성 복원, 고도 옛 모습 살려 정체성 찾자


홍성군은 오는 2024년까지 4300억 원을 투입, 홍주성 일원 14만8600여㎡를 옛 모습으로 복원하는 홍주성 복원 및 홍성고도역사문화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16일 첫 삽을 떠 오는 2012년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하는 것을 계기로 충남의 중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홍성이 홍주성 복원과 고도(古都) 개발사업 등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역사문화도시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홍주성 복원 및 고도개발 사업은 홍주성 성곽 1772m로 복원하고, 홍주성 안에 관아와 옥사 등 부속건물 27동을 옛 모습으로 재현해 역사문화 도시의 면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옛 홍성세무서 자리에 홍주역사관 건립과 옛 법원, 검찰청 자리에 옥사 등 시설물 복원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2011년부터는 훼손된 성곽과 동헌, 책실 등 관아건물을 복원하고, 홍주성 안에 저자거리, 옹기촌, 공예촌, 전통음식 체험거리 등 민속마을을 조성 홍주성의 옛 모습을 재현한다는 것이다. 홍주성 복원과 고도 옛 모습 되살리기를 통해 충남의 중심도시로 홍성의 정체성과 위상을 확립하고, 역사문화관광 활성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 등을 촉진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전통은 흔히 낡고 불편한 󰡐구닥다리󰡑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전통의 보전적인 가치만을 고려한 선입견일 수 있다. 하지만 전통은 조상들의 수백, 수천 년을 쌓아온 삶의 지혜가 응축된 값진 자산이다. 전통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창조할 때 미래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때이다. 오는 9월 18일부터 열리는 축제에서 옛 장터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옛 장터의 모습에서 오늘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할 때이다. 사실 홍성에는 한옥 기와집도 초가집도 거의 없다. 하지만 사라지는 옛것이 오히려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전통에 대한 해석은 우리 후손들의 몫이자, 새로운 의식과 시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특히 도시는 사람이 만들지만 그 도시가 사람을 가르친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 영원히 사는 게 아니다. 이전에 살던 이들의 기억도, 우리 후손의 삶도 생각해야 한다. 건축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건축에 스며있는 바람과, 흐르는 음악과, 움직이는 공간, 사람의 외침이 담겨 있어야 한다. 건축을 자연보다 빼어나지 않은 풍경과 같은 지역의 토양을 담은 건축물로 지어야 하는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홍주신문 제80호(2009년 7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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