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산상가의 장기적인 발전 대책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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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산상가의 장기적인 발전 대책 세우자"
  • 전상진, 조성웅 기자
  • 승인 2010.03.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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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홍성월산지구상가 3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는 풍경과 발걸음을 직접 내딛어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나 다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어쩌면 현재의 소중한 모습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골목길을 통해 우리네 이웃의 소중한 삶의 향기를 맡아보고 싶다. <편집자 주>


월산택지개발은 현재진행 상태다. 홍성읍 월산리 법원·검찰청과 부영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개발됐지만 아직 발전단계의 개발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한국토지공사의 택지개발 사업 당시 법원 옆 도로를 경계로 위쪽을 상가로 개발했고, 아래쪽은 근린생활권으로 개발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상가가 밀집돼 있는 것은 아래쪽이다. 위쪽을 상가로 개발한 것은 아무래도 법원·검찰청 주위로 상가를 조성해 <행정·법조타운권>을 형성할 의도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주차장 시설 역시 법원·검찰청 주위에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월산상가가 아래쪽에 밀집 형성되다 보니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다. 근린생활권으로 묶여 상가번영회도 사실상 제대로 활동할 수 없는 상태인 것. 현재 상가번영회가 엄연히 있고 하무호(53·석(石)갈비애(愛)반했다) 번영회장이 상가번영회의 발전방안을 여러 각도로 찾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상가번영회는 없는 상태. 홍성군 입장은 근린생활권에 있는 상가번영회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 번영회장은 "현재 15 상가만 번영회에 가입된 상태지만 많은 상가들이 번영회 가입을 한다면 사단법인 등록추진을 통해 상가번영회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한다. 군의 미래지향적인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월산택지개발은 현재 월산리 택지개발만 이뤄졌고, 오관리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경우 토공과 대한주택공사가 합병되는 과정에서 사업이 중지 상태에 놓여 있다. 군에서는 올해 7월 사업신청을 해 내년도 단계적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반영하겠다고 하지만 사업 진척은 불투명한 상태이다. 옥암리 택지개발의 경우에는 군에서 오는 4월 용역을 의뢰해 환지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하지만 마을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사업 추진은 미지수다. 이렇듯 주변 사업들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진행될 경우 월산상가 발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월산상가의 발전에 또 다른 문제는 지난주에도 지적한 것처럼 지나친 주·정차 단속과 가로수 문제이다. 상인들은 한결같이 주·정차 단속 시 적어도 경고방송은 한 이후에 단속을 하라는 주장이다. 주·정차 문제에 대해서도 군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공용주차장 확보와 주차라인 지정 등을 해준다면 경기침체의 상황 속에서 상가들은 대부분 숨통은 트지 않을까라는 반응이다. 또 도로 경관을 위해 토공에서 심은 가로수가 특히 여름철이 되면 잎이 무성하게 자라 1층 상가간판을 덮고 전선에 부딪쳐 위험하다는 것. 군에서는 토공 사업이니 군과는 관련이 없다는 반응이다. 군이 월산상가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면 여름철 가로수 가지치기에 신경 써주는 것도 월산상가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상권 전체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지자체의 역할이라고 여겨진다.

하 번영회장은 "법원·검찰청에 좋은 일로 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법원·검찰청만으로는 장사하기가 어렵다"며 "행정기관이나 기타 관련기관들이 들어오고 문화적인 공간들이 형성된다면 월산상가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산상가 상인들은 이제 홍성군은 월산상가의 발전 그리고 지역상권 전체 발전을 놓고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 어떤 방식과 내용, 주제를 가지고 상권을 개발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골목 사람들>

송양헌 씨 <제이제이당구장>

지난 2005년 부영2차아파트 분양 전부터 월산상가에 터를 잡은 송양헌(42) 씨는 월산상가번영회 사무국장을 맡아 일을 해오고 있다. 송 씨는 월산상가의 문제점으로 가로수 문제를 들었다. 상가 앞 인도 가로수는 택지개발 당시 토공에서 심었는데 심어놓기만 하고 관리는 전무한 상태라고. "상가번영회에서 가로수 문제로 군청에 가지치기 건의를 했는데 군청 담당자는 토공 소관이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겨울에는 가로수가 앙상히 가지만 있지만 여름철 잎사귀가 무성해지면 1층에 자리한 상점 간판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또한 웃자란 가지들이 전선들과 부딪쳐 위험하다"고 한다. 송 씨는 월산상가의 유동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용주차장을 비롯해 가로수 문제 등 군청의 지원이 좀 더 이뤄지면 훨씬 발전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두호 씨 <청(淸)일식>

월산에 상가가 몇 군데 없던 지난 2005년부터 장사를 시작해 6년째 일식집을 경영하는 김두호(35) 씨. 김 씨는 예전 <홍가네> 8평짜리 조그만 일식집에서 월산상가로 보금자리를 잡기까지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한다. 서울과 천안에서 8년 정도 일을 배우고 홍성에 내려온 김 씨는 "19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설거지만 6개월을 했는데 주방에서 칼을 잡기까지 맞으면서 일을 배웠죠. 몰래 죽은 고기로 생선 다루는 연습도 하고…"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하지만 김 씨의 얼굴에는 지난날의 고생이 즐거웠던 추억으로 기억되는지 웃음이 가득했다. 태안유류유출사고 때에는 손님이 끊기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단골손님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잘 넘겼다고 한다. "그땐 정말 힘들었는데, 친구와 단골손님들께 너무 고맙죠. 그래도 그 덕분에 9시 뉴스에도 나오고…." 김 씨는 주·정차공간이 확보돼야 점심식사를 하는 손님들도 많아지고 상권도 활발해지지 않겠느냐며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희 씨 <돈치킨 호프>

지난해 11월에 가게를 인수해 5개월째 영업을 하고 있는 김정희(34) 씨는 고향이 경상도라고 한다. 남편 고향이 홍성이어서 결혼을 하고 10년째 홍성에 살고 있다. 월산상가에서 장사를 시작한지는 5개월 밖에 안 돼 아직 월산상가의 분위기를 잘 모르겠다는 김 씨는 "경기가 안 좋다는 걸 체감하죠. 손님이 정말 많이 줄었어요. 올해 초만 해도 그럭저럭 손님이 있긴 했는데, 3월 달에 학생들의 입학과 개학으로 가정에서 돈쓸 일이 많아 술집 장사는 잘 안 된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라며 경기침체를 이야기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있다는 김 씨는 "홍성에는 운동부가 있는 학교가 없어서 아쉬워요. 제 아들도 축구를 너무 좋아해 공주로 유학을 다니는데 축구부가 있는 초등학교 하나쯤은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학부모의 고충을 이야기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김 씨의 얼굴에는 삶의 어려움보다 미래의 희망이 가득해 보였다.

복진웅 씨 <패밀리마트 법원점>

지난 2008년 10월에 편의점을 인수한 복진웅(27) 씨는 법원점의 세 번째 점장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우연한 기회에 가게를 인수하게 됐다고 한다. 고향이 홍성인 복 씨는 월산상가가 기존의 홍성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발전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하는 긍정적인 생각의 젊은이다. 편의점을 처음 인수했을 때보다 많이 자리가 잡혀 손님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경기침체는 몸소 실감한다고 한다. "홍성엔 젊은 사람들이 너무 부족합니다.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을 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 구하기 도 너무 힘듭니다. 저 혼자서 24시간 할 수는 없고…"라며 편의점 운영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일로는 예전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술에 취한 여자 손님이 카운터 안쪽으로 들어와 쓰러져 너무 놀랐다"며 종종 술에 취해 싸움을 하고 물건을 부수고 하는데 자제를 부탁한다고 이야기 했다. 복 씨는 월산상가의 문제로 높은 임대료를 꼽았다. 법원 쪽에 가까울수록 임대료가 턱없이 비싸 가게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최재원 씨 <드림문구센터>

지난 93년부터 공무원주택 골목에서 <지문사>를 열고 장사를 시작한 최재원(46) 씨는 2004년 월산상가 초창기 때 지금의 자리로 가게를 옮겼다. 가게를 옮기고 처음 몇 년간은 장사가 잘 안 돼 어려움이 많았다. 최 씨는 월산지역이 아직은 협소하기 때문에 좀 더 택지개발의 필요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외부기업의 적극적 유치가 아쉬운 부분이라고. 최 씨는 홍성의 인구가 많이 감소한 것을 느낀다고 한다. 젊은 층은 계속 외지로 빠져나가고 유입되는 인구는 없다보니 학생 수도 급격히 줄고 있다는 걸 느낀다. "주·정차단속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고 주·정차단속을 하면서 경고방송이라도 좀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단속보다 계몽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월산상가의 주·정차단속의 문제점을 꼬집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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