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시장을 전통이 숨쉬는 특화시장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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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시장을 전통이 숨쉬는 특화시장으로 만들자"
  • 전상진 기자
  • 승인 2010.04.12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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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골 골목 기행] 20. 광천전통시장 3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는 풍경과 발걸음을 직접 내딛어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나 다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어쩌면 현재의 소중한 모습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골목길을 통해 우리네 이웃의 소중한 삶의 향기를 맡아보고 싶다. <편집자 주>


광천전통시장에는 토굴새우젓·젓갈류 상가와 재래맛김 상가만 있는가. 시장의 경쟁력을 담보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광천시장이 경쟁품목으로 내세울 수 있는 상품은 토굴새우젓과 젓갈류, 재래맛김 등 수산물이다. 지역특화시장을 만든다고 볼 때 여전히 광천시장의 주력 품목은 수산물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특히 광천을 대표하는 토굴새우젓과 재래맛김은 많은 외지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광천지역 특산물 판매량 중 70~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하니 광천시장하면 토굴새우젓·재래맛김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광천전통시장에는 새우젓과 김만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가면 볼 수 있는 곡식이나 채소, 과일 등 농산물, 새우젓과 김을 제외한 기타의 수산물, 소·돼지·닭 등 축산물, 그리고 각종 잡화류 등 공산품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 갖추고 있다. 예전에 충남 3대 시장으로 손꼽혔던 광천시장에는 특정한 일부 상품만이 거래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물품들이 거래됐고, 광천시장은 활력으로 넘쳐났던 것이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북새통을 이루며 사람들에 치어 장을 보던 그 좋은 시절은 다 지나고 광천시장은 현재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광천전통시장 최고의 전성기는 1980년대였다고 한다. 당시 옹암포구가 활성화됐던 시절로써 시장 내에 500여 세대가 거주할 정도로 화려한 시절이었다. 꾸준히 상업 활동을 했던 상인들은 1980년대를 가장 수입이 좋았던 시절로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전성기를 누리며 번성했던 광천시장은 안면도에 연륙교가 생기면서 배가 왕래하지 않는 바람에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점차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한 1990년대 초 홍보지구 건설로 뱃길이 완전히 끊기면서 더욱 유동인구가 줄어 상권은 크게 위축됐다. 광천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오랜 경기침체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광천시장 대부분 상가들은 매년 판매량이 줄어들어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나마 광천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새우젓·젓갈류 상가와 재래맛김 상가들은 신생상가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단 한 번도 불황을 겪지 않았다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광천전통시장 상인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숙원사업은 시장의 활성화이다. 상인들이 말하는 시장 활성화의 방법은 전통시장의 모습 재현과 지역특화형 시장의 접목이라 할 수 있다. 토굴새우젓·젓갈류 상가와 재래맛김 상가는 지역특화형 시장(젓갈․김 특화거리, 농축산물 도매거리, 먹자거리 등)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시장 상가들은 전통시장의 모습을 재현해 내는 것이다.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 방법은 공동브랜드, 공동마케팅, 공동상품권 발행, 상인 조직화, 시설 현대화사업 등이다.

▲ 광천전통시장상인회 구재신 회장
광천전통시장의 현대화사업을 위해서 현재 홍성군은 <전통시장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서 약 70~80%의 사업을 완료했다. 군은 지난 2007년부터 사업비 39억3300만원을 들여 시장 환경개선 사업을 모두 완료하고 2008년 채소전과 과일전 일대의 낡은 장옥을 철거한 뒤 1150㎡의 규모로 새롭게 지어 임대·분양했다. 또 풍년농약사에서 어물전 110m 구간도 도시계획도로를 만들어 시장을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단장했다. 그리고 아울러 각종 편의시설이 있는 광장과 1150㎡규모의 아케이드를 설치해 시장을 둘러보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예전 우시장 부지의 주차장을 말끔하게 정비하고 길이 60m 폭 8m의 도시계획도로를 준공했고, 시장 내 100m가량의 낡은 목조 아케이드를 철거한 뒤 철골조(막구조) 아케이드로 재설치했다. 특히, 현재 군에서는 소도읍 육성사업의 하나인 충남챠이나 부지 일대를 매입하고 시장배후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막바지 환경개선 사업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 광천전통시장상인회 김정배 부회장
광천전통시장 상인들은 2005년 11월 3일 <광천전통시장상인회>를 발족, 법인 조합을 구성했다. 상인회는 현재 상인 110명이 가입돼 있는데 가입금과 회비를 납부해 상인 친목도모와 시장공용비로 사용하고 있다. 상인회는 또 매년 두 차례, 6월과 12월에 정기적으로 모여 시장과 관련된 일을 논의하고 있으며, 임원진들은 두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시장의 중요한 사업과 시장 발전 등을 협의하고 있다.

광천전통시장에서 풍년농약사를 운영하면서 39년째 광천시장을 지키고 있는 상인회 구재신(67) 회장은 "시장경기가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도 드러나게 침체됐다. 대형마트가 들어서 전통시장과 지역상권이 더욱 침체됐다고 하지만 사실 광천 같은 소도읍 지역은 농협 하나로마트가 더욱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취급하고 있는 모든 품목들을 농협에서 취급하면서 대부분의 농민들은 농협을 선호하고 자주 찾는다. 이러다보니 시장을 찾는 주 고객들이 시장보다 농협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일이 많아지고 시장은 장날에도 사람구경을 하기 힘들다"고 하소연을 한다. 구 회장은 또 "농협에서는 농자재만 취급했으면 한다󰡓며 󰡒시장과 농협이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앞으로 많은 계획을 갖고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시장 전체에 비가림 천장을 설치하고 협소한 주차장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또 시장 상가건물들이 60여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화재위험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것. 구 회장은 개별 상가들을 다시 지어 시장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큰 계획이라고 전한다.

상인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배(57) 광천리 신동마을 이장도 "시장 상인들이 웃으면서 장사할 수 있는 광천시장의 옛 영광을 되찾도록 모두의 합심노력이 필요하다"며 "군과의 협력을 통해 러브투어 및 이벤트 공연, 각종 축제개최, 그리고 상인들의 의식개혁과 역량강화를 위해 교육도 꾸준히 실시해 시장의 활성화를 꾀하고 광천의 옛 상권을 회복하는데 시장 상인회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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