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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고 서로 나누는 정이 가득한 곳
  • 이은성 기자
  • 승인 2010.11.12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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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업 특화사업으로 농업 경쟁력 키운다 ⑪ 은퇴농장 사람들 이야기
은퇴농장 김영철 대표 은퇴농장에서 거주하는 이문민 씨·박영애 대표

 

은퇴농장 김영철 대표


"어르신들과 함께 살자고 결혼 전 부터 약속 했어요"

1977년 결혼해 33년간 같이 살아온 '은퇴농장' 대표 김영철, 박영애 부부다. 남편과의 결혼약속이 "훗날 어르신들과 전원생활을 꿈꾸고 같이 하고 싶다"는 진실한 말에 결혼을 허락한 박영애씨는 농사한번 지어본적 없이 농촌으로 남편을 따라갔다. 돼지를 키우며 사업을 늘려나가던 김영철 대표는 부인 박영애 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995년 2000여 마리의 돼지를 몽땅 팔아 지금의 '은퇴농장'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은퇴농장에서 거주하는 이문식 씨, 박영애 대표

 

 


"어르신들과 같이 먹는 저녁, 얼마나 맛있고, 재밌는지 모른다"

서울, 부산,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은퇴농장'을 찾는다. 공무원을 하시던 어르신, 교직생활에 평생을 바치신 할머니 등 황혼의 노년기를 시골에서 보내고 싶은 다양한 분야에 종사했던 도시 어르신들이 '은퇴농장'을 찾는다.

맑은 공기에 흙냄새를 맡으며 자라나는 농작물을 보면 "일하는 재미와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다시 어린순 가꾸기에 여념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하우스안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김 대표는 "이런 어르신들과 다함께 저녁식사를 할 때면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며 "항상 웃음꽃이 한가득 여럿이 먹는 밥이 왜 맛있는지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자에게도 직접 키우고 쪄낸 맛난 고구마를 갖다 주며 어르신들의 정은 넘쳐났다.

'은퇴농장' 박영애씨는 "어르신들이 이런 집단시설에 가면 자식들이 욕을 먹을까봐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도시 은퇴 어르신들이나 독거노인 분들이 혼자 외로이 꿈과 희망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말했다.

"정성을 다해 키운 유기농작물"

은퇴농장에서 생산되는 각종 유기농산물은 도시에서 은퇴하신 우리들의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 직접 키운다. 그들은 자식, 가족들에게 먹일 생각으로 정성을 다해 키움으로써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유기농산물을 생산 해낸다. 김 대표는 "실제 어르신들이 자식들에게 직접 키운 농산물을 먹이는 즐거움에 정성을 다해 농장을 가꿔나가신다"며 믿고 먹을 수 있는 유기농산물의 장점을 강조했다.

'은퇴농장'의 유명세는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만큼 훌륭한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소장 강영희)의 가공ㆍ포장 지원 사업에 힘입어 어르신들의 소중한 농작물이 힘을 합쳐 최고의 가공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15여명의 어르신들이 정성을 다해 만든 유기농작물은 순수 야채 또는 절임배추, 다양한 절임류 등 연간 1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며 농장을 지탱해 나가고 있다.

"실버산업 선두주자 '은퇴농장' 희망을 노래하며"
 
'은퇴농장'은 단순히 어르신들이 농장만 관리 하는 농장이 아니다. 김영철 대표는 아픈 노인이 있으면 차량으로 병원에 모셔다 드린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쉬는 시간엔 심심하시지 않게 여가 활동을 위해 온천과 주변 관광지 견학 등 어르신들 가족과 더불어 즐거운 체험활동을 즐긴다. '은퇴농장'에 홀로 남겨진 아버지가 있는 가족들은 처음엔 근심 반, 걱정 반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체험활동이나 부모님의 초대 등을 통해 김 대표를 만나면 걱정했던 모든 부분을 사라진다고 한다.

김 대표의 아내 박영애 씨는 "부모님을 일찍 여윈 남편이 사랑했던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여러 어르신들에 대한 사랑으로 바뀐 것 같다 "며 "어르신들의 복지 분야 문제로 많은 고민과 활동을 지속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은 3000평의 밭에서 생산되는 어린새싹, 깻잎, 파 등 유기농산물을 하루 4시간씩 직접 재배하고 및 가공하며 이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수익의 30%는 입주하신 어르신들의 몫으로 평균 50여만원을 갖게 되신다. 일한 양에 비례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 어르신들의 판매수익은 한 달 80만원에 달하는 어르신도 계신다. 입주비는 7평 식대ㆍ전기료를 포함한 65만원, 10평 75만원, 14평은 110만원이다. 몇몇 어르신들은 땀 흘려 일한 노동의 대가로 직접 월 생활비를 계산한다.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러 온 손자, 손녀들에게 용돈을 챙겨주기도, 맛 난 것을 사 먹이기도 한다. 이런 재미에 푹 빠지신 어르신들이 농작물을 짓는 효과는 생계를 위해 농업을 짓는 기존 농업과는 분명히 다른 영향이 농작물에 미치는 것 같다. 알차고 싱싱한 유기농 생산물만 생산되니 판매하고 가공하는 '은퇴농장'의 매출과 이익은 전문 농업인들이 내는 효과의 배가 넘는다. 입소문은 널리 전국에 퍼져 '은퇴농장' 사이트의 절임류, 반찬류, 김치 등 인기품목은 미리 예약을 해야 구입할 수 있는 정도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품질을 우선으로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급속화 되는 고령화 시대에 노년인구는 늘어만 가는 현재 실버산업 일자리 창출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홍성군 홍동면의 '은퇴농장'은 한발짝 앞서 나가고 있다. 이어 전국의 유기농산물을 상대로 도시에서 은퇴하고 농사를 처음 짓는 노인들로 구성된 '은퇴농장'이 경쟁력을 갖추며 앞서나가는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이다.

'은퇴농장'에서 생산되는 먹거리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은퇴농장사람들 홈페이지(http://www.euntoi.com)을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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