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런 의원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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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런 의원 꼭 있다!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1.03.1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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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케이블 방송에서 '이런 사람 꼭 있다'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통계자료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흔한 얘기로 우리가 직접 겪었을 만한 화제를 잡아 모두들 공감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순위를 제시했는데, 정말이지 그 프로그램을 보며 "맞아, 맞아. 진짜 이런 사람 있었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홍성군의 임시회를 지켜보며 나도 모르게 "어, 이런 의원 꼭 있네"라는 탄사가 절로 나오는 상황을 여러 번 목격할 수 있었다.

먼저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소위 말해 스타성 의원이 되고자 괜히 큰소리와 호통 등을 반복하는 의원들이 있다. 적절한 채찍은 약이 될 수 있겠지만 엉뚱한 꾸짖음은 오히려 공무원들의 안일함을 낳게 될까봐 우려가 된다.

집행부의 눈치를 보며 안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용비어천가식 질문을 서슴지 않고 해대는 의원들도 있다. 실컷 집행부의 노력을 치하하다가 끝에 어쩔 수 없이 한 마디 비꼬는 식의 질문은 너무 속보인다.

도무지 준비가 되지 않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요점을 파악할 수 없는 발언을 하는 의원도 있다. 제발 미리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주민복지과 질의 시간에 뜬금없이 묘지 관리에 관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사실 묘지와 관련된 부분은 읍ㆍ면장이 관리하는 사항으로 논의의 대상조차 안 된다. 하물며 예산 증액과 감액의 기호조차 파악하지 못해 헷갈려하는 의원도 있어 도대체 의원으로서 기본 자질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도 예습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데 우리 의원들은 군민을 대표하는 이런 자리에서 한 마디를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예습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이러한 관행을 부끄럼 없이 해대는 걸 보면 우리 지역 사회에서 의회에 대한 견제나 비판의 대상이 제대로 없다는 증거인 것 같아 제대로 된 시민단체의 역할을 기대하게 된다.

자신이 할 말만 딱 하고, 일명 홍보성 멘트로 적당한 주제를 던져 놓고 자리를 뜨는 의원도 있다. 장시간 자리를 지키는 것은 집행부나 취재를 하는 기자들이나 방청을 온 주민들이나 힘들기는 매한가지인 걸 굳이 오전에 질문 하나 던져 놓고 끝날 즈음에 얼굴을 들이미는 것은 누가 봐도 정당한 행동은 아니다.

심지어 어느 의원은 잠깐 졸기도 하고 중간 중간 나가서 담배를 피우기도 하는 등 예의 없는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의원들 간에 큰 쟁점거리가 될 만한 사항을 꼬투리 잡아 서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의원도 있다. 군민들은 중앙의 국회의원들이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모습에 넌더리가 났는데 내 고향에서조차 이런 모습을 봐야 한다는 것은 진짜 고역이다.

이제 제6대 홍성군의회는 집행부의 군정 업무에 대해 보다 더 날카롭고 심도 깊은 분석을 하여, 무조건 지적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비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길 바란다. 누구든 어떠한 사항에 대해 모두 만족할 수는 없다. 대안 없는 비판은 헐뜯기나 다름없다. 좀 더 많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원들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서민들은 정말 하루하루가 전쟁터이다. 어느 의원이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느냐"보다는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어떤 대안들이 나왔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다음 번 의회를 참관할 때엔 꼭 이런 기사를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연일 뜨겁고 날카로운 질의 이어져 투명한 행정 기대해도 좋을 듯. 홍성의 밝은 미래 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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