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환상의 섬이 가진 어두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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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환상의 섬이 가진 어두운 역사
  • 김윤하 학생명예기자 홍성여고2
  • 승인 2011.04.09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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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과거의 역사를 가진 제주도, 과거를 딛고 세계의 섬으로 거듭나다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다녀온 제주도는 무척 아름다웠다. 세계의 섬이란 이름에 걸맞게 깨끗한 바다와 이국적인 나무들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두 세 번씩 방문해도 질리지 않을 여러 곳의 여행지는 제주도의 풍경만큼 날 설레게 했다.

그러나 이번 수학여행은 제주도의 풍경뿐만 아니라 숨겨진 과거를 알게 해준 여행이었다.

제주도는 4.3사건이라는 끔찍한 과거를 안고 있다. 섬이자 한반도로 가는 길목이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제주도는 군사적 요충지로 떠올라 일본인들에게 철저히 지배당했다. 그래서 제주도엔 힘없는 사람들이 징병으로 끌려와 총받이가 되고, 땅굴을 파야했고 무고한 사람들이 총에 맞아 눈을 뜬 채로 땅에 묻혀야 했다.
제주도의 가마오름평화박물관은 아버지가 징용으로 제주도에 끌려와서 배고픔과 추위에 허덕이며 등불 하나에 의존하여 요새를 지어야만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관장님이 청소년들에게 제주도의 아픈 과거에 대해 알리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드신 곳이다.

그곳엔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땀과 피가 영상과 유물로써 형상화 돼 있었다. 우리들은 십 분 남짓 되는 영상을 충격으로 입을 벌린 채 보고 있어야만 했으며 어둡고 좁은 요새 안을 걸으며 이 추운 곳에서 한 없이 고생하셨을 분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요새는 마치 미로처럼 좁고 복잡했다. 요새 안에는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일본인 장교들의 모습이 밀랍인형으로 만들어져있었다. 나라의 주민들은 땅을 파고 있고 침략자들은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은 식민지 주민들의 아픔을 느끼게 했다.

관장님께서 보여주신 영상 안엔 평화박물관을 다녀간 세계의 청소년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그 아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평화박물관은 일본의 잘못을 꼬집고 비난하려 세워진 박물관이 아니다. 평화박물관에서 재생된 그 영상 안에 일본의 청소년들이 우리에게 미안함을 표하고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를 바로 알고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 세워진 곳이다.

제주도는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에서 나온 아름다움이다. 제주도를 여자와 돌과 바람이 많아 삼다도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에 여자가 많은 이유가 제주도 4.3사건 때 많은 남성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그 외에 모든 것들도 세계의 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제주도의 역사에 대해 바로알고 널리 알려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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