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기념일, 우리는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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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기념일, 우리는 무엇을 할까
  • 김민경 학생명예기자 풀무고 2
  • 승인 2011.04.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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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4월22일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에서는 큰 행사가 열린다. 바로 학교 개교기념일을 맞아 학생들이 발표를 한다. 보통학교라면 개교기념일은 휴일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게 다반사인데, 우리 학교는 다르다. 학생들은 그 날 학교교육목표에 대해 공부한 자료를 발표한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알아야 하고 배워야할 것들을 학교교육목표, 직업십계, 열 가지 약속사항 등으로 만들어 놓았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만들어져 지금까지 지켜나가고 실천하고 배우고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매년 학생들은 개교기념일을 맞아 학교이념에 대해 공부를 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일주일 뒤 꽁트, ppt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부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다. 미션스쿨인 만큼 행사 전 예배를 드리고 공부 내용을 발표할 것이다. 이날 2학년 여학생들은 열심히 만든 개량한복도 입는다. 다른 학생들 역시 이날만큼은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고 개교기념일 행사에 참여한다. 그리고 행사가 끝난 뒤 '한마당'이라는 공연 동아리에서 길놀이와 선반공연을 펼치며 즐겁게 행사에 참여한다.

그렇다면 다른 학교들은 어떨까? 나 또한 중학교 때만해도 개교기념일은 쉬는 날이라고 생각했을 뿐 딱히 학교의 이념이나 교육목표에는 관심도 없었다. 대부분의 학생들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개교기념일이 중요한 날이구나'라고 새삼 느끼게 됐다. 고등학교에 올라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어떤 교육목표를 두고 있으며 나는 이 학교에서 어떤 걸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지, 앞으로 내가 직업을 선택할 때 어떤 마음과 몸가짐으로 선택해야 하는지를 조금씩 배우면서 살게 되었다.

우리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 보자. 학교는 공부를 하는 곳, 좋은 대학에 가도록 돕는 곳 말고는 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언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세워졌으며, 어떤 전통이 있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으니 자연스레 학교에 대한 사랑 같은 것도 없다.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다. 교육목표는 그저 학교 간판에 걸어두는 글자로 채운 교훈이 아닌 우리가 이 학교에 온 이상 배워야할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은 학교에 와서는 단지 입시공부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있는 학교는 학교가 아닌 학원이 아닐까? 혼란스러워지기까지 한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선생님들 역시 자신들이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학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어떤 걸 가르칠까? 두발검사를 하고, 소지품검사를 하면서, 뛰어다니지 말라 잔소리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라고 부추기고 있지만은 않은지 말이다. 선생님들은 학교 교육목표와 자신이 교사로 있는 학교의 좋은 전통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사람'을 만드는 가르침을 하고 있을까?

만약 우리가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목표나 전통 등을 알아 거기서 진정한 의미를 찾는다면 지금의 이 삭막하고 정형적인 틀에 묶여있는 학교가 조금이나마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의 학교가 대학이 목표가 아닌 진정한 꿈의 발판이 되는 곳, 올바른 이념과 '사람'을 만드는 곳이 되어야 한다.

우리 학교의 개교기념일 행사에는 학생뿐 아니라 선생님들 모두 교육목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마음에 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다. 다른 학교 학생들도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알아가고 배움의 터전으로 생각하여 학교에 의미를 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를 다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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