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반만한
얇은 수첩 속에 자식들이 살고 있다.
팔순이 가까운
주름만 남은 자식들의 집
가로줄에 세로로 큼지막하게
큰아들 번호가 적혀 있고
다음 장 역시 한쪽 가득히
둘째네가 살고 있고
셋째 아들 전화 번호는
연필로 삐뚤삐뚤 적혀 있고
넷째는 볼펜으로 반듯하게
손주녀석 보고 적어 달랬고
막내네는 대전 손녀가 적어
글씨가 작다.
안양사는 고명딸은
핸드폰번호까지 적어 드렸다.
저녁마다 펼치는 갈피갈피에
어머니 손때가 묻어 있는 낡은 수첩
오늘도
전화기 옆에 혼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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