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 처장의 왜곡과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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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 처장의 왜곡과 협박
  • 이번영 홍성닷컴 기자
  • 승인 2011.06.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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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문제의 핵심 중 하나는 특목고 문제입니다. 특목고는 외국어, 과학, 예술 등 특정한 분야에서 잘 하는 학생들을 선발해 길러 그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기르겠다는 목적으로 설립, 운영하는 학교로 정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들이 설립 취지와 목적을 팽개친 채 대학입시 준비기관으로 전락한 것이 문제입니다. 그 책임은 대학과 이를 방관하는 정부 당국에 있습니다.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외국어대학이나 일반대학 외국어 학과에,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는 과학 관련 학과에 진학하게 해야할 할 것입니다. 일찍부터 진로를 정하고 특혜를 받으며 공부한 특목고 학생들이 일반 대학으로 바꿔 진학하려면 큰 불이익을 감수하게 하던가 아예 길을 차단하는게 마땅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각 대학에서는 특목고 학생을 많이 선발하기 위해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는 게 오늘 교육문제의 핵심중 하나입니다. 이런 대학 정책 때문에 특목고 설립 취지는 물거품이 되고 대학 입학을 위해 특목고에 가려는 학생이 줄을 서고 언론을 비롯한 각종 교육운동단체들은 각 대학의 특목고 학생 특혜 사례를 폭로하느라고 애를 쓰는 등 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특목고 문제 해결 없이 우리나라 교육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연세대학교는 한 발 더 나가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고질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2012학년도부터 특목고 학생과 농어촌 지역 학생을 경쟁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연세대가 이렇게 시작하면 다른 대학에서 따라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따라서 오늘 연세대 문제는 연세대 문제로 끝나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이 문제가 홍성지역 학부모와 교사, 지역의원들로부터 강력한 저항을 받고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정치권의 관심사로 확산돼 가자 지난 17일 김동노 연세대 입학처장이 홍성군청을 방문, 학부모 등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김 처장은 이날 지역 여론을 듣는 대화라기보다 학교측 입장을 일방적으로 그것도 괴변으로 통보하는데 그칠 뿐만 아니라 협박까지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날 김 처장이 밝힌 내용의 핵심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농어촌학생을 위한 특별전형 자격 조건을 만족시킴에도 불구하고 (특목고학생은) 특별전형에서 배제됨으로서 오히려 역차별의 요소가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두 번째 “이 전형제도 도입의 가장 중요한 배경과 원칙은 지역균형이다”는 말을 김 처장은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 문제를 설명하면서 “홍성지역은 그동안 농어촌학생특별전형 제도를 통해 가장 많은 학생이 입학해 가장 큰 혜택을 본 지역이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반대여론이 많다. 전국 각 군지역 당 몇 명씩 배정해야지 왜 홍성지역만 많이 혜택을 보게 하는가 라는 반대여론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김 처장의 역차별 주장은 한마디로 괴변으로, 특목고 설치 취지와 목적을 위배하며 입시기관으로 전락시킨 대학들의 전형제도와 정부의 방관이 문제라는 점을 위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더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김 처장의 지역균형 문제에 대한 왜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날 배포된 보도자료와 유인물에 의하면 농어촌학생특별전형은 1994년 연세대에서 처음 발표하면서 각 대학에 확산됐습니다. 연세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농어촌학생특별전형 취지와 목적에 대해 “농어촌출신 학생과 기업체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내신과 추천으로 신입생 일부를 선발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송자 총장의 한국일보와 인터뷰 내용도 “정상적으로 경쟁할수 없는 소외계층은 대학에서도 소외받아왔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농어촌학생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보도자료는 특히 ‘농어촌출신 학생’ 이라는 글자에 밑줄까지 쳐서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날 김 처장은 이 전형제도의 가장 큰 목적이 “지역균형”이라고 왜곡하며 홍성지역이 더 혜택을 받아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왜곡한 것입니다. 이 제도의 이름이 “지역학생특별전형”이 아니라 “농어촌학생특별전형”인데 말입니다.

김 처장은 또 이날 어느 소설에 나온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느 마을에 이사온 나쁜 집이 하나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몰려가 문을 열라고 해도 안 열어줘서 문을 부수려하고 돌팔매질을 했더니 더욱 잠가버리다가 어린이 하나가 조용히 노크를 하니 문을 열어주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말은 홍성 지역 학부모들의 행동을 폭력적으로 받아드리며 이런식으로 하면 더 어렵다고 협박을 한 것입니다.

이날 김 처장이 홍성군을 방문한다고 하자 홍성 학부모들은 당초 당진군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행정기관과 지역 정치권에서 만류해 당진쪽 합류를 포기하고 조용하고 예의를 갖춘 대화자리로 만든 것이었다고 합니다. 참석한 학부모들이 이날 펼친 현수막도 “환영, 멀리서 오시느라 애썼슈”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화장에서 발언권을 얻은 자모들도 “특목고는 특목고끼리 경쟁시키고 어려운 환경의 농어촌자녀들과 같은 대열의 경쟁만을 피하게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에 대해 돌팔매질한다며 조용히 노크하라는 것은 홍성군민들의 인내와 예의를 무시하고 한국 교육 풍토를 앞장 서서 망치는 자의 오만과 협박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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