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한 역사·문화 자산 가치 깨워 도시 재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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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한 역사·문화 자산 가치 깨워 도시 재생해야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1.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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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불어 넣어 홍성의 옛 자존심 되찾자’는 주민의식 절실해

[2012연중기획] 새충남도청소재지 홍성발전 미래비전 <1>

△ 텅빈 명동상가

△ 재정비가 필요한 홍주성 부근 원도심


 
△ 서울 인사동거리


홍성군은 충남 도청이 이전하는 내포신도시와 5km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내포신도시가 조성되고 입주가 시작되면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며 이에 대한 특성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원도심 공동화로 대다수 지자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홍성군과 일부 지자체는 다양한 방안으로 원도심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홍성군은 충남도청 이전 내포신도시 건설로 인한 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고자 역사·문화·관광도시 조성에 나서고 있다. 군은 다른 지자체가 공동화 현상을 타개하고자 도로 조성, 아파트 및 주택 단지 조성 등 하드웨어에 치중한 것과는 달리 역사, 문화, 예술, 관광 등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다.

특히 홍성군의 ‘역사도시 홍성 도심 활성화 계획’이 지난해 6월 국토해양부에서 공모한 ‘2011 국토환경디자인 시범사업’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역사도시 홍성 도심 활성화 계획’은 홍주성 안 대지를 전통마을지구, 공원 및 행정지구, 역사문화거리지구 및 기타 유보지역으로 분할하고 도심 중요축인 역사문화거리를 조성하여 관광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사업이다.

이순광 홍성군청 도시건축과 담당자는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홍성군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원도심 공동화를 대비한 역사·문화·관광 도시로의 차별화 전략에 부합하는 사업으로 용역을 주어 오는 4월까지 구체적인 컨셉을 잡을 예정이다. 협의체를 구성해서 진행할 예정이며 5~10년 단위의 홍성군도시기본계획이나 발전계획이 평면적이라면 그 바탕 위의 3차원 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원도심 활성화 계획은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사업은 그 가운데 한 가지 대안이라고 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은 지역 출신 인물인 만해 한용운 체험과, 백야 김좌진 생가, 고암 이응노 기념관을 설립하고 이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방문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또한 홍주성 역사관을 설립하고 홍주성 복원사업에 2024년까지 4700억원을 투입해 관아 30동, 전체 성곽 1772m 중 962m 서·남·북문 등을 복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군은 원도심에서 문화예술 공연을 펼치며 원도심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클래식, 뮤지컬, 연극, 발레 등 다양한 예술 공연을 열어 지역주민의 문화향유권을 신장하는 한편 관람객 및 주민 등 유동인구를 증가시켜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편이다.

한편 홍성군처럼 소프트웨어를 리모델링해 원도심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지자체로 손꼽히고 있는 전북 군산시는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를 원도심 지역이 가진 근대문화자원을 재조명한 근대 문화도시 만들기에 나섰다. 시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용됐던 ‘조선은행’을 비롯한 근대 건축물을 바탕으로 ‘근대문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원도심 지역에 근대역사박물관,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 근대역사경관조성, 진포해양테마공원 등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포해양테마공원, 마을미술프로젝트, 근대역사박물관이 들어서 원도심 경제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는 2015년까지 시 예산 340억원을 포함한 총 980억원을 투입해 원도심 활성화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 이홍범 회장


상권이 살아야 원도심이 산다
명동상가 상인회 이홍범 회장은 홍성의 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명동상권의 활성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상권이 살아야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상가 공실률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명동상가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시설을 현대화 하는 등 기반공사는 거의 완성이 된 셈이며 내부 소프트웨어를 채우는 문제만 남았다. 유동인구의 원도심 유입은 편리한 접근성과 함께 살거리,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놀거리 등이 얼마나 풍부하냐에 달려 있다. 특히 원도심 상권 발전의 가장 큰 장애요소인 주차난이 해소돼야 한다. 명동상가의 경우 오래전 설계된 도시계획으로 공용주차장을 비롯한 주차장 용지가 부족한 현실이다.

이 회장은 “2년 전 명동상가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고자 상인 80%의 찬성으로 군에 제안했지만, 전례가 없고 실천 능력이 미숙하며 민원의 발생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유보 중이다. 차 없는 거리는 보행 고객 중심의 문화·예술의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쉴 수 있는 벤치나 음료대를 보행에 방해가 안 되는 거리 곳곳에 설치하는 것이다. 서울 인사동 거리처럼 볼거리가 있는 거리가 되어 사람들이 정체·체류하도록 하고 상점마다 윈도우 밖에 1~2개씩의 서화·악기·골동품·분재·조류 등 상인들 스스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동참해야 한다. 현재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아서 도난의 우려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명동상가는 12000평 규모에 360개 사업소가 있으며 36개의 업태가 있다. 병원이 27개, 은행이 3개, 파출소가 1개 있다. 어느 면으로 보나 빠지지 않는 상권이다. 이러한 이점을 잘 살려 지붕 없는 문화·예술의 상가를 만드는 것이 명동상가 상인들의 소망이다.

“내포신도시가 형성되면 원도심은 공동화 될 수밖에 없고 상권에 치명적이다. 원도심에서 자랑할 수 있는 건 전통과 경험이다. 만들어진 구도를 통합 구도로 만들지 않으면 대형마트나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지 누가 여기까지 나오겠는가? 화장실도 없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휴지통도 없고 앉을 데도 없다. 다양한 편의 시설을 마련해 거리를 활성화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기존 업체와 상충되지 않는 업종의 노점상을 유치하는 방안도 타당하다. 명동상가 내 CNA 앞 호떡 포장마차가 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길거리가 왁자지껄하고 떠들썩해야 한다”고 이 회장은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는 공연과 패션쇼, 거리전시회 등 비정기적으로 문화 행사를 개최하여 운집 고객이 보고, 듣고, 놀고, 느끼고 가게 하는 것이다.

요즈음 덕산은 새로운 유흥가가 조성됐다. 자고, 놀고, 먹는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어 ‘접대 문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명동상가 상인들의 주장이다. 주차도 비교적 수월하고 경치가 좋으며 숙박시설이 함께 있어 자연스럽게 상권이 활성화됐다는 것이며, 도청이전으로 내포신도시가 형성되면 덕산의 상권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편리한 접근성, 문화콘텐츠가 관건
도시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가지가 형성되면 상권이나 인구가 유출되고 원도심은 상대적으로 도시발전이 정체되는 ‘블랙홀’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원도심의 좁은 도로와 주차지설 미비, 노후건물과 편의시설 부족 등에 따른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재정 악화를 이유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선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자체 역량만으로는 원도심 활성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지자체는 다양한 축제를 펼쳐 스토리텔링이 있는 문화예술거리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이전 적지 활용과 함께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로 대변되는 문화예술거리가 조성될 때 도시재생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원도심의 경쟁력은 가깝고 편리한 생활인프라의 만족으로 생활비용절감이라는 기대감을 주어야 정주인구가 증가한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비단 지자체만의 몫은 아니다. 주민 스스로의 주인 의식, 내 고장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뒷받침되어 군과 민이 한마음으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접근방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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