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공간 인문학에 접목, 마을의 역사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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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공간 인문학에 접목, 마을의 역사 기억하다
  • 최선경 논설위원
  • 승인 2019.10.1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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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인문도시사업단 청운대 박현옥 교수
선경C가 만난사람-24

 

화해와 공존의 삶을 위한 ‘도시재생뉴딜’ 주제
10월 마지막 주, 다양한 인문학 강연·체험 행사


교육부에서는 매년 10월 마지막 주를 ‘인문주간’으로 선포하고 국민들이 인문학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열세 번째를 맞이하는 인문주간의 주제는 ‘갈등을 넘어 화해와 상생으로’이며, 전국 39개의 기관에서 인문학 관련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홍성군에서는 인문주간의 행사로 청운대학교 일원에서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화해와 공존의 삶을 위한 ‘도시재생뉴딜’을 주제로 인문학 강연이 개최된다. 이번 행사를 총괄기획하고 있는 홍주인문도시사업단 단장 박현옥(58·홍성읍·청운대 공간디자인학부·사진) 교수를 만났다.

“홍성군은 지난 2015년부터 인문주간 행사에 5년 연속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기초단체로는 유일하다. 이번 인문주간 행사는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도시재생’을 접목했다. 지역의 인문학적 정신 선포와 인문학 지식 나눔, 이웃과 함께 즐기는 인문학 한마당 등, 화해와 상생의 체험 행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박 교수는 인문학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라며 앞으로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지침을 줄 것이라고 인문학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인문학의 기저에는 문학, 역사, 철학이 있고 여기에 자연과학과 문화예술이 포함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리버럴 아츠(Liberal Arts)이다. 인간 정신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해 배우는 폭넓은 학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해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이를 통해 자유시민으로서 갖춰야 하는 기본 교양을 쌓을 수도 있다.”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강조되지만, 여전히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과거 미술동아리, 여학생회장 등 자신의 학부생활 경험을 들려주며 청운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홍성군민들도 다양한 활동을 해볼 것을 강조했다.

홍주천년학을 만들고 싶다. 물론 우리 대학에 이미 홍성학이 있지만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홍주의 정체성이 담긴 지역학을 만들고 싶다. 지난해에는 홍주 이름 사용 천년의 해에 걸맞게 천년 홍주의 문화, 인문도시 리턴즈를 주제로 시의적절하게 인문주간사업을 성황리에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처음 인문도시사업이나 인문주간 행사를 진행할 때만 해도 ‘과연 주민들이 많이 참석할까?’라며 걱정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한 강좌당 2~30명이 정원인 강좌들이 모두 채워졌다고 한다.

박 교수는 가장 보람된 일로 거북이마을대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을 꼽았다.
“거북이마당놀이는 정초와 추석에 행해지던 건립에 연극적 요소를 가진 탈을 쓴 잡색이 결합되어 즐기던 민속놀이로서 민간신앙적, 연극적, 음악과 춤의 요소가 있는 축제놀이다. 그래서 이를 보존 전승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운대학교 교양학부에서 마을주민과 함께 2017년 교양과목으로 채택해 가르쳤다. 아울러 강원도 평창연수원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성공기원축제에 초대받아 공연을 한 것은 잊을 수 없는 기쁨이었다.”

이번 인문주간사업은 예년과 달리 기획부터 홍성군의 많은 사회단체와 기관, 기업들이 머리를 맞댔다. 홍성군사회복지협의회, 청소년수련관, 지역발전협의회,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홍성군도시재생센터, 홍주제과제빵학원, 농업회사법인 (주)백제 등 다양한 기관들의 협조와 연대가 공모 선정의 일등공신이라고 추켜세웠다. 

“우리 대학이 가진 지적인 재산, 여러 가지 역량 등을 홍성군민과 함께하고 싶었다. 천년 홍주를 다시금 조명하면서 모두들 자기 삶의 지향점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구가 고향이지만 20여 년을 이곳 청운대에 몸담았고 아울러 홍성이 제2의 고향이 됐다. 작지만 지역사회에 보답할 수 있어 가장 행복하다.”

10월 마지막 주간에 진행되는 이번 인문주간행사엔 평소 박 교수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거’를 접목시킨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또 ‘걸어서~’ 프로젝트를 준비해 홍성읍 소재 일명 ‘홍고통’이라 불리는 골목을 되살리기 위한 시간을 준비했다. 주민들과 함께 걸으면서 체험하고 토론하고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시도이다.

“처음 인문도시 사업을 공모하면서 다들 인문학 전공자도 아닌 사람이 잘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것 같았다. 그러나 사람이 ‘장소성’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결국 학문이든 예술이든 인간의 삶이란 손끝에서 이루어진다. 내 집에 역사를 입히고 더 나아가 마을로, 공동체로 확산하는 것, 그것이 결국 인문학의 근간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들어 도전했다. 물론 결과도 좋아 너무 만족한다”

박 교수는 누구나 좋은 컨텐츠를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오프라인 강좌를 만들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평생교육의 기반을 만들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당찬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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