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업무 숙지, 안이한 답변으로 시종 일관 의원들의 지적을 받아야만 했던 농업기술센터(소장 전용완) 군정업무 청취는 답답한 한숨소리로 가득 찼다. 지난해에 비해 32%나 많은 예산이 책정돼 올해 102억원의 예산으로 다양한 사업 추진에 매진하겠다는 농업기술센터는 청사 신축부터 의원들의 지적을 받아야 했다.
현 농기센터 부지에 42억원의 예산으로 청사를 짓겠다고 보고하자 조태원 의원은 “농기센터의 주된 업무는 기술 보급 등 넓은 부지 확보로 농민들과 가까이 접해야 하는데 현재 청사의 위치는 앞으로 옥암지구가 개발되면 도심이나 다름없다”며 “홍성 외곽 지역인 금마나 광천 등 위치를 변경해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 소장은 “2008년 이미 의회에서 승인을 해 줬다”고 답하자 오석범 의원 “의회에서 승인한 것은 청사 신축 예산 부분일 뿐 그 당시에도 현재 청사 위치가 부적절함을 여러 번 강조하고 간담회 때마다 다른 곳으로 물색할 것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2006년에 48억원이었던 농기센터 예산이 현재 100억이 넘었다“며 ”과연 변화와 성과가 있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보라“고 요구했다.
윤용관 의원은 “농기센터 부지 문제와 관련해 광천에 두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었는데 항간에는 지역구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라는 소문도 돌았다”며 계획 중인 현재의 청사 위치는 적당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 소장은 “청사 신축 문제는 생활개선회, 농촌지도자, 4-H, 농업경영인 등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현재의 위치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들었다. 다른 곳에다 청사를 짓게 되면 50억원 이상 더 들어야 한다”고 답하자 의원들은 주민공청회를 개최해 전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과 사업비 초과 부분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기능성양념압축건조두부 상품화 사업, 3년 넘어도 실적 없어
이어서 기능성양념압축 건조두부 상품화사업은 이미 충남도의 행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사업으로써 3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공장 가동 등 실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석범 의원은 “3년차에 접어들면서 군비 17억원이 들어갔다. 생활개선회라는 민간단체에 준 보조금인데 이 사업이 생활개선회가 하는 것인지 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것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건조두부사업이 지연된 사유는 최초 사업 계획의 단계별 추진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초기에는 소규모 소득원사업으로 시작됐으나 무리한 공장화사업으로 확대하다보니 기본적인 HACCP 설비 등 두부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 구축 등이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8억7000만원의 예산이 세워진 이 사업과 관련해 전 소장은 “오는 5월 경이면 공장이 가동되고 물건이 생산될 수 있다. 진입로 확보, 마당 콘크리트 타설 등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윤용관 의원은 “예산을 승인하고 보조금을 줄 때에는 시장성까지 조사되고 고려됐어야 한다. 처음부터 전문성이 없는 단체가 사업을 추진한 것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홍성생행명품화사업 4년간 116억원 들여 추진해 놓고 민간에 위탁
아울러 홍성생햄 명품화 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성군은 2007년 자체 개발하고 획득한 특허(토굴새우젓을 이용한 숙성 돼지고기 개발)를 기반으로 토굴햄 연구와 품질 기준에 대한 상품화 기술 확보 등을 통해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생햄 제조기술 표준화가 우선 선행되어야 함에도, 현재까지 생햄 제조기술에 대한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없는 상태이다.
사업 추진에 있어서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쳐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공장이 준공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홍성군에서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지난해 전문민간 업체에 총 사업비 116억원을 들여 4년 동안 추진한 사업을 위탁 추진하고 있다.
장재석 의원은 “지난해 민간 업체에게 위탁을 줄 때 홍보, 마케팅, 광고 외에 다른 예산을 세우지 않기로 했는데 이번에 또 4억원의 예산이 세워진 점”을 지적하며 “사업비 추진 내역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오석범 의원은 “수도권 지역에 홍성햄 홍보판매장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있다. 이미 축산과에서 서울에 홍보판매장을 설치한다고 민간에게 8억원의 예산을 지원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위탁까지 준 생햄사업에 판매장까지 군에서 보조해야 하느냐”며 강하게 질타하자 담당자는 “정확한 위치 선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가열햄과 생햄, 홍성특산물을 홍보·판매하는 판매장을 설치하는 것이 어떨까 고려하고 있다”고 답해 의원들로부터 정확한 업무 숙지도 안 돼 있고, 방향도 안 잡힌 계획안이라고 비난을 받았다.
이어서 의원들은 기능성양념압축 건조두부 상품화사업과 홍성생햄(벨라몽) 명품화 사업은 2012년 행정감사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한편 김정문 의원은 농업기술센터 전체적인 업무 추진 보고를 마무리하며 “농업경쟁력 향상을 위한 농업기술센터사업이 되어야 하는데 이와 맞는 사업 발굴이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소극적이다. 농업경쟁력을 향상시켜야 농민이 살아남는다”고 강하게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