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면 대학이 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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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피면 대학이 망해”
  • 신우택 기자
  • 승인 2020.0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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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대학 총장들, 학교운영에 어려움 호소
양 지사, “도내 대학관련 예산 확보에 노력”

“벚꽃법칙이란 말이 있는데 대학이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망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무너지는 상황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지난 8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도내 대학 총장들과 신년 간담회를 갖고 대학이 처한 현실과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양 지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충남도가 지금까지 도내 대학들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교육부가 모든 것을 관여하는 제도 때문에 도가 관여할 수 있는 길이 봉쇄돼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2000년에 태어난 신생아 수가 63만 명이었는데 점차 줄어 2017년에는 35만 명, 2018년에는 32만 명이 태어났다”며 “저출산의 재앙이 물밀듯이 대학에도 밀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지역인재 의무채용 확대에 관한 혁신도시법이 개정된 것은 신의 한수였다”며 도정의 성과를 설명했다. 이어 도내 대학 총장들은 대학이 처한 현실과 방안에 대해 양 지사와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한대학교 이승훈 총장은 대학이 처한 현실을 ‘벚꽃법칙’으로 예시로 들며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학 제정은 이미 피폐를 넘어 고사 수준”이라며 “대학이 없어지면 그 지역의 쇠락 속도는 말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역 대학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중부대학교 이종열 부총장은 “대학 인근의 상인들에게 중부대학교가 없어진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소도시에 소재한 대학교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밝혔다. 한편, 이날 도내 총장들 대부분은 대학이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것만이 생존방안이라며 입을 모았다.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김기봉 부총장은 “대학에서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며 “대학발전의 자양분을 지자체가 공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운대학교 이우종 총장은 “교육부에서 지자체와 대학 간 혁신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그 계획이 개인적으론 못마땅하다”며 “지자체와 대학이 상생하는 혁신플랫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지역 인프라 구축을 통한 학생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호서대 김민철 부총장은 “수도권 출신의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전부 서울로 간다”며 “멀리서 충남권까지 온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이나 대학 인근 원룸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지사는 총장들의 발언을 듣고 “앞으로 이런 간담회를 자주 갖고 지혜를 모으자”며 “내년도에는 대학과 관련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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