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 한 자루 들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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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한 자루 들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02.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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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에 나선 오누이마을 김경숙 사무장
우연히 접한 장곡의 발전계획, 가능성 충분해

장곡면으로 이사 준비를 하고 있는 오누이 사무장 김경숙 씨는 지난 1995년에 남편과 함께 홍성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귀농 1세대에 속한다. 남편이 먼저 귀농학교에 다녔고, 귀농 체험 장소로 홍동에 내려온 것이 계기가 돼 귀농한 경우다. 그는 홍동에 내려온 이후 2014년부터 4년간 홍성군 농정발전기획단 소속으로 유기농생산관리 분야 쪽 일을 맡았다. 그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러한 그의 활약을 눈여겨 본 보령시는 2018년에 그에게 ‘보령학교급식센터’을 일을 맡겼다. 행정직영형 급식센터 체계를 지자체 직영으로 바꿔내는 일이다. 
“공무원 조직과 함께하는 일이었지만 제겐 홍성에서의 일이 기쁘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홍성에서 급식센터 체계를 갖추기 위해 집중해서 일을 할 때면 한 달여 동안 제대로 집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지만 노력한 만큼 성과를 내면서 보람과 재미도 있었어요. 그런데 보령시의 경우는 준 공무원 생활이었고, 공무원 조직 생활이 저와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는 다시 홍성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가 처음 홍성과 인연을 맺은 홍동이 아니라 장곡에서 또 다른 도전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호미 한 자루 들고서도 앞날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그런 농촌은 만들 순 없을까? 제가 늘 하는 고민이자 바람입니다. 장곡에서 새로운 농촌을 만들어가는 일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하고 지난해 행복농장에서 아르바이트 겸 농사일을 돕고 있던 중에 마침 ‘장곡면 2030 발전계획’을 만났어요. 주관 단체에서 프로그램 준비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동참하면서 장곡의 미래발전에 대한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만 하면 소가 되고 공부만 하면 도깨비가 된다는 뜻의 ‘마을학회일소공도’ 멤버들과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여 진행한 ‘장곡면 2030 발전계획’의 핵심은 ‘내가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길을 찾아 만들어간다’이다. 

‘마을학회일소공도’가 지난 2017년 창립선언문을 통해 “마을은 인류가 농경과 공동체생활을 시작한 이래 수 천년 지속돼온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20세기 서유럽과 북미가 주도한 자본주의 문명은 강대국, 대도시, 산업, 전문가 중심의 개발과 발전논리로 건설되며 지방과 농촌마을, 보통사람들은 무시되고 희생돼 왔다”며 “일과 공부가 하나인 21세기 농(農)의 삶과 앎을 위하여 마을학회 일소공도를 창립한다”고 선언했다. 김 사무장도 일소공도 창립멤버다.
‘장곡면 2030 발전계획’ 프로그램이 원활이 운영될 수 있도록 김 사무장은 마을학회일소공도 연구원들과 보조를 맞춰가며 묵묵히 뒷바라지 했다. 

“행사 준비 보조요원으로 무심히 동참했는데,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면민들의 참여열기에 놀랐습니다. 주최 측이 준비한 강사진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저도 역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고 많이 공부가 됐습니다.”
‘우리가 살고 싶은 농촌 우리가 만들어 간다’는 기치아래 이제 첫 걸음을 뗀 장곡면민들 곁에 성큼 다가선 김 사무장은 자신의 경험과 식견을 아낌없이 나눌 것이다. 예전 홍동에서 그랬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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