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빛 발하는 홍성인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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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빛 발하는 홍성인의 저력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03.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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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봉사·온정으로 극복… 홍성의 공동체 정신
“나 혼자만의 어려움 아니다” 라며 이웃 먼저 배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지역감염의 주원인이 신천지 신도들의 대규모 종교집회 행사로 지목되면서, 지역을 불문하고 전국의 지자체들도 대규모 집단감염 사전 차단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충남도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천안시를 제외한 다른 시·군들의 지역감염 징후가 보이지 않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자체들은 방역망이 뚫릴지 모를 위험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불요불급한 경우 외 외출 자제, 대규모 단체행사 자제, 다중이용시설의 임시폐쇄,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당국과 충남도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에 홍성군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홍성군의 제 단체들은 이미 예정됐던 행사들을 급히 취소하고 계획하고 있는 행사들도 무기한 연기한 상태로 정부당국과 지자체의 노력에 호응하고 있다. 법회, 미사, 예배 등의 각종 종교집회도 줄줄이 취소됐고, 집이나 온라인상에서 종교행위를 대신하고 있다. 홍성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홍성전통시장’과 ‘광천전통시장’ 상인회도 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휴장기간을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감염전파 특성상 밀집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경우 단 한 사람으로도 불특정 다중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도 교육청은 개학일 추가연기 등 코로나19 감염예방 지침을 마련하고 도내 각 학교에 전달했다. 홍성군도 관내 모든 유치원·초·중·고의 개학일을 오는 23일로 추가로 연기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 저지를 위해 민·관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홍성지역 주민들의 온정과 봉사가 지역사회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대면 판매위주의 상행위가 이루어지는 소상공인들의 업소나 전통시장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경제적인 타격이 만만치 않다. 홍성에서 24년간 화장품 특약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동희 씨는 자신 소유의 건물에 입주해 있는 두 곳의 점포 임대료를 인하했다. 점포 주인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지역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청년들의 자발적 방역작업도 눈에 돋보인다. ‘광경동청년회’ 회원 10여 명이 지난 1일 1500평 규모의 ‘홍성전통시장’ 구석구석을 샅샅이 소독했다. 대표적 다중이용시설인 전통시장의 방역작업은 상인들에게도 시장을 찾는 주민들에게도 시장이 감염의 위험에서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어 좋은 일이다.

적십자 회원들도 힘을 보탰다.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판매용 마스크를 대체할 면마스크를 제작 중이다. 홍성의 ‘한아름약국’의 필터 무상제공이 계기가 됐다. 군은 제공받은 필터를, 때마침 직원용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던 홍성의 적십자 회원들과 연계하여 ‘필터교환용 면마스크’ 제작에 나선 것이다. 지난 1일부터 매일 제작하고 있는 면마스크는 관내 취약계층에 우선 제공되고 있고 마스크 제작에 자원해 봉사하겠다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이날 충남도의회 이종화 부의장과 조승만 의원 역시 자원봉사자로 나서 재봉틀 앞에 마스크 봉제일을 도왔다. 

광천농협(조합장 이보형)은 지난 5일 광천농협 김가공공장에서 생산한 1000만 원 상당의 김 800박스를 대구·경북 지역에 전달했으며, 친환경 농업의 메카 홍동면에서는 박푸른들(논밭상점), 손정희(평화노래농장) 씨가 유기농 한입 고구마(5kg) 300박스와 200박스를 각각 기부했고, 문산마을 이선재 씨는 직접 농사지은 상추(500g) 320박스, 김애마을 부녀회(부녀회장 신옥현)에서는 취약계층, 결식아동을 위해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반찬 도시락을 기부하는 등 대구시민들을 위한 홍동면민들의 나눔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군은 지난달 21일 우한 교민들에게 광천 김 300박스를 전달한 데 이어, 지난 4일 감염병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시민들을 위해 광천 김 1000박스를 전달한 바 있다. 광천읍에서 김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광천원김(대표 임백희)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대구광역시청에 전달된 광천 김은 감염병 취약계층에 우선 배부될 예정이다.

홍성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회장 김문석·여성회장 김명자)는 지난 4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버스정류장 등 다중이용시설 22개소에 대한 일제 방역을 실시했다. 7년 연속 충남도내 적십자회비 1위에 오른 홍성군은 코로나19 재난구호성금 모금을 범군민 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군 홈페이지에 배너를 설치하고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모금 홍보를 강화했다. 김석환 군수는 100만 원을 대한적십자사와 KBS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재난구호성금에 기탁한데 이어 군 공직자들도 1200여만 원의 성금을 모아 기탁했다. 홍성군은 축산방역체계를 통해 얻은 노하우로 코로나 방역을 위해 대인소독기를 설치했으며, △홍성역 △광천역 △민원지적과 △홍성읍사무소 등 군내 주요시설 7곳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홍성의 한 주민은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봉착해 있지만 나 혼자만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고 인식한 주민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십시일반 헌신하는 일만큼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은 없을 것이다”라며 “어려울수록 발휘되는 공동체 정신이 바로 홍성의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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