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은 이렇게 쓰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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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은 이렇게 쓰이나요?”
  • 박만식 주민기자
  • 승인 2020.06.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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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의‘신비한 갤러리’와 ‘이더러샘’의 관리 실태 현장
신비로운 굴다리 갤러리의 모습.
신비로운 굴다리 갤러리의 모습.

요즘 홍성군 보조금 사업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조금은 지급수단이나 목적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효과 또한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보조금의 일반적인 정의를 내리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다만 ‘공통된 기본 목표는 자유시장과 완전경쟁이 초래하는 결과를 가능한 한 공공정책의 목적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바꾸려는 데 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더러샘 현장 모습.
이더러샘 현장 모습.

며칠 전 홍동면 반교마을 근처를 지나가다 기묘한 표지판을 발견하고 무언가에 끌리듯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곳은 바로 ‘신비로운 굴다리 갤러리’와 ‘이더러샘’이었다. 수도 없이 오갔던 길목이었는데, 여기에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쳤나보다 싶어 가던 길을 멈추고 차를 돌려 방문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신비로운 굴다리 갤러리’는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방치돼 흉물스럽기까지 했다. 풀은 자라 갤러리 현판을 가렸고, 꺼져있는 조명은 음침하기까지 해 전혀 신비롭지 않았고 오히려 음산한 갤러리라는 표현이 맞을 듯했다. 이런 곳에 진짜 갤러리가 있다면 신비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허탈감으로 바뀌었다.

‘이더러샘’은 괜찮을까 싶어 찾아가 살펴본 이더러샘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극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넘치는 깨끗한 물’이라는 설명은 왜 붙여놓았을까? 우물을 퍼서 마실 수도 없도록 덮개가 덮여 있었다. 게다가 누군가 버젓이 펌프를 설치해 개인적으로 관수를 하는 듯 했다. 이게 맞는 처사일까? 그리고 ‘조부영 국회의원과 판·검사, 교사가 이 물을 마시고 많이 나왔다’는 설명 또한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 분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고 아직도 국회의원과 판검사가 성공의 지표가 되고 있다는 이상한 논리는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할 요지가 있다는 의미다.

분명 보조금을 들여 만들어졌을 텐데말이다.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이고 또 만들어진 목적은 어디에 있으며 사후 관리는 왜 안되고 있는지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 일을 기획한 부서와 마을 관계자들을 탓하고 나무라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만든 것이면 처음과 끝이 같을 수 있도록 지속관리가 가능하게 해야 하며 또한 더 많은 검증과 더 세심한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곳을 방문하게 해 마을을 알리고 홍성의 우수함을 보여야 할 마을가꾸기 보조사업. 이 곳 말고도 더 많은 곳들이  있을텐데, 다른 곳은 관리가 잘 되고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어 씁쓸하고 마음이 편치가 않은 일이다. “정말로 보조금은 이런 곳에 이렇게 쓰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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