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기 꿈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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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기 꿈드림’
  • 김용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팀원>
  • 승인 2020.08.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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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매년 홍성경찰서와 연계사업인 ‘사랑의 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범죄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선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는 학교폭력, 음주, 절도 등 여러 가지 범죄에 노출된 수많은 청소년들을 만났다. 껄렁껄렁한 태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 프로그램 자체를 참석조차 하지 않는 청소년 등 여러 청소년들이 있지만 그 중 한 청소년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때는 지난 2018년, 사랑의 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한 청소년을 만나게 됐다. 그 청소년은 학교폭력 가해자로 경찰서에서 의뢰가 들어와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총 3일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그 청소년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잘 참여해 마무리했다. 하지만 3달 뒤 똑같은 이유로 경찰서에서 의뢰가 들어왔고, 그 청소년은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했다.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서 다시 보게 되니 반가운 마음은커녕 오히려 화가 났지만 일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프로그램 쉬는 시간에 따로 그 청소년을 불러 이야기를 했다.

굳은 표정으로 왜 또 다시 이 프로그램에 온 건지 묻는 내게 그 청소년은 ‘정말 죄송하다’며 사랑의 교실을 참여하게 된 뒤로 학교폭력에 대해 다시 깊게 생각하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뉘우치면서 학교생활을 했는데, 동생이 학교폭력 피해자로 휘말리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동생을 위해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3일 간 프로그램이 끝난 뒤, 그 청소년에게 그런 상황에서는 정말 참기 힘들었겠지만,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시키고 마무리 지었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났을 무렵… 꿈드림 정보망 안에서 자퇴 청소년들을 연계해주는 시스템에 낯이 익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그 청소년이었다. 나는 바로 그 청소년에게 전화를 해서 개인상담 날짜를 잡고 상담을 진행했다. 며칠 뒤 그 청소년과 개인상담을 진행했고 이후로 주기적인 개인상담을 통해 그 청소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가게 됐다. 자퇴를 하게 된 이유부터 현재 생활의 만족도, 자퇴를 하게 된 뒤로부터의 생각의 변화 등 많은 대화 끝에 그 청소년이 원하는 목표를 함께 세울 수 있게 됐고, 그 뒤로 본격적으로 꿈드림 센터를 이용하면서 여러 가지 지원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꿈드림 센터를 이용하면서 검정고시, 바리스타 자격증, 중장비 자격증, 문화체험 등 대부분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그 중 좋은 성과를 낸 적도 있지만 좋지 않은 성과도 경험하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현재 그 청소년은 20살이 되어 혼자 타지로 나가 자립을 하면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가끔 전화나 메신저로 안부를 물으며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다.

“잘 지내고 있지? 아무리 바빠도 검정고시 마무리는 하자! 그리고 보고싶다.”

 

 김용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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