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부자 국가의 출산율은 왜 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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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부자 국가의 출산율은 왜 낮은가?
  • 김민식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0.12.10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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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나라는 카타르이다. 2019년 GDP가 무려 133,254$에 달한다. 카타르는 중동에 있는 입헌군주국이며, 아랍인으로 구성된 이슬람 국가이다. 197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270만명의 소국이다. 페르시아만에 위치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 접해 있다.

카타르는 가스와 석유가 풍부하며 원유와 정유가 주 산업이다. 카타르는 석유와 가스로 버는 돈으로 전국민에게 수도요금, 전기요금, 의료비, 교육비를 무상 지원한다. 교육을 장려하고자 대학을 졸업한 국민에게는 토지를 무료로 준다. 근로를 장려하고자 평생 소득세도 면제해 준다. 28만 명의 카타르 국적자에게는 매년 1억 원씩의 돈을 나눠주며 결혼하면 주택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집안 일, 청소, 경비, 건설 등의 어려운 일은 인도, 필리핀,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등의 외국인 노동자가 도맡아 한다. 전국민이 일 할 필요가 없으며, 전국민이 왕자와 공주처럼 편안하게 사는 나라이다. 이처럼 모든 것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1.91명으로 이웃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보다 낮다.

카타르에서 500km 떨어진 곳에 예멘이 있다. 카타르는 아라비아반도의 동쪽에 위치하며 예멘은 남쪽에 위치한다. 예멘인은 카타르와 같은 아랍인이며 종교도 같은 이슬람교이다. 예멘의 GDP는 750$로 아랍 지역에서 가장 가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멘의 출산율은 4.0명으로 카타르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가난하고 국가로부터의 지원이라고는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카타르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예멘은 1918년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북예멘이 독립해 자유시장경제 국가가 된다. 남예멘은 1967년 소련의 지원 하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사회주의 국가가 된다. 두 나라는 분쟁을 지속하다 1990년 통일을 해 아라비아반도 국가 중 유일하게 공화제를 채택한 입헌국가가 된다. 그러나 통일 후에도 지금까지 남예멘 세력과 북예멘 세력간의 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전쟁을 피하여 많은 국민들이 외국으로 탈출하고 있으며 그 중 600여 명은 제주도에 들어와 난민을 신청한 상태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주어진 카타르 보다 가난하고 치안이 나쁘며 전쟁으로 고통 받는 예멘의 출산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신문 방송에서 ‘돈이 없어 아이를 못 낳는다’’아이 키우기 어려워서 아이 못 낳는다’ ‘일자리가 불안정해 아이 못 낳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카타르와 예멘에서 보듯이 왕자와 공주처럼 편안하게 잘살고 치안이 좋은 카타르의 출산율은 1.91명으로 낮고, 가난하고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실업률이 30%를 넘는 예멘의 출산율은 4.0명으로 높다. 카타르와 예멘의 사례는, 인간은 환경이 갖춰지면 아이를 낳는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인간은 환경이 갖춰진다고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필요해야 아이를 낳는다. 카타르는 모든 것이 주어져 자녀가 없어도 사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구태여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예멘에서는 가난하여 먹고 살기 위해서는 가족이 서로 도와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한다. 전쟁으로 사회가 불안하고 범죄가 많아 가족과 친족들이 서로 도와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생존하는데 가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출산율이 높은 것이다. 인간은 환경이 갖춰진다고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필요가 있어야 아이를 낳는 동물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저출산 예산을 큰 폭으로 증액해왔다. 하지만,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올해는 40.2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고 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84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자녀의 필요성은 높이지 않고 양육 지원 등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만 예산을 투입한 결과이다.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칼럼·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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