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낮은 국가들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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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낮은 국가들의 특징
  • 김민식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0.12.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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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은 안전, 소득수준, 산업, 교육, 문화, 종교, 전쟁, 기후, 정치제도 등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비슷한 문화를 공유한 국가별로 비교해보면 출산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명확히 알 수 있다.

■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들
이들 국가는 모두 흑인의 국가이며 대부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 날씨는 뜨겁고 소득 수준은 낮으며 산업은 발달돼 있지 않다. 삶의 환경이 가장 열악한 지역 중의 하나이다.

2016년 이들 국가의 대부분은 4~6명의 출산율을 보이는데, 2~3명대의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국가가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2.46, 보츠와나2.73, 나미비아 3.42, 케냐 3.85 등이다. 아프리카에서 보츠와나는 특별한 국가이다. GDP가 16,000$로 상당히 높으며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있다. 날씨도 좋다. 나미비아도 보츠와나와 비슷하다. 소득이 7,500$로 높으며 정치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구의 20%가 백인이며 정치가 안정돼 있고 소득이 높은 편이다. 케냐는 GDP가 1,800$로 가난한 국가이나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다. 중부와 동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살 만한 나라로 꼽힌다. 이들 국가는 정치가 안정돼 안전하여 살기 좋아지면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을 잘 보여 준다.

■ 카리브해 국가들
이들 국가는 따듯한 날씨, 백인과 흑인, 물라토(백인과 흑인의 혼혈)로 구성된 인종, 주산업이 농업인 것이 모두 비슷하다. 하지만 출산율은 큰 차이를 보인다. 1980년 출산율을 보면 자메이카 3.73, 도미니카 4.42, 아이티 6.06로 상당히 높은데 쿠바는 1.89로 매우 낮다. 이것은 쿠바가 1961년부터 사회주의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1960년 5명 이상이던 출산율이 20년 만에 절반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쿠바는 사회주의가 출산율을 하락시키는 강력한 요소임을 잘 보여 준다.

■ 아시아 국가들
아시아의 많은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4.64, 이라크 4.37, 예멘4.00이다. 모두 이슬람 국가이며 내전을 치르고 있다. 종교에 의해 자유가 제한돼 전쟁으로 물리적 안전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소득이 낮아 경제적 안전도 열악하다. 이와 같이 삶의 환경이 나쁘면 출산율은 상승한다. 삶의 환경이 나쁠수록 가족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 중동 국가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며 날씨가 뜨거운 중동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이란이다. 이웃 국가들보다 훨씬 낮은 1.66(2016)명이다. 이란의 출산율이 옛날부터 낮았던 것은 아니다. 1982년만해도 이웃 국가들과 비슷한 6.52명의 높은 출산율을 보였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라비왕조가 망하고 이슬람공화국이 건국된다. 이슬람공화국은 이슬람종교를 강화하는 한편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한다. 석유회사와 대기업을 국유화하고 생필품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한다. 보조금 덕택에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100원에 지나지 않으며 식품 가격도 공짜와 같은 정도로 저렴하다. 이와 같은 사회주의 정책이 실시되자 출산율은 빠르게 하락한다. 이란은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하면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 이스라엘 주변 국가들
2018년 이스라엘의 1인당 GDP는 41,580$로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3.11명(2016)으로 높다. 소득이 3만$ 이상 되는 전세계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다. 

이웃 국가의 출산율은 레바논 1.72, 시리아 2.92, 요르단 3.38, 이집트 3.26 인데, 이들의 소득 수준과 정치적 불안정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출산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스라엘의 출산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이스라엘이 특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여성은 2년의 국방의무를 지는데 아이를 낳으면 국방의무를 면제시켜준다. 면제를 받기 위하여 대부분의 여성들은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다. 20대 초에 결혼하기 때문에 아이를 여러 명 낳을 수 있게 된다. 이스라엘은 인간은 필요에 의해 아이를 낳는 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상과 같이 소득이 높아지고 안전해지면 출산율은 하락한다. 복지를 강화하거나 사회주의 정책을 시행해도 출산율은 하락한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안전해질수록, 복지가 강화될수록 혼자서도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하면 자녀로부터의 이익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들 요소가 동시에 작용해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 인간은 필요가 있어야 아이를 낳는 동물이다.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칼럼·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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