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우리의 생명을 태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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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은 우리의 생명을 태우는 것”
  • 정채환 <홍성군 산림녹지과장>
  • 승인 2021.02.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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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관한 기억을 더듬어보면 누군가에게는 겨울철 추위를 녹여주는 땔감의 따뜻함으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이와 거닐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시원함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평생 큰 상처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이렇듯 숲은 다양한 생명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해 주는 우리의 안식처가 되지만 때로는 두려움의 대상도 될 수 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은 전 국토의 62.8%(630만 ha)로 다양한 산세를 즐기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관광 산업·산림 자원, 온실가스 흡수·저장, 산소 생산 기능 등 221조 원의 공익적 가치를 갖는 것으로 평가됐다. 

사실 산림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 자체가 모순(矛盾)이기도 하다. 산림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산소를 공급해 주는 생명줄로 그 가치는 무한대일 것이다.

숲은 후손들이 누려야 할 소중한 재산을 현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잠시 빌려 쓰는 것으로, 이를 훼손하는 것은 우리의 생명을 저버리는 일이며, 지구를 병들게 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산불로 인해 산림이 훼손돼 가고 있으며 발생 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피해면적 또한 확대돼 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4월 동해안 고성과 속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수십 년간 가꾸어온 산림과 소중한 삶의 터전이 한순간 잿더미로 변하는 끔찍한 사회 재난을 목격할 수 있었다. 최근에도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강원도 정선·경상북도 안동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많은 산림·재산 피해로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더해주고 있다.

아무리 애써 가꾼 산림도 산불이 나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 이를 원상 복구하기까지 40년에서 100년 이상이란 긴 세월이 필요하며, 막대한 노력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산불로 인한 피해는 탈 산림화, 생물 다양성 감소,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홍수 피해 증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기후변화 등을 초래하고 있다. 

산불발생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 비중이 제일 높으며, 밭두렁·쓰레기 소각 등이 그 다음을 차지한다. 결국 숨을 쉬고 살아가야 할 우리 모두가, 우리의 실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홍성군은 지난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산불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불 발생에 대비해 유관기관과의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산불전문예방진화대 50명, 산불감시원 48명을 선발해 산불취약지에 대한 집중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산림인접지역에서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농산폐기물을 소각 등을 일절 금지하고 있으며, 산림 내에 산불을 유발할 수 있는 인화물질을 소지해서도 안 된다. 또한 불법소각 행위자에게 3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산불 실화자는 산림보호법에 의거해 사법처리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산불이 발생한 뒤에 초동대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불예방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도록 산불 위험이 높은 입산통제 구역에서 산행을 자제하고 산불 발생 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더 이상 한순간의 실수와 방심으로 소중한 숲이 사라지지 않도록 관심과 동참을 기대해 본다.

 

정채환 <홍성군 산림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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