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문화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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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문화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 김민식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1.03.11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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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224개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싱가포르, 마카오, 대만, 홍콩, 한국 등이다. 왜 이들 나라의 출산율은 낮은가? 이들 국가는 유교문화권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 유교문화가 출산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살펴보자.

유교에서는 인간의 노력을 중시한다. 그래서 유교문화권의 사람들은 근면성실하다. 유교에서는 효와 같은 부자지간의 도와 형제간의 우애를 중시한다. 또한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여기고 법질서에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유교의 덕택으로 가정은 튼튼하고 범죄는 적으며 사회는 안정적이다. 유교는 빠른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특히, 근면 성실한 근로자가 중요한 제조업의 성장에 큰 밑바탕이 됐다.

반면에, 유교는 문제점도 많다.

첫째, 계급을 옹호하는 유교는 직장 또는 가정에서 토론을 어렵게 한다. 이것은 창의와 혁신을 어렵게 해, 사회가 발전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데 큰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 

둘째, 수직적인 상하질서를 중시하는 유교 때문에, 개인의 능력과 특성 보다는 나이에 따라 서열을 메긴다. 이것은 발전을 더디게 하고 조직의 효율을 떨어뜨린다. 급여도 능력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따라 올라간다. 그러다 연봉에 맞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내보낸다.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안되는 행위이다. 

셋째, 유교는 기득권을 중시해 변화에 뒤떨어지는데, 요즘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넷째, 체면을 중시하는 유교 때문에 허례허식이 여전하고, 돈에 대하여 위선적인 태도를 보인다. 양반들이 겉으로는 가난한 선비, 청백리인척하면서, 뒤로는 많은 토지와 노비를 소유하고 부유한 삶을 누렸듯이,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천하게 여기면서 기회만 되면 권력을 이용해 편법을 쓰고 재물을 탐한다. 유교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저출산 문제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체면을 중시해 호화로운 결혼식과 많은 혼수를 해야 하는 것, 결혼을 하면 가족 간의 서열이 형성되는데, 며느리를 제일 낮은 위치에 있도록 강요하는 것, 시부모에게 생활비, 생일상, 선물 등을 드려야 하는 것, 자주 찾아 뵙거나 안부 전화를 해야 하는 것, 시부모의 지위와 자산을 이용해 며느리를 노예로 부리는 것, 시부모의 지시에 복종하도록 강요하는 것, 아들을 낳으라고 강요하는 것, 조상의 제사를 지내야 하는 것 등은 결혼을 꺼리게 만든다. 

또한 교육을 중시하는 것은 좋으나, 너무 많은 돈을 교육에 지출해 교육비 부담을 크게 한다. 재수·유학·취업재수 등으로 결혼 연령이 늦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여성에게 전적으로 육아의 책임을 지게 해 출산을 기피하게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많이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의 문화에 깊숙이 뿌리 박혀 온갖 생활에서 영향을 주고 있다. 농경시대에는 유교문화의 며느리 차별이 아이를 많이 낳게 했지만,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만든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이, 유교문화권 사람들은 수직적인 상하질서를 중시하고 법질서에 순종한다. 국가의 지시에 잘 따른다. 정부의 명령에 따라 마스크도 잘 쓰고, 모임도 갖지 않는다. 이러한 순종적인 문화 덕분에 사회가 안정적이고 범죄가 적다. 안정적인 사회질서와 낮은 범죄율은 가족의 필요성, 특히 남편과 아들의 필요성을 떨어뜨려 출산율을 낮아지게 한다.
 
이와 같이 유교문화는 저출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영향으로 유교문화권 국가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유교문화가 좋은 점도 많지만, 출산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문제점을 더욱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며느리에게 효도 강요, 며느리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떠한 행위도 해서는 안 될 것이며, 며느리의 삶에 플러스가 돼야 할 것이다.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칼럼·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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