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고장 홍성을 브랜드화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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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고장 홍성을 브랜드화 한다면…
  • 박만식 주민기자
  • 승인 2021.04.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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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를 업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옛집을 손보지 못했다. 10여 년 전 사업 실패 후 숨듯이 들어온 옛날 집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가 새고, 쥐가 활보하고, 단열은 당연히 최악이었다. 옛 석면 슬레이트 지붕 집 그 자체로 버티고 살았다. 그러던 중 2018년 홍성군 농가주택 개량 사업을 신청해 선정됐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새집 짓기에 도전을 하기로 했다.

그 꿈은 마침내 지난해 11월에 완성됐다. 집을 짓기 위해 우선 집의 콘셉트를 정해야 했다. 콘크리트 구조주택, 목조주택, 조립식주택 등…. 사실 가장 시도해보고 싶었던 것은 당연히 한옥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옥은 그림의 떡이었다. 평당 최소 800~1000만 원이 들어가는 한옥을 감당하기엔 너무 부담이었다. 그럴 경제적 여유도 없거니와 한옥에 대한 정보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중목구조! 

중목구조는 현재 일본에서 주로 사용되는 목조주택인데, 조선시대에 한옥을 배워가서 일본의 중목구조로 발전시켰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한옥에 가까운 목조주택이다. 

그렇다면 왜 신축 건축주들은 한옥 짓기를 꺼릴까?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건축비일 것이다. 그 다음은 한옥에 대한 정보와 기술자 섭외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 것을 지키고 유지 발전시키는 일인데, 왜 이렇게 방관만 하고 있을까?

한옥을 연구하고 기술을 가르치는 한옥건축 대학을 만들어 한옥 건축과 설계를 집중해 배울 수 있다면 한옥을 만드는 기술은 자연스레 후대에 이어질 것이다. 또 한옥을 짓는 건축주에게 정부가 건축비 50% 정도를 지원해준다면 자연스레 한옥의 수요는 급증할 것이고, 우리의 한옥 문화는 전통을 이어가며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홍성군도 이에 발 빠르게 움직여 충절의 고장답게 한옥특구를 만들고 한옥클러스터를 만들어 한옥 브랜드에 집중하면 어떨까? 한옥대학을 설립하고 한옥 설계업체와 한옥 건축업자들에게 무상 사무실을 내줘 한옥하면 홍성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면 그 자체로 홍성은 하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수 있고,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도시브랜드가 될 것이다. 한옥 건축자재백화점을 만들고 한옥 축제를 하는 등 마케팅을 더하면 예산의 출렁다리 못지않은 홍성의 미래 먹거리와 볼거리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을 만드는 것도, 한옥 클러스터를 만드는 일도, 한옥 자재백화점을 만드는 것도…. 

하지만 어느 일이든 어렵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까? 도전하고 먼저 걸어가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모두가 아는 단순한 진리이다. 한옥의 고장 홍성! 듣기만 해도 기분 좋고 상상만 해도 흐뭇한 우리 고장의 미래모습이 아닐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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