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안전 위협하는 스마트 안전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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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안전 위협하는 스마트 안전부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2.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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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신도시 시설 소유권 문제
예산군, 향후 운영계획 ‘아직 미정’
LH, 지자체 요청으로 조성된 시설

여성과 노약자 등을 보호할 목적으로 내포신도시에 설치된 ‘LH스마트세이버스(SaveUs·이하 스마트세이버스)’가 지난해 시범운영 이후 장기간 방치되면서 오히려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는 안전부스 제조업체인 네이션스와 전국에 스마트 안전부스 조성을 계획하고 내포신도시에 전국 최초로 스마트세이버스를 구축했다. 구축된 5개의 안전부스 중 1개소만이 지난해 3월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노란색 지붕과 박스 모양을 가진 ‘스마트세이버스’는 응급·재난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설로 부스 내 비상버튼을 누르면 강화문이 닫혀 밖에서는 열 수 없는 구조로 설계됐다. 또한 내부에 구비된 전화기로 112나 119 등에 구조요청이 가능하고 CCTV, 스마트자동심장충격기(AED), 이동식 들것,  태블릿PC,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 등의 장비가 부스 안에 들어 있다.
 

지난달 28일 내포신도시에 설치된 안전부스를 찾아가 살펴본 결과 시범운영 이후 오랜 기간 방치돼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구 옆 대형화면이 깨져 있거나 천장 구조물이 해체된 상태로 부스 안에 놓여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내포신도시 안전부스 5개소는 LH가 시설 조성완료 후 예산군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기부채납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예산군 안전관리과 관계자는 “내포신도시 스마트세이버스는 지난해 시범운영 이후 운영이 중단된 상태고, 유지관리가 쉽지 않아 향후 운영계획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LH에서 설치를 전부 완료했을 때 소유권 이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본래 계획은 설치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LH가 설치를 확대할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LH 스마트시티개발단 관계자는 “시설 조성 협의가 이뤄졌던 2020년 당시, 홍성군은 시설 조성을 원하지 않았고 예산군은 시설 조성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문서로 존재한다”며 “요청에 따라 조성한 시설의 소유권 이전을 거부할 순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범운영은 버튼을 눌렀을 때 신호가 연결되는지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이었고, 오는 7월 말 5개 안전부스 전부 구축이 완료될 계획”이라며 “공사 상황에 따라 준공시기가 연장될 수는 있지만 준공 이후 소유권 이전은 예정대로 지자체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포신도시 스마트세이버스 구축 계획은 신도시 개발의 유행을 따라 조성돼 결국 골칫거리 시설로 전락한 쓰레기자동집하시설 ‘크린넷’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비전은 공공안전과 응급·재난상황을 대비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시 평판을 높이는 것이다. 스마트시티 개발의 일환으로 조성된 스마트세이버스가 목적한 바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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